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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도 토큰도 기부마케팅도 전산조직의 장난

대형사고 비화 가능성 내포

  • (2020-03-27 08:54)

일확천금을 꿈꾸며 각종 유사수신과 코인, 토큰, 페이, 주식분할 등을 전전하던 사람들이 급기야 불특정 다수가 어울려 금전을 주고 받는 기부마케팅 또는 행운 마케팅으로 불리는 새로운 금융범죄로 몰리고 있다.


말로는 7만 원의 기적, 실제로는 다구좌 50구좌 이상 투자자도 수두룩
행운마케팅이란 7만 원의 기적, 8만 원의 기적, 10만 원의 기적 등으로 불리며 참가자들끼리 서로 돕는다는 뜻으로 기부마케팅이라고도 불린다.

최근에는 새로운 버전의 행운마케팅도 잇따라 생겨나 가상화폐 등에 투자했다 쪽박을 찬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중이다.

이들 조직은 참가자가 일정 금액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고 송금을 받은 사람이 승인해주면 다음부터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연쇄적으로 돈을 받고 승인해주는 일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들이 내세우는 이 마케팅의 장점은 다단계가 아니므로 관련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일이 없고, 설사 문제가 되더라도 회사가 개입하지 않으므로 형사처벌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게임은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어서 나중에 참가한 사람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대해서도 “금액이 크면 민형사상 소송이 벌어지기도 하겠지만 기껏해야 7만 원에서 10만 원 안팎이므로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초기에 이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이 강조하는 장점 중의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사수신 형 범죄들이 그렇듯이 한 구좌만 보유한 사람은 거의 없고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100개까지 아이디를 보유하고 있어 대형사고로 비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송금하는 돈 대부분은 전산팀 계좌로
최근 생겨난 아이템에는 제품공급이 중단된 리웨이(RIWAY) 조직이 합류하는 등 불법조직은 해체되지 않고 진화한다는 업계의 격언을 확인해주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 10만 원의 행복에 20구좌를 투자한 이 모씨는 입금을 한 지 1개월이 다 돼 가지만 단 한 번 4만 원이 입금됐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 씨는 “그다지 믿음이 가지는 않았으나 핸드폰에 입금된 돈을 보여주는 순간 판단이 흐려져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미 브이페이 아이페이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서울에서 유사한 마케팅에 참여한 또 다른 이 모씨는 아이페이와 플러스토큰에 투자했다 떠안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50구좌 넘게 투자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이런 마케팅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돈을 딸 확률보다는 잃을 확률이 더 높다는 건 알지만 정상적인 네트워크 마케팅으로는 만회할 길이 없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20년 가까이 다단계판매 업계에서 활동해 왔지만 제대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며 “그래도 처음에 했던 회사에서 제일 안정적으로 벌었던 같다. 스폰서보다 더 많이 벌었는데 스폰서가 다른 회사로 옮기자고 해서 의리 때문에 따라갔다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첫 회사를 나온 것”이라며 “만약에 지금 사업이 잘 되고 있거나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다면 그 회사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 업체의 본부장을 역임했던 박 모씨는 “이런 건 원래 재미 삼아 하는 것”이라며 “로또 복권을 사서 5,000원짜리만 당첨돼도 즐거운 것처럼 한 구좌 넣어놓고 3∼4만 원씩 생기는 재미도 쏠쏠하고 운이 좋으면 돈 백만 원도 벌고, 더 좋으면 돈 천만 원도 버는 것이지 처음부터 큰돈을 노리고 들어오면 다구좌를 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산조직 처벌하면 금융피라미드 절반은 정리될 것”
재팬라이프부터 시작해서 비트클럽까지 거의 모든 불법다단계에 발을 담가 봤다는 김 모씨는 “어떤 아이템이든 돈 버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고 단언한다.

김 모씨에 따르면 처음에 돈을 버는 사람들은 옛날 장터의 약장수나 야바위판의 바람잡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페이든 토큰이든 코인이든 범행을 기획하는 것은 전산업자들”이라고 말했다. “전산하는 애들이 조금씩 조금씩 마케팅플랜을 변형해서 내놓는다”며 “기부마케팅도 행운마케팅도 회사가 여러 개인 것 같지만 실상은 동일범이 한 가지 아이템을 내놔서 인기를 끌면 이내 복제 아이템을 만들어서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을 해봐라. 어떻게 한 번 상위를 차지했던 애들이 하는 것마다 상위를 차지할 수 있겠나? 전산팀과 몇몇 판매원으로 구성된 범죄조직이 꾸미는 연쇄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등장했던 페이나토큰, 각종 코인 관련 스마트폰 앱의 구성은 대동소이하다. 유사한 회사가 생기는 게 아니라 최초의 조직들이 이름을 바꿔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유혹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김 씨는 이들 조직에 대한 수사 대상이 판매원 조직이 아니라 전산팀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전산하는 애들은 자신들의 범행이 검경의 조사를 받더라도 전산팀을 사법처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전산팀을 잡아들이지 않으면 각양각색의 사기행위를 저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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