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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나선 업체들 (2020-03-13)

긴급임상시험 필요성 제기…경제성 낮아 고민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긴급임상시험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해주길 원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3월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렘데시비르는 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이 가능하며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이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게 허가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통 임상시험의 경우 승인 처리기간이 30일 정도 걸린다”며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임상시험계획을 신속하게 검토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신속하게 승인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물질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RNA바이러스 복제를 방해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RNA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를 늘리기 위해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난다는 점이다. 여기에 바이러스 증식에는 ‘핵산’이 필수적인데, 렘데시비르는 핵산 유사체(가짜 핵산)를 바이러스에 공급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렘데시비르는 아직까지 임상 2상만을 마친 상태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제로 가능성이 높아져 미국, 중국 등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도 지난 2월 25일 미국 오마하 네브래스카대 의료센터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효능평가에돌입했다.

여기에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중국보건당국이 주도하는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2건과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실험도 지원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존슨앤존슨을 비롯한 8개 다국적 제약사과 3개 연구기관 등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착수를 공식 발표했으며, NIH도 단일클론항체 개발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GC녹십자, 셀트리온, 코미팜 등 15개 업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예방백신의 경우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에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을 갖고 있으며, 자체 백신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치료제의 경우 셀트리온, 지노믹트리, 코미팜 등 10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개발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은 기존 메르스 신약물질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신약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최근 국내 한 의료기관의 협조로 확진자 혈액을 1차로 공급받았다. 앞으로 해당 혈액을 분석해 우선 항체 검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물질 개발을 완료한 뒤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국책 과제인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공고 지원을 마친 상태다. 앞으로 보건당국 등 유관기관과 관련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노믹트리는 지난 2월 24일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업그레이드와 치료제 개발을 위해 충남대학교 서상희 교수팀과 ‘코로나19 연구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지노믹트리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분자 진단키트의 민감도를 높인 분자진단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검체 적합성을 판정하기 위해 내부 대조유전자를 함께 검사하도록 디자인된 RT-qPCR 분자 진단제품 개발을 완료해, 식약처에 신속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이다.

카이노스메드는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자체 연구 화합물 통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검증할 예정이며,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신약 개발을 위한 스크리닝 진행을 계획 중이다. 이뮨메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감염시 발생할 수 있는 폐렴 등 치료용 신약물질 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코미팜은 ‘파나픽스’ 통해 폐렴 유발 ‘카이토카인 폭풍’ 억제 신약물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식약처에 임상 2,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중증 폐렴 진행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개발 후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들도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백신・치료제 개발을 추진해 진단체, 환자임상역학, 치료제 효능 분석을 추진하고 선제적 예방을 위한 백신 후보물질 개발 등 관련 연구 8개 과제를 학술연구 개발용역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CEVI(신종 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은 최근 기존에 알려진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에 침입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치료용 항체와 백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성, 장기간 임상시험 등 걸림돌
지난 2009년 신종플루의 경우 의심환자 16명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전 세계 총 74만 명이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총 263명에 달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약 8개월만에 종식됐는데 치료제 ‘타미플루’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의 경우 사실 신종플루 이전에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된 치료제였다. 각종 임상을 거친 결과 타미플루가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고 치료제로 사용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이와 유사하다.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전혀 새로운 물질이 치료제로 개발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사한 기존 치료제들을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가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난 2015년 국내에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메르스의 경우에는 아직도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이유는 세계적인 전염병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도 경제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힘든 이유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백신 하나 개발하는데 기본 조 단위의 자금이 소요된다. 국내에서 이런 자금을 투자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도 의문”이라며 “이런 이유로 기존 치료제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정부에서 긴급임상시험 제도 등 임상시험 기간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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