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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재판매, 사재기부터 없어져야” (2020-02-28)

창간특집기획②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관한 다단계판매업체의 볼멘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에서 제품이 싼값에 판매되는 바람에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판매원들 역시 인터넷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이 1∼2개만 올라가 있어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무분별한 사재기를 근절해야 사라질 수 있는 문제라는 목소리도 크다.


◇ 오픈마켓 25% 이상 저렴한 제품도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란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하면서 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해 거래가격을 정해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해 규약 기타 구속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단계업체가 회원가 이하의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면 이 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재판매 행위로 인한 덤핑 현상으로 시장 질서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만나서 소매이익을 창출한다는 다단계판매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월 26일 기준 네이버의 쇼핑 카테고리에 올라온 상위 3개(2018년 기준) 다단계업체의 제품 현황을 보면 암웨이 2만 6,364개, 애터미 2만 5,212개, 뉴스킨 2만 5,284개다.

제품값을 비교해보면 엣모스피어 스카이(공기청정기)는 한국암웨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158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오픈마켓에서는 14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터미의 헤모힘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8만 4,000원, 오픈마켓에서는 6만 5,000원에, 뉴스킨의 180도 5종 세트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25만 9,000원, 오픈마켓에서는 19만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가 목적인 사람이라면 굳이 공식 홈페이지나 판매원을 통해 제품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 “직급수당 없애야 사재기 사라진다”
대부분의 다단계업체 관계자들은 사재기로 인해 온라인에서 재판매가 일어난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업을 그만둔 일부 판매원이 중고마켓 등 온라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팔면서 현직 판매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때도 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제품의 가격이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A사의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제품이 판매되는 부분에 대해 회사에서 단속해달라고 컴플레인이 들어온다”며 “영업부에서 확인하기는 하지만, 허위·과대광고 부분에 대해서만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것 외에는 딱히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B사는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인터넷 판매금지’라는 라벨을 붙여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격을 싸게 팔고, 비싸게 파는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인터넷판매 자체를 내규 등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건 없고, 특별한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팔 사람은 판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C사의 판매원은 “사람들에게 제품에 관해 종일 설명하면 뭐하냐”며 “핸드폰만 있으면 검색할 수 있어서 회사에서 파는 가격과 오픈마켓 가격을 보고 오히려 사기꾼 취급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사재기’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리더들이 사재기를 통해 직급을 달성하고 후원수당을 받아가면 제품을 헐값에 팔더라도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다단계제품의 인터넷 재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고, 한 달간 진행된 이 청원에 1만 1,000여 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D사의 한 판매원은 “오픈마켓에서 재판매가 되는 이유는 대부분 사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사재기는 회사의 욕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최고직급 달성하면 10억, 30억 준다고 하니 여기에 혈안이 된다. 직급보너스와 사행성 프로모션이 없어져야 사재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사 판매원은 “직급수당은 판매원이 사업을 이어가는 동력이되지만, 사재기가 불가피하다”며“하부 파트너에 의해 상위 직급자들의 직급이 유지되는 보상플랜이 대부분인 것 그리고 고가의 묶음판매 역시 온라인에 제품이 풀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오픈마켓 제품 반품 힘들 수도
그동안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여겨져 왔다. 특히 2014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한국암웨이에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한국암웨이가 이에 불복해 송사로 비화하면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논란이 공론화됐다.

당시 공정위 측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가 소비자가 싼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업계 관계자들은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재이며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한국암웨이가 2016년 10월 19일 항소에서 패소했고 상고를 포기해 11월 11일 패소가 확정됐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논란이 법원의 판결로 일단락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내에서는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는데, 이는 ▲판매원 수첩, 윤리강령, 교육 등을 통해 판매원 스스로 제품의 가격을 결정할 수 없도록 명시하거나 구두로 이야기하는 것도 위법인지 ▲재판매한 제품에 하자가 발생할 시 청약철회의 책임 ▲인터넷판매만 금지하는 경우도 위법인지 등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판매원 수첩, 윤리강령에 명시하거나 교육 등을 통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자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어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볼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 재판매되는 제품 중 공제번호가 없는 경우에는 구제나 보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인터넷판매만 금지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판매원들도 동의하면 내부규정으로 운영할 수는 있다”면서도 “너무 과도하게 판매원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으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저촉될 소지는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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