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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스트리밍 라이프, 관계를 파는 시대 (2019-12-05)

늘 한 해의 마지막이 다가오면 내년에 대한 희망, 궁금증 등을 품게 됩니다. 개인적인 내용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사회 또는 유통에 대한 트렌드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갖게 됩니다. 이에 다양한 트렌드 관련 내용을 뒤져가며 나름의 트렌드를 전망하게 되는데, 올해는 지난 10월 발간된 <트렌드코리아 2020>의 내용 중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같이 공유하려 합니다.

책에서 2020년 전망하는 트렌드 중 ‘스트리밍 라이프’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스트리밍(streaming)이란 ‘흐른다’라는 뜻으로, 인터넷에서 음악,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콘텐츠 전송 방식을 말합니다.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순간에 필요한 서비스에 접속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죠. 데이터가 마치 물 흐르는 것처럼 재생된다고 해서 스트리밍이라고 불립니다. 음원 서비스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스트리밍 서비스지만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콘텐츠에서 시작된 스트리밍이 이제 삶의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번 사면 10년은 사용했던 가전제품, 소파, 침대 등의 내구재를 수시로 바꿀 수 있고, 나의 취향을 담은 상품들이 정기적으로 배달됩니다. 더 나아가 업무공간이나 주거공간조차 스트리밍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함으로써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음악 애호가들이 LP판으로 벽장을 가득 채웠듯이, 스트리밍 소비자들은 이제 물 흐르는 듯한 경험으로 자신의 인생을 채웁니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는 중요하지 않게 된거죠. 스트리밍 라이프의 등장은 소유에서 사용으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미국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2017년 기준으로 1,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전자상거래 중 15% 정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맥킨지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는 세대는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이들 세대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소유에 필요한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상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소유욕을 채워 줄 소득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소유하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에 눈길을 돌립니다.

소유를 포기한다고 해서 욕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양적 욕구와 더 좋은 경험을 열망하는 질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길 원합니다. 갖고 싶은 욕망은 크지만 모두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스트리밍이 현실적인 타협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트렌드코리아 2020>의 저자는 소유보다는 경험을 선호하는 세대가 소비 시장에 편입될수록 스트리밍이 가능한 대상과 형태는 계속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집까지 스트리밍하는 시대에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사고의 문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판매 중심에서 고객 관리 중심’으로의 사고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스트리밍은 기업과 소비자 간의 ‘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스트리밍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관계는 종료될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이 가능한 대상이 고가의 내구소비재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의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스트리밍된 제품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훼손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가 아닌 개별 소비자를 위한 큐레이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소유 중심의 경제에서 제품을 생산한 기업은 최종 고객에 대해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라이프 시대에 서비스 사업자는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스트리밍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추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스트리밍 라이프에 대한 트렌드 예상은 우리 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성상 사업자가 수익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리크루팅과 조직 관리가 필수적이겠지만 일반 소비자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생각의 전환으로 파트너 구축보다 일반 소비자를 구축하고 이들 소비자를 관리하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캐치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소비자 맞춤 스트리밍 서비스는 많은 사업자에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업계에 도입되어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길 기원해 봅니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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