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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수수께끼 피라미드 (2019-11-15)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피라미드 앞은 관광객을 실은 버스로 가득 차 있다. 밤사이 1년 치 강수량을 다 쏟아냈다는 비 탓인지 원래 사막의 날씨가 그런 것인지 긴 소매 셔츠를 덧입고 그 위에다 점퍼를 걸쳤지만 한기를 전부 막을 수는 없다.

또 쿠푸의 대피라미드와 카프레의 피라미드, 맨카우레의 피라미드까지 짙은 안개에 쌓여 있다. 이래서는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이 곳이 피라미드 앞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딱히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피라미드 앞에서 찍은 근사한 사진 한 장은 간직해야 할 것이 아닌가.


누가, 왜, 언제, 어떻게 세운 것일까?

피라미드는 정말로 어마어마하다. 사진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상상해 왔던 것은 실제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만큼 웅장하다. 문자 그대로 피라미드 모양으로 돌을 쌓아 올렸는데, 레고 블록 모양의 돌 하나가 승합차만하다. 이 엄청난 블록들을 지상으로부터 150m까지 쌓아올린 것인데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왜? 라는 의문사보다는 어떻게? 라는 의문사에 더 집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찌됐든 누가? 왜? 어떻게? 언제? 라는 물음들에 이것이라고 정답을 내놓은 것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카르나크 신전을 비롯한 각종 신전들은 어찌됐든 사람의 노동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알 것 같은데 이 피라미드만은 도저히 사람의 노동으로 건설됐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천문학적인 돌의 수량이 그렇고 규모가 그렇고 입지가 그렇다. 올드 카이로의 콥트 교회는 같은 돌로 만든 건물이지만 지반이 건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갔는데 피라미드의 입지는 엄청난 무게를 지탱하면서 수천 년을 버티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최고 1만 2,000년 전에 지어졌다는 주장도 있고 기껏해야 5,000년 전에 건설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1만 2,000년이 됐든 5,000년이 됐든 이 기괴한 건축물의 용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뿐만 아니라 누가 건설을 했는지도 학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흔히 대피라미드는 쿠푸왕의 무덤이라는 주장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만한 지지에 부합하는 명백한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에펠탑 건설 이전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높았던 건축물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대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람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관광객이 내뿜는 습기로 인해 피라미드의 내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내부의 인원이 100명이 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꼭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 사람들로 인해 줄을 서 있다가 하루를 다 날릴 판이다.

안개로 인해 제대로 잡히지도 않는 사진을 찍고 대피라미드 옆에 딸린 지하의 방에 잠시 들렀다가 멘카우레의 피라미드 앞에 대기하고 있던 낙타나 타러 간다. 이 불가사의한 건축물을 처음 만들었던 사람도 아침이면 이런 낙타를 타고 기자 주위를 헤맸을 것이다. 이 짙은 안개와 상쾌하지만 목을 움츠러들게 하는 한기 속을 거닐며 육하원칙에 입각해 피라미드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피라미드는 에펠탑이 건설될 때까지 수천 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카이로 시내를 가득 메우고 있는 고층건물에 익은 눈으로 피라미드를 보는 것과 당시의 눈으로 피라미드를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언제, 무엇 때문에, 어떻게 이 괴상망측한 건물을 만들었을까?

피라미드에 관한 불가사의한 의문은 영안실의 기능을 담당했다던 스핑크스 장제전에까지 이어진다. 일부 학자의 말로는 스핑크스의 아랫부분에 드러나 있는 물이 흐른 흔적인 기원전 1만 2,000년 이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때에는 모래사막뿐인 이 지역에도 물이 흘렀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엄청난 유적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고고학자가 아니라 지질학자와 천문학자가 망라돼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고학이라는 것은 인간의 상상력이 미치는 부분에 그치지만 인간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미 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었을 별 자리라면 이 건축물들이 만들어진 시기도 이유도 방법도 모두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이집트 사람들의 영원한 자부심, 피라미드

스핑크스 장제전에서의 또 다른 충격은 아스완에서 가져온 초대형 화강암을 기묘한 다각형으로 짜 맞춰 놓았다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달려도 열 두 시간 꼬박 걸리는 길을 이렇다 할 도로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시절에 나일강의 물길을 통해서 운송 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려운데 표면을 사각형에서 12각형에 이르도록 정교하게 재단을 하고 또 종이 한 장 들어갈 틈도 없이 완벽하게 밀착시킬 수 있는 기술이 그 시절에 어떻게 가능했다는 말인가.


지금의 스핑크스는 파라오의 얼굴모양을 하고 있지만 원래는 파라오의 얼굴이 아니라 사자와 닮은 맹수의 얼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시건방진 파라오가 나타나 부하들에게 일러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감동이 지나치면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어쩌면 키 작고 코 낮은 동양인 관광객을 향해 억지 1달러를 청하는 그들이지만 그 움츠린 마음속에는 그래도 이집트의 기자를 택해 서기 2019년의 문명을 뛰어넘는 상징을 건립한 선대가 있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염치불구 하고 꼬질꼬질 때 묻은 손을 내밀면서도 이집트 땅에 들어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것은 저들의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마음이 어떻든 간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신비스러우면서 황홀하고 또 괴기스러우면서 의심스럽기도 하다. 찬란한 문명을 일으킨 20세기 동안에도 풀리지 않은 저 비밀들이 과연 21세기에는 풀릴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의 머리로는, 생각으로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인가.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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