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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치료하는 ‘풀’, 피부도 살린다 (2022-03-18 09:43)

건강기능식품·화장품, 자연에서 답을 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천기술 확보 등 국내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좋은 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서 몸에 좋고 차별화된 원료의 사용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업체들은 안전성과 기능성이 검증된 천연물 소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천연물 원료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병풀(Centella asiatica)은 우리나라 남부 섬의 산이나 들에 흔히 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원줄기는 옆으로 뻗고, 뿌리가 내리는 마디 근처에 2개의 퇴화된 비늘 모양의 잎이 있다. 병풀의 이름은 ‘병을 치료하는 풀’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등의 온대 및 열대지역에 자라며 20종 정도가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1종만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해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남부지역에 분포하며, 종자로 번식이 잘된다.

산형화서(화서축 끝에 자루가 있는 꽃이 여러 개 달려 있는 총수화서(總穗花序) 중의 하나)를 가지고 있으며, 모양이 피막의 종류와 비슷하지만 잎이 더 둥글고 갈라지지 않으며, 홍자색의 꽃이 피고, 열매에 그물처럼 생긴 능각이 있는 특징으로 피막이와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적설초’라는 이름으로 전체를 약용으로 사용한다. 풀이 눈이 쌓이듯이 겹쳐 자라는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도에서는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병풀이 난 곳에서 뒹굴며 상처를 치료했다고 해서 ‘호랑이풀’이라고도 불린다.

병풀은 상처치료, 두피진정,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 특히, 병풀에 있는 마데카식산(madecassic acid)은 소염 작용을 해 상처가 난 부위에 콜라겐 합성을 촉진시켜 상처를 치료해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상처 연고 ‘마데카솔’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병풀은 기적의 만병통치약으로 불렸으며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피부 부스럼, 피부병,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돼 왔다. 이런 효능 때문에 최근에는 항균, 피부 개선, 면역 증진 등 다양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병풀은 햇볕에 바짝 말려 차로 마시거나, 생체로 우유와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 마신다. 병풀 잎으로 장아찌를 담아 먹기도 하며, 분말을 만들어 식품에 첨가하거나 천연 팩을 만들기도 한다.


항염·보습 효과에 화장품으로 각광
앞서 언급했듯이 병풀에 있는 마데카식산은 상처 연고 마테카솔의 주원료이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식산이 피부 상처에 새살을 빨리 나게 하는 효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화장품에 적용하기 이른다. 빠른 피부 재생이 필요한 크림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마데카 크림’이다.

지난 2015년 화장품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마데카 크림은 국내 홈쇼핑을 중심으로 완판을 거듭하며 성장했다. 2015년 매출 163억 원을 기록하더니 2018년 534억 원에서 2020년 1,054억 원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이처럼 화장품 원료로 병풀이 주목받으며 다양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2020년부터 농업회사법인 병풀 연구 및 상품화를 추진 중이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의 ‘색도와 식감을 개선한 건나물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기존 병풀 나물의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

병풀농원은 외국산과 차별화를 위해 농원에서 재배할 ‘굿병풀’ 품종을 만들어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품종 출원 중이다. 또, 병풀농원 조윤선 대표는 KC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안정희 교수팀과 협력 연구를 통해 병풀을 바르는 것뿐만 아니라 섭취 시에도 아토피 등 피부염증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에 논문을 발표했다.


식품, 생활용품으로 영역 확장
이처럼 화장품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병풀은 우수한 기능성에 비해 식품이나 생활용품으로는 각광받지 못했다. 이유는 미나리와 유사한 향과 맛이 있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병풀의 단점을 극복해 식품이나 생활용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해 충북농업기술원은 병풀과 유산균을 혼합한 발효음료를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생활용품 브랜드에서도 병풀추출물이 함유된 치약, 물티슈, 기능성 샴푸 등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병풀추출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도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자체 개발한 천연물 소재 ‘병풀추출분말(CA-HE50)’을 눈 건강 개선에 관한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 기능성 원료로 인정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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