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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그들의 노력을 욕보이지 말라 (2019-08-09 09:33)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통해 다단계판매 시장이 2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분명 좋은 소식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못한 기분도 함께 듭니다. 아마도 매년 이 소식에 따라 붙는 원색적인 비난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불편한 손가락질은 바로 수많은 언론이 상위 1%가 후원수당을 독식을 한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덧 방문판매법이 시행된 지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다단계판매시장은 몰라보게 변화했고, 또 성숙해졌지만 다단계판매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정위 자료가 나오자마자 수많은 언론들은 상위 1%의 판매원들이 후원수당을 독식했고, 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판매원들은 연간 수십 만 원을 받는데 그쳤다는 논조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건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156만 명의 판매원 중 132만 명이 연 50만 원 미만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언론들이 여기에 붙은 ‘이는 주로 판매보다는 자가소비 목적으로 거래했기 때문’이라는 공정위의 분석을 쏙 빼놓고 보도했지요.

업계의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면 이런 기사는 그럴 듯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판매원 활동을 전업으로 하든, 부업으로 하든, 소비자든 모든 사람들을 깡그리 판매원으로 묶는 공정위 행정의 결과물이지요.

엄밀히 따지면 판매원이라고 표기된 대다수가 소비자이기 때문에 수당을 독식해갔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입니다. 우선 전체 판매원 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수당을 받아가는 판매원의 비율은 줄고 있다는 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소비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점차 소비자 마케팅 구조로 변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8년에는 전체 308만 명의 판매원 중 105만 명이 후원수당을 타 갔고, 수당을 수령해 간 판매원의 비율은 약 34%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전체 903만 명의 판매원 중 156만 명이 후원수당을 받았고, 17%로 대폭 낮아졌지요. 다시 말해 전체 판매원으로 등록된 10명 중 8명은 소비자이고 편의상 판매원으로 등록했다는 의미입니다.

뭇 언론들의 논조대로 상위 판매원과 하위 판매원이 받아가는 수당의 차이가 없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다단계판매와 싸잡아 지칭했던 불법 피라미드가 되는 것이겠지요. 또 그들의 말처럼 상위 판매원만 수당을 독식하는 불합리한 사업이었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사업이든, 소비든 다단계판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물론 소비자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판매원 모두가 고소득을 올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이것은 다단계판매뿐만 아니라 어느 사업에서나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어떤 분야든 1등 2등 3등은 다 있는 법이니까요.

그럼 왜 이토록 다단계판매에 대해서만 경기를 일으키는 걸까요? 수십 수백 억 원을 받아가는 대기업의 회장들과 수천 만 원에 불과한 사원의 연봉의 차이에 대해서는 왜 그 누구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는 걸까요? 오히려 노력이나 능력 여부가 아니라 연차가 쌓였다는 이유로 더 많은 봉급을 타가는 웬만한 직장인들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받아가는 이 사업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다시 말하지만 상위 1%의 판매원들은 수당을 독차지해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많은 노력을 쏟아낸 사람들입니다. 수당은 곧 노력으로 환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위 1%라는 말은 가장 열심히 일한 사람 정도로 바꿔 이야기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사업은 줄을 잘 서면, 운만 따르면 성공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무엇이라도 하면 무엇이라도 결과로 나타나는 사업입니다.

소위 말하는 성공자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중에는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도 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몇 해 되지 않은 사람도 있고, 심지어 스폰서가 시키는 대로만 한 사람도 있고, 별의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풍상꾼들이지요.

다단계판매라는 사업은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어도 누구나 사업에 나설 수 있습니다. 밑천이 없어도, 가방끈이 짧아도, 몸이 조금 불편해도, 조금 늦게 시작해도 맨주먹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일입니다. 더 이상 그들의 노력을 부정하고, 차별의식이 그득한 이중 잣대로 업계 전체를 깎아 내리지 마십시오. 모르는 것을 배우는 일은 용감한 행동이지만, 모르는 것을 아는 체 하는 일은 불행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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