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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찢어진 그물’ 가격상한선 (2019-05-17)

다단계판매업계에만 적용되는 가격상한선이 시대착오적인 규제라고 반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단계판매에서의 가격상한선이란 개별 제품의 가격이 160만 원이 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 규정을 마련한 취지는 지나치게 고가인 상품을 강매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생활필수품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혼수품을 예로 들면 현행 가격상한제로는 아무것도 살 수 없을 정도다. 신혼집마다 들어가게 마련인 텔레비전, 세탁기, 냉장고, 침대, 오븐 등등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 생활필수품 목록에 오른 안마의자조차도 구매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159만 원짜리 제품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것은 허용하면서 ‘찢어진 그물’이라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철폐를 부르짖었으나 다단계판매 업계의 규제는 철폐되기는커녕 오히려 이중 삼중의 규제가 더해지면서 기업과 판매원을 동시에 힘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방문판매업이나 후원방문판매에는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다단계판매업계는 현저하게 차별받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도처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후원방문판매업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이나 엘지생활건강 등의 대기업을 노골적으로 비호한 것이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후원방문판매 관련법을 ‘아모레 법’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현행 가격상한제도는 보기에는 소비자나 판매원을 보호하는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피해를 조장하는 양상을 보인다. 왜냐하면 특정 직급을 달성하기 위해 동일한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다음 인터넷 오픈 마켓 등에 반값 이하로 되팔면서 가격질서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판매부진을 촉진하고, 정상가에 팔리지 않다보니 다시 떨이 상품으로 내놓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는 ‘인터넷 재판매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 있을 정도다. 이 사안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공제조합에는 별 일이 아닐 수 있어도 기업과 판매원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다. 특정 상품을 해당 다단계판매기업의 공식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비싸다면 제품을 판매한 판매원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와의 인간적인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된다. 판매원과 소비자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것은 곧 기업이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행 다단계판매업과 관련한 대부분의 조항들이 과잉규제이거나 불요불급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요식적인 법률은 바다생물을 옭아매 죽음으로 이끄는 폐 그물과 다를 바 없다. 새 그물로 바꾸거나 아니면 아예 전부를 걷어치워서 시장에 자율성을 더해야 한다.

국민은 언제나 가르치고 계도하고 훈육해야 한다는 전근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후진적인 분야가 공무원 집단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관련 법률의 취지는 다단계판매의 발전과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데에 목적을 둬야 한다. 꽁꽁 묶어두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제자리에서 고사하게 된다. 좀 더 전향적으로 규제는 풀되 처벌은 가혹할 절도로 강화하는 것이 건전한 다단계판매를 육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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