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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36> (2019-03-08)

업계에 경종 울린 사건•사고들

2017년 당시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단계판매업체의 생존 기간이 약 2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업체에 대한 기대가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한편 2017년에는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며, 일부 다단계판매업체 중에서도 경미한 피해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법당국 ‘tps138’ 정조준
2017년 초 사법당국이 지난 2015년부터 무등록다단계 영업을 이어온 ‘tps138’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이 업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쳐 수사를 의뢰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한 상황”이었다.

▷ tps138의 국내 사업자들이 홍보용으로 사용한 자료 중 일부

tps138에 대한 신고를 처음 접했던 직접판매공제조합은 “2016년 10월 직접판매공제조합 불법다단계 신고포상 창구에 접수됐으며, 11월 25일 유관기관 회의에서 수사 이첩하기로 결정됐고 이후 공정위가 관할 경찰서에 수사 요청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tps138은 과거 미국에 본사를 두고 피라미드 영업을 해오다 사법처리 됐던 쩐라이즈의 후속 업체로 지금은 중국의 심천에 본사를 둔 TPS의 자회사격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제프 판(Jeff Pan)은 지난 2014년 쩐라이즈 온라인 다단계 쇼핑몰 분양사업을 해오다 피라미드 사기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대한약사회, ‘더워커스’ 고발
다단계판매업체 ‘더워커스’가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로부터 고발당했다. 약사회는 지난 2017년 1월 17일 해당 업체를 약사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및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 대한약사회는 지난 2017년 1월 17일 더워커스를 약사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및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약사회에 따르면 더워커스는 자사의 특정 제품에 대해 ‘2년 이상에 걸쳐 대한약사협회의 검증을 받았다’는 내용의 허위•과장광고를 게재해 약사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명칭을 도용한 것에서 더 나아가 개인맞춤 진단, 처방조제, 초정밀 조제기라는 표현을 통해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토록 현혹하고 있다”면서 “약사회 조사결과 의약품 허가는 물론 건강기능식품으로 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당시 더워커스의 관계자는 “해당 영상이 2015년도에 제조사에서 제작됐고, 2016년도에 회사가 설립됐기 때문에 고발당하기 전까지 동영상이 온라인에 배포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해당 제품은 제조사인 ‘아리바이오’에서 개발 제조한 제품으로 해당 홍보 영상 또한 제조사 측에서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사드’ 불똥에 다단계도 주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이거나 진행하고 있는 다단계판매업체 중 일부 경미한 피해사례도 발생했다.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까지 설립한 C사 임직원은 2016년 말 중국을 방문하면서 가지고 갔던 자사 화장품을 옌타이공항 세관에서 모두 몰수당했다. 당시 이 회사 대표는 “현지 공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해당 공항에서는 한 번도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이번에 모두 몰수당했다”며 사드배치 결정 이후 달라진 중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위생허가서에 명시된 법인명 변경신청이 3월 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연됐다.

이에 대해 중국 직판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 정부 내에 만연한 ‘꽌시문화’ 척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류 변경도 예전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현 상황에선 일단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판조합 ‘DNA라이프’ 고소
직접판매공제조합이 지난 2017년 3월 31일 조직적 집단 반품 및 비정상적 폐업절차 등 불법적인 행태를 보였던 (주)디앤에이라이프(이하 DNA라이프)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DNA라이프는 전 직판조합 가입사로 2017년 3월 13일 자진해서 공제계약을 해지한 업체이다.

당시 직판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2월말 경부터 DNA라이프 사무실에 직원이 없어 반품이 안 된다는 민원이 증가했다. DNA라이프의 김 모 대표이사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 3월 초 수억 원의 매출이 갑자기 발생했으며, 당시 상위 그룹장들이 회원 정보를 다른 회사와 거래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그즈음 DNA라이프는 공제번호를 발급받을 수 있는 한도만큼만 매출을 기록하고 다시 임직원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이후 직판조합이 자초지종을 확인하고 나서자 공제계약을 자진 해지했다.

하지만 해지한 다음날 약 800박스 정도의 집단 반품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회원들이 본인 것은 물론 하위 회원들의 제품까지 모두 직판조합으로 들고 와 반품한 것이다.


지자 ‘장고’ 전격 인수
지자인터내셔널이 장고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2017년 5월 5일(미국 현지 시간) 지자인터내셔널은 “장고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한 식구가 됐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 지자인터내셔널은 현지시간 2017년 5월 5일 장고를 인수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했다

당시 인수합병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장고코리아의 판매원이었다. 2016년 11월 설립 이후 열정적으로 사업을 이어 왔으나 회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장고 판매원이 회사의 합병을 따르지 않고 지자행을 거부했다. 지자의 일부 판매원 또한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불만을 품고 지자를 떠나기도 했다.


다단계판매업체 생존 기간 고작 ‘2년’
최근 10여 년간 다단계판매업체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업 이후 폐업까지 걸린 가장 짧은 시간은 53일로 (주)네이쳐스서플리먼트인터내셔널코리아였다. 2007년 3월 26일부터 5월 18일까지 영업하고 공제거래계약 해지됐다. 해지된 업체 중 가장 오랫동안 생존했던 업체는 통신 관련 제품을 판매했던 (주)위메드로 3,410일 간 영업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홈페이지에 공시된 조합사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7년 6월 14일까지 양 조합에서 공제계약이 해지된 218개 다단계판매업체의 평균 생존 기간은 782일이었다.

당시 모 업체의 임원은 “사정이 이런데도 판매원들은 여전히 신규 업체에 목을 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단계판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줄을 빨리 서는 게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지 오랫동안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文대통령, 김상조 공정위원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지명했다. 이후 2017년 6월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 2017년 6월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사회가 공정위에게 요구하는 것은 경쟁자, 특히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달라는 것”이라며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에 민원을 접수하는 ‘을’의 사연은 너무나 절박하다”면서 “공정위가 당연히 이 분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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