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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35> (2019-03-04)

매출 꺾인 업계, 돌파구 찾기 분주

2007년부터 매출 상승을 꾸준히 이어왔던 다단계판매업계가 가상화폐 열풍 등으로 2016년에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가상화폐 열풍에 편승한 각종 불법적인 다단계판매가 성행하면서 판매원들의 이탈 현상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통신다단계 규탄하는 집회 열려 
IFCI 통신다단계 피해자 모임은 지난 2016년 7월 21일 서울시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통신다단계 업체 IFCI의 퇴출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피해자 모임의 대표 김한성 씨는 “IFCI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30만 명을 넘어섰고,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IFCI는 큰돈을 벌 것처럼 현혹하지만 고위직급자의 월평균 수입은 수십만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IFCI 통신다단계 피해자 모임은 지난 2016년 7월 21일 서울시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통신다단계 업체 IFCI의 퇴출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울시 YMCA시민중계실 서영진 간사는 “이동통신 다단계는 통신시장의 질서를 무너지게 하고 있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IFCI 사옥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해보니 LG유플러스 명의로 되어 있었다”며 IFCI와 LG유플러스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통신다단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같은 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사안이 언급됐다. 국회가 10월 11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G유플러스와 IFCI 등 이동통신 다단계 영업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지적하고 나선 것.

당시 더불어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IFCI는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과 LG전자 그리고 LG유플러스에서 공급받는 것은 당연한데, 루이콤이라는 생소한 회사로부터 단말기를 구입했다”며 “휴대폰은 제조사나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유통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제조사나 통신회사가 아닌 루이콤이라는 회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한 것은 통행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정재찬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해당사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코리아, 갑작스런 폐업
예보코리아가 국내 영업 만 1년 만에 갑자기 폐업하면서 공제계약이 해지됐다. 예보코리아의 본사 예보인터내셔널은 지난 2016년 7월 27일 한국 임직원과 판매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폐업을 통보했다. 또, 예보코리아가 가입해 있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법률 대리인(법무법인 TY&P)을 통해 폐업을 고지하고 익일 서울시시에 폐업신고를 감행했다.

본사의 일방적인 폐업 통보로 인해 예보코리아 임직원 11명을 비롯해 판매원은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 게다가 본사의 법률 대리인도 지난 7월 29일 날짜로 돌연 사임하면서 일반적으로 회사가 사후 취해야 할 후원수당 및 직원 급여 지급, 청약철회 등 모든 업무가 중지됐다.
▷ 예보코리아가 국내 영업 만 1년 만에 갑자기 폐업하면서 공제계약이 해지됐다

예보코리아는 국내 영업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조합과 공제계약갱신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2016년 7월 25일 예보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을 맡고 있는 토마스 맥라모어와 예보코리아 강정우 지사장은 조합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갱신을 위한 본사 서류 준비가 지연됨에 따라 조합 측에 서류준비를 8월 5일까지 마치겠다고 구두상 약조까지 했으나 이틀 뒤 돌연 폐업하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본사의 일방적인 폐업 통보는 강 지사장을 비롯한 모든 한국 임직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제품 출시를 위한 통관절차가 진행 중에 있었으며, 보세창고에 이미 신제품 1만 여 개가 보관 중이었기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충격이 더욱 컸다.

이해할 수 없는 예보인터내셔널의 행태에 대해 당시 어느 누구도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조직적 가입으로 수당만 노리는 N그룹 
후원수당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여러 회사에 가입하고 있는 이른바 N그룹으로 인해 업계가 신경을 곤두 세웠다.

이들은 여러 업체에 회원등록 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매월 특정 금액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는 식으로 매출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업체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조직적인 가입으로 회사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당시 N그룹의 일부 사업자가 광복절 연휴기간 온라인을 통해 외국계 기업 특판조합 A사에 6,000만 원의 매출과 함께 회원등록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사에 따르면 이들은 월 20억 원의 매출을 약속하며 A사에 접근했다. 20억 원에 따른 원활한 제품 공급의 우려로 A사가 가입을 보류하자 연휴기간 동안 기습적으로 회원등록과 함께 매출을 친 것이다.

A사 관계자는 “현재 우리 회사로서는 월 20억 원 매출에 대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제품 수급에 대해 본사와도 협의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당장 이들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수신으로 오인 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대량 반품 사태가 벌어지면 회사의 손실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A사는 연휴 이틀 뒤 모두 환불해주었으며 해당 사실을 조합에 알렸다. 당시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도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우고 조합사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공포, 치약으로 번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6년 9월 26일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을 회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CMIT/MIT 성분이 함유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사과문을 올리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생활용품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6년 9월 26일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을 회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사건을 처음으로 고발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유해한 화학물질이 지속적으로 인체에 들어온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수 없다”며, “CMIT/MIT 성분이 가습기 살균제처럼 공기를 통해 흡입될 경우 인체에 유해하게 작용되는 것은 맞지만 치약, 화장품, 샴푸 등의 제품에서 나오는 향이 인체에 흡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가상화폐 열풍’에 직격탄 
2007년부터 매출 상승을 이어왔던 다단계판매업계가 9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0년 이후 매년 증가했던 다단계판매업체의 수도 줄면서 시장의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다단계판매업체의 2016년 매출액, 판매원 수, 후원수당 지급 현황 등 주요 정보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2016년 다단계판매 시장 매출액 규모는 5조 1,306억 원으로 지난해 5조 1,531억 원에 비해 225억 원(0.4%) 감소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가상화폐 열풍이 몰아쳤던 2016년 매출은 하락했다.
▷ 가상화폐 열풍 등으로 2007년부터 매출 상승을 이어왔던 다단계판매업계가 9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다단계판매업체 수 또한 감소했다. 2010년부터 67개사에서, 70개(’11), 94개(’12), 106개(’13), 109개(’14), 128개(’15)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6년 124개로 집계돼 최초로 감소했다.

반면, 2016년 말 기준 다단계판매 업체에 등록돼 있는 전체 판매원 수는 829만 명으로 2015년 796만 명에 비해 33만 명(4.1%) 증가했다.

판매원은 늘어났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든 데 대해 업계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평을 내놨다.

당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6년부터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으로 판매원이 대거 이동하면서 매출하락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이것은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 시장에는 소비를 위한 매출이 아니라 투기성 매출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때문에 당분간 매출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소비자 마케팅이 자리를 잡으면서 다단계판매 시장 자체가 건전하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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