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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29>

다단계판매 용어변경 두고 시끌

  • (2019-01-04 14:44)

2013년은 업계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그중 ‘다단계판매’의 용어변경에 대해 ‘용어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과 ‘단순히 용어만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미등록 인터넷 다단계의 난립 등 조금은 어수선했던 한 해를 보냈다.


직접판매산업의 현안과 발전 방안 포럼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지난 2013년 9월 11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직접판매산업의 현안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다단계 명칭 변경을 위한 바람몰이에 나섰다.

약 100여 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다단계판매가 부정적으로 인식된 것은 명칭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간의 행위의 문제”라는 의견과 “명칭 변경을 하지 않고는 이미지 개선이 어렵다”는 의견이 맞섰다.

한양사이버대학교 홍은주 교수는 “산업적 측면에서 다단계는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다단계판매산업은 고용창출과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아 좋은 다단계로 고친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용어를 변경하는 수밖에 없다”며 “업계 스스로가 나서 업계 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13년 9월 11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직접판매산업의 현안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

YMCA 신종원 실장 역시 “약 20년간 이 업계를 지켜본 결과 용어변경이 필요하다”며 직접판매공제조합의 편을 들었고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김광기 부소장은 “용어변경을 할 거면 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암웨이 박세준 대표이사는 “이름만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도 정화 노력을 해나가는 모멘텀으로 삼으려고 한다”며 “용어변경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실질적으로 용어 변경을 지지했다.

특수거래과 안병훈 과장은 명칭 변경에 관해 “다단계판매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종사자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며 “용어를 바꾼다고 해도 부정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특수판매공제조합의 전희덕 전무는 “단순히 용어만 바꿀 것이 아니라 먼저 양 조합과 조합사가 상생하는 선순환을 거쳐야 하며, 업계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고려한백의 백홍기 대표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방송과 각종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정확한 보도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백 대표는 “공영방송과 언론에서 방문판매나 다른 유통 업체에서 벌어진 일도 다단계로 몰아가기 때문에 국민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미등록 다단계 우후죽순으로 창궐
2013년 당시 인터넷을 이용한 미등록 다단계가 판치면서 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이들 업체는 식품위생법과 관세법 등 국내법을 회피하며 영업을 하는 바람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예의 주시했었다.
▷ 2013년 12월 9일 대전광역시 유성호텔에서 ‘2013년도 특수거래분야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공정위 특수거래과는 “온라인에서 행해질지라도 이들의 회원모집 및 영업행위는 국내 방판법 범위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을 처벌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실효성이 없다”면서 “이들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으며, 꼭 방판법이 아니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국내법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 등지에 거주하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다단계판매업 개설이 점차 늘어났다. 이들은 한국 관세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150달러 내외의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에 물류 기지를 두지 않고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택했으며, 한국의 방문판매법은 물론 관세법과, 식품위생법 등 거의 모든 법률을 피해 영업을 지속했다.
▷ 2013년 당시 국내에서는 EPXBody, JTL, 카라트바 인터내셔널 등의 미등록 업체가 활동했다

당시 활동했던 업체는 2012년 말부터 2013년 초 사이 국내에 붐을 일으켰던 EPXBody를 비롯, JTL, 카라트바 인터내셔널 등이 있었다.

공정위는 2013년 12월 9일 대전광역시 유성호텔에서 ‘2013년도 특수거래분야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인터넷 다단계와 후원방문판매, 상조 업종 등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터넷 미등록 다단계 업체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이트 폐쇄와 함께 국내 회원 모집책으로 활동하는 상위 사업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후원방문판매업 등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공제조합의 문턱을 낮추는 한편 미신고 업체에 대한 형사고발을 강행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미등록 영업 행위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은 업체 중에서도 원할 경우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신원해피니스, 특수판매공제조합과 소송전
2013년 9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신원해피니스가 전격 공제거래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특수판매공제조합에 따르면 신원해피니스는 약 6억 여 원의 매출을 고의로 누락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거래계약 해지가 결정되자 신원해피니스 측은 “담당 직원이 바뀌는 바람에 누락됐다”며 선처를 요청했으나, 이미 “수차례에 걸쳐 주의를 주고 공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은 고의로 볼 수밖에 없었다”고 공제조합 측은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제거래계약이 해지된 신원해피니스는 조합을 상대로 ‘해지처분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소송 진행 중에도 신원해피니스는 법인명을 라이플로 바꾸고 직접판매공제조합에 가입했으나 경영진은 물론이고 판매원조직도 그대로 옮긴 것으로 확인돼 다단계판매 업계를 떠났다.


다단계 제품, 온라인 재판매 급증
2013년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이 오픈마켓은 물론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당시 대부분의 업체가 온라인 판매 금지조항을 두고 판매회원 윤리강령 등에 명시, 교육에서도 재차 강조하고는 있었으나 온라인에서 제품이 재판매되는 것과 관련해 법률상 규제조항이 없어 실질적인 제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2013년 11월 19일 기준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오픈마켓인 지마켓에서 주요 업체 상품을 검색한 결과, 메리케이 19개 카테고리, 1,835개 제품, 허벌라이프 16개 카테고리, 807개 제품, 뉴스킨 9개 카테고리, 568개 제품, 멜라루카 12개 카테고리, 408개 제품, 암웨이 14개 카테고리, 392개 제품이 검색됐다.
▷ 2013년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이 오픈마켓은 물론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처럼 다단계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해당사들은 한결같이 “문제는 인식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답변이었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온라인 쇼핑몰에 해당 제품을 게재함에 있어 사용된 문구가 과대•과장광고로 이어지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제품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 판매자가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 회사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제품 거래 과정에서 회사를 사칭하거나 제품 이미지 무단 사용과 같은 저작권 침해 등의 관련 법규 위반 조항에 대해서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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