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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냐, 매출이 먼저냐 (2018-11-30)

시간이 갈수록 인력난에 허덕이는 다단계판매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신생업체의 경우에는 업계의 사정에 어두워 블랙리스트에 올라도 좋을 사람을 경영자로 앉히는가 하면, 도박이나 유사수신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까지 닥치는 대로 채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업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키울 생각조차 하지 않은 기업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메이저 업체 내부에서조차도 횡령이나 배임, 금품 수수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해 왔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 회사에서 경영이나 조직관리는 가르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능력만을 배양한 것은 아닌가 느껴질 때도 있다.

초창기 대한민국의 다단계업계는 비록 자리를 잡지 못해 혼탁하고 우왕좌왕하기는 했으나 뛰어난 스펙의 대기업 출신 경영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이들은 조직을 장악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현장을 누비게 하는 수완을 발휘해 한국의 다단계판매 산업을 5조 원대의 시장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이들이 노년기로 접어들어 현장을 떠나면서 경영 전반의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임직원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큰 그림을 그리기는커녕 오히려 사사로운 이익에 집착해 대사를 그르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일부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철수하게 된 것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비리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나타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특정 기업에서 자질이 부족하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옷을 벗은 사람을 단지 큰 기업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사장이나 고위직에 앉힌다는 사실이다. 사원으로서도 자질이 부족했던 그가 더 높은 자리에서 잘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들의 자질이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잿밥에 먼저 손댈 수 있을 것인지 호시탐탐 계략을 꾸미는 일뿐이다.

이러한 인력난을 비단 업체뿐만이 아니라 관련 단체도 마찬가지여서 날로 복잡하고 첨단화되는 다단계판매 시스템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판국에 석연찮은 이유로 인원을 교체함으로써 해당 업무가 마비되는 불상사가 야기되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창립자인 고 이병철 회장은 사람이 사업의 전부라고 강조하면서 인재를 영입하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삼성이라는 회사가 가난한 분단국가에서 세워져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인재를 귀하게 여기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다단계판매업계에는 사람을 키울 수 있는 의지나, 여지가 있는 기업이라고는 한 손에 꼽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무엇보다 창립자나 경영자 자신이 어떻게 사람을 키워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저 알만한 일부 외국계 기업에서 튕겨 나온 사람을 재활용하는 게 고작이다.

이래서는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가 없다. 해외진출을 시도한 기업은 많지만 성공한 회사가 없는 것도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매출 올리기도 벅찬 판에 무슨 속 모르는 소리냐고 불쾌해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면 하루하루 들어오던 매출조차 말라버릴 수 있다. 업계의 원로들이 아직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을 때, 수십 년에 걸쳐 그들이 습득했던 노하우를 후배들이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대기업에서 다단계판매업계로 들어올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살 길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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