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19>

‘매출 한파’ 녹인 따뜻한 선행

  • (2018-10-12 10:45)

2008년은 전년도에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연초부터 시국이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업계에서는 사업을 잠시 뒤로하고, 막막해진 어업 종사자들을 위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거나, 봉사단을 파견해 기름 찌꺼기 작업에 나서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한편, 2005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업계의 매출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암웨이 10년의 선행 

2008년 연초에는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전국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2007년 12월 7일 서해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기름이 유출된 사고는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해양오염 사고로 기록된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지역민들에게 심각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특히 호미나 갈고리로 바닥을 뒤집거나 긁어서 그 속에 서식하는 조개류를 잡는, 이른바 맨손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어민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이러한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진은 한국암웨이의 봉사활동 모습

한국암웨이는 전국 5개 암웨이 플라자 직원들과 사업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꾸려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일대에서 기름제거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또 치약, 의류 등의 구호물품과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태안반도 피해복구 지역에 전달했다.

하이리빙 역시 사업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이 태안 만리포 해안을 찾아 기름 찌꺼기 제거 작업과 해안 주변 청소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특히 한국암웨이는 이후에도 10년 동안이나 태안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는 한국암웨이에 대해 “10년 간 꾸준히 태안을 찾은 유일한 기업으로서 매년 생태계 복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협회, 방문판매 비중 급격히 증가
‘무늬만 방판’ 논란으로 방문판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2008년. 당시 방문판매업체들은 한국직접판매협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구심점이 없었던 방판업체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모여 공정위와의 행정소송, 방문판매법 개정 등 방판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던 것이다.

1988년 ‘방문판매업협회’로 설립된 협회는 본래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으면서 방문판매 기업 중심의 성격을 띠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입회가 늘어나고 다단계업체의 대표 등이 회장을 맡으면서 다단계업체 중심으로 협회 성격이 변모해갔다. 다단계업체의 구성비율이 늘어나자 명칭도 2001년 한국방문다단계판매협회에서, 2002년 한국직접판매협회로 바뀌었다.

하지만 2008년 당시에는 협회가 방문판매에 대한 업무 비중을 늘려갔던 시기이다. 당시 다단계와 방문판매 업체의 비율은 8:2에서 6:4로 방문판매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다.

또 2007년 말 아모레퍼시픽이 부회장사로 입회한데 이어 운영이사사였던 교원이 이듬해 4월 부회장사로 승격됐다. 감사사였던 유니베라 또한 부회장사로 승격됐고, 트리오가 감사사를 맡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시 협회 측은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 기업이 균형을 맞춰 함께 발전을 이뤄나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방판업체들이 당시 진행 중이었던 공정위와의 행정소송, 방문판매법 개정 등을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본래 화장품 방판 업체들이 대한화장품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법 개정 등을 준비해 영업방식을 고수하려했지만, 화장품협회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협회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통신상품의 배신, 물류로 눈 돌리는 통신업체

새천년이 왔을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릴 만큼 줄곧 인기를 끌었던 통신상품이 2008년부터는 다소 위축되기 시작했다. 다단계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에 빠지자 일부 통신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군소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 인기를 끌었던 통신상품이 2008년부터는 다소 위축되기 시작했다

일부 업체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자 ‘통신 시장은 막을 내렸다’라는 전망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에 따라 통신을 주요 상품으로 했던 다단계판매업체들이 물류상품 쪽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2007년) 통신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다단계판매업체들의 수익이 하락하자, 물류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로 회원들이 대거 이동하는 등 타격이 있었다”며 “이 업체들은 물류상품을 도입하는 한편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매출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 ‘주식’ 후원수당인가?
2008년 일부 다단계판매업체들이 코스닥 등록을 미끼로 회원들에게 자사의 주식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해 논란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액면가 이상으로 매매하거나 수당 대신 주식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이들이 취득하는 주식을 후원수당에 포함시켜야 하는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당시 모 다단계업체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현재 1주에 액면가 1,000원하는 주식이 코스닥에 상장되면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4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일정 매출 실적을 올린 회원들에게 주식을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주식프로모션을 걸고 액면가 500원하는 주식이 향후 코스닥에 상장되면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3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회원들에게 주식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이들 업체의 상위 사업자들은 모두 주식이 오를 것이라는 데에는 큰 목소리를  높여 홍보를 했지만, 어떠한 이유로 주가가 폭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대지 못했다. 또 상장의 절차나 조건, 자격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 사업자들이 다수였다.

이에 대해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원들이 주식매입을 위한 특정 직급에 가기 위해 상품을 구입했다면, 이는 ‘매입권리’가 상품의 구매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주식 매입으로 인한 이익은 판매원의 경제적 이익에 포함된다”며 “주식 매입으로 인한 이익은 후원수당의 개념에 포함해야 되기 때문에 방판법에서 규정한 35% 후원수당지급률을 넘어 불법 영업이 될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단계 제재, 자율규제 방식으로 바꿔라”

2008년 5월 23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에서 한국법제연구원과 서울대 법대 BK21 사업단 주최로 열린 ‘신발전체제 구축을 위한 규제개혁’ 학술대회에서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제재를 자율규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신발전체제 구축을 위한 규제개혁’ 학술대회

당시 한국법제연구원 박찬호 연구위원은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규제체계를 미국•영국 등과 같은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다단계판매업이지만, 세계적인 다단계판매시장의 규모는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대형화된 만큼 왜곡된 규제의 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가 당시 연간 2조 원 시장이라는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업계의 더 큰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율규제방식 채택이 불가피하다고 박 위원은 강조했다.

이날 박 위원은 “미국과 영국은 모두 직접판매협회(DSA)를 통해 직접판매시장에 대한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규제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는 공제조합 등을 통해 자율규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다단계판매업체만을 회원사로 두고 있지 않은 새로운 자율규제기관 설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학술대회에서 박 위원은 불법 피라미드로 알려진 대부분의 범죄들은 사실상 다단계판매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