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목요일 오후> 일만하다 가고 싶지 않다 (2018-10-05 11:05)

최근 ‘워라벨’이 강조되면서 정시출퇴근제, 유연근무, 생산성 위주의 회의, 연가 사용 활성화, 건전한 회식 등의 기업문화가 도입되는 추세입니다. 워라벨은 ‘Work-life balance’의 앞 글자를 따와서 쓰는 단어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1970년대 영국에서 처음 쓰였다고 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요즘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적절한 말이지요.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반세기가 지나고 나서야 뜨문뜨문 생겨나고 있고 적응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좋은 현상입니다. 윤택한 삶을 위해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적절한 휴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각박한 이 세상 속에서 먹고 사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은 자의로, 타의로 일과 업무에 시간을 더 쏟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는 누가 키워?”라는 유행어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 현상이 지속된 데에는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몫해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직장 생활 중에 자주 듣는 “옛날에는”, “나 때는”으로 시작되는 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주 하는 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이 부류의 말들은 지금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80∼90년대의 우리나라는 고성장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새천년이 오고부터는 그 성장세가 많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유를 하자면, 그들이 말하는 그 때에는 양동이에 물을 채울 때 바가지를 사용했다면, 요즘은 숟가락으로 양동이를 채워야 합니다. 그때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 만큼 체력도 더 많이 소진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보다 휴식은 더욱 절실해졌지만, 그동안 그렇게 해오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워라벨의 유행을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휴식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요? 이미 널리 알려질 대로 알려졌지만 적절한 휴식은 몸과 정신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핀란드에서는 1년에 3주 이상의 휴가를 보내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37%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만 하다가 생을 일찍 마감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3∼4일밖에 되지 않는 휴가기간을 보냈지만 그 행복감은 3∼4주간 지속됐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떠나는 일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수 있는 겁니다. 이것만큼 중요한 휴식 중 한 가지는 숙면을 취하는 일입니다. 하루에 6∼8시간 꾸준히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기억력, 집중력, 창의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반면,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나 창의력이 저하되면서 일의 능률도 떨어지겠지요. 게다가 잠을 설치게 되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은 체지방 분해의 감소를 방해하면서 비만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앞의 이야기들은 한 다단계판매원의 말에서 비롯됐습니다. 얼마 전 한 판매원과 휴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판매원에게 따로 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냐고 물었는데 그 판매원이 답하기를,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휴가라고 했습니다.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자투리 시간을 내서 그 지역을 돌아다니는 게 휴가라고 합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대답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좋게 포장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판매원은 정해진 틀에서 일하는 여느 직장인들과 달리 자유로운 계획 속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많은 판매원들은 이것을 장점으로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욱 휴식에 관대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매원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고르고 골라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에서 휴식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했듯이 판매원들도 곧 업계의 경쟁력이라는 것입니다. 판매원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판매원 본인뿐만 아니라 업계에도 커다란 손실을 안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건강은 미래와 같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이것에 대해 대비할 수 있고 관리해서 변화를 줄 수 있지만, 나중에는 바꾸려야 바꿀 수 없습니다.

날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새 금방 추워질 기미도 보입니다. 더 이상 휴식을 미루지 마세요. 하루쯤은 건강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보세요. 그것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을지라도 분명 당신의 삶에는 무궁한 변화가 찾아올 겁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