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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18> (2018-10-05)

동네북 신세 다단계, “억울해”

불법 업체들에 대한 단속이 심했던 2007년. 소비자피해를 발생시키는 등 범죄는 불법 업체가 저질렀지만, 그 불똥은 다단계판매업체들에게 튀었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불법 피라미드업체를 다단계업체라고 잘못 표현하는가하면, 설상가상 일부 방문판매업체들이 다단계의 영업방식을 사용하면서 애꿎은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업계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펼쳤다.


‘무늬만 방판’에 칼 빼든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2월부터 5월까지 대형 방판업체들의 미등록 다단계영업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8월 4개 업체에 대한 1차 발표가 있었고, 9월에는 총 18개사에 대한 추가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1차 발표에서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 엘지생활건강, 대교, 웅진코웨이에 대해 미등록 다단계판매 행위를 중지하라는 심결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최소 4∼7단계에 해당하는 판매원 조직을 운영하며 각 단계마다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사실상 다단계영업을 했다.

▷ 공정위는 미등록 다단계업체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사진은 공정위가 주체한 ‘방문판매법 교육 및 워크숍’

2차 발표에서는 동관트레이드, 리치오션 등의 6개 방판업체에 미등록 다단계영업 심결을 내렸고, 3차 발표에서 한국화장품, 소망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한불화장품, 나드리화장품 등 12개 회사에 대해 고발•시정명령 및 과태료를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시정명령을 받은 회사들은 다단계판매업을 등록하지 않고 영업함으로써 각종 다단계판매업자의 준수의무를 회피해왔고, 이를 모방한 다수의 소규모 업체들이 발생하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여름보다 뜨거운 유혹 “500% 고수익 보장합니다”
2007년 여름,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초고수익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유사수신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 업체들은 2007년 초 유행하던 캡슐마케팅(약 3개월 안에 원금대비 300%가량을 지급하는 신종 유사수신) 업체들보다 한술 더 떠 한 달 반 만에 500% 이상을 지급하는 ‘초고수익 마케팅’을 사용했다.

여름부터 서울 서초동 일대에 생겨나기 시작한 이런 업체들은 하나둘씩 증가해 나갔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 고수익률’이지만, 해당업체에는 금방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된 투자자들이 연일 북적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R사는 수입명품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아이템으로 원금대비 500%의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이 회사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세르지오로시’라는 수입 명품 브랜드와 MOU를 체결, 독점계약을 맺었고 롯데백화점 에비뉴얼관에 입점을 확정했으며, 부산점 명품편집매장에 입점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KBS1 TV <콘서트7080>에 협찬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R사는 세르지오로시 브랜드와 MOU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롯데백화점 측과도 입점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거짓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회사 일부 경영진은 교대역 부근에 S사라는 또 다른 회사를 차려놓고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S사 역시 R사와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사실상 2∼3개월 이내에 문을 닫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기존에 유행하던 캡슐마케팅 업체도 재정적 어려움으로 서둘러 문을 닫고 있던 시기다. 단기간에 투자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금이 들어오는 족족 수당으로 지급해버려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투자가 일어난다 해도 현상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업체들이 초기에 약정한 수당지급 기간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후발 투자자는 수당을 받지 못한 채 피해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 케이블 채널 방송
직접판매공제조합은 2007년 6월 강남지역 케이블 채널을 통해 GS강남방송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한 ‘소비자와 미래를 나눈다 - 직접판매공제조합’을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소비자와 조합의 역할, 다단계판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해 총 2회로 제작됐으며, 직판조합의 역할과 업무소개, 다단계판매의 현황과 미래 등의 내용을 담았다.
▷ 소비자와 미래를 나눈다 - 직접판매공제조합 방송 모습

특히 불법업체로부터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들 업체에 대한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회원사의 장점을 부각시켜 회원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형성하고, 합법과 불법을 구별할 수 있도록 제작돼 많은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당시 조합 관계자는 “이번 방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앞으로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강화하여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전했다. 


직접판매협회 일본 방문판매연구 탐방단
2007년 9월 한국직접판매협회는 회원사와 협회 임직원 등 13명으로 구성된 ‘한국직접판매협회 일본 방문판매연구 탐방단’을 꾸려 일본을 방문했다.

탐방팀은 일본방문판매협회, 일본 암웨이 본사 등을 견학했고, 제1회 일본 방문판매 연구 세미나에 참관하면서 일본의 방문판매 현황과 문화, 기업전략 등을 접했다. 
▷ 당시 존 파커 일본 암웨이 지사장과 한국직접판매협회 일본 방문판매연구 탐방단

당시 일본은 방문판매 분야가 10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판매원층이었던 여성들마저 직장생활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탐방팀은 일본과 국내의 직접판매업계가 유사한 문제점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직접판매업계의 발전적 변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07 직접판매 아시안 심포지엄’
2007년 11월 12일부터 13일까지 홍콩에서 ‘2007 직접판매 아시안 심포지엄’이 열렸다. 2003년도에 이어 4년 만에 열린 두 번째 아시안 심포지엄으로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해 각 아시아 지역에서 2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 대표단으로는 한국직접판매협회,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녹색소비자연대협의회, 한국암웨이, 유니베라, 앨트웰 등 기관단체 및 기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심포지엄의 목적은 아시아지역 직접판매의 전망을 제시하고, 회사의 지도력, 윤리강령 장려 등을 통해 업계의 투명성을 제고하며 아시아 전역의 법률에 관한 이슈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었다.
▷ 홍콩에서 열린 ‘2007 직접판매 아시안 심포지엄’

당시 WFDSA 홍보담당의장은 강의를 통해 “직접판매가 그동안 경제성장과 번영에 힘찬 엔진 역할을 해왔으며 자기 사업을 갖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입 창출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다양한 범주의 제품들을 제공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또 다른 화제는 국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불법 다단계업체와 유사수신과 관련된 것이었다. 왜냐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시장 전역에서 이들 업체는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암웨이 국제정부관계팀 관계자는 “합법적인 직접판매회사가 업계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더 나은 명성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불법업체는 대부분 서비스와 제품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투자와 리크루팅은 끊임없이 요구한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워렌 버핏도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익이 1%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불법 업체들이 주장하는 과장된 수익률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 밖에도 직접판매업계의 이미지 개선 문제와 윤리•자율규제 방법들 그리고 업계의 사회공헌과 기업의 지배력 등에 관한 토의가 진행됐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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