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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판법,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2018-09-21)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소비자육법 제2회 포럼’ 개최


방문판매법의 개정은 소비자 보호에 무게를 두고, 현실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지속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계속거래에 대한 법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사)소비자권익포럼(이사장 이은영)은 9월 1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소비자육법(消費者六法) 제2회 포럼’을 열었다.


◇ 방판법,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해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최영홍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소비자권익포럼 이은영 이사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변웅재 위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병준 교수,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김경자 교수, 법무법인 세종 백대용 변호사, 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김보금 소장,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어원경 부회장,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 이상협 과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소비자육법이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소비자기본법, 약관규제법, 표시광고법, 할부거래법, 방문판매법,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등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한국소비자법학회, 한국유통법학회, 소비자권익포럼 법제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소비자가만드는신문, 소비자TV가 후원했다.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제윤경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1991년 소비자보호를 위해 방문판매법이 마련됐고, 개정도 됐지만 현행 법률로는 지금의 다양한 특수거래 분야의 소비자보호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최근 특수거래 분야에서 소비자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계속거래의 경우 중도해지 해약환급금 산정과 위약금 산정의 문제에 있어 많은 소비자 분쟁을 낳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계속거래란 헬스장, 잡지 구독과 같이 1개월 이상에 걸쳐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으로서 중도에 해지할 경우 대금 환급의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를 말한다.
▷ 소비자권익포럼 이은영 이사장

이은영 이사장은 “소비자육법은 소비자보호를 위해 제정됐지만, 그 내용면에 있어서 소비자보호에 적합 내지는 충실한 것인가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보호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입법목적과 상치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갖고 있고,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충분히 대처하고 있지 못해 소비자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다단계판매 소비자 분쟁, 올해 단 1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임보라 사무국장은 첫 번째 발제를 통해 ‘방문판매 등 특수거래 분야에서의 소비자피해 현황과 이슈’에 대해 발표했다.

임 사무국장은 “방문판매법상 거래유형과 관련,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전체 사건 동향을 보면 방문판매는 매년 30건 정도의 사건이 처리되고 있고, 다단계판매, 전화권유판매는 줄어들고 있다”며 “지금까지 방문판매법과 관련 조정 회부 사건은 계속거래와 방문판매 유형이 많은데 이는 모두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전체 사건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방문판매와 관련된 사건은 2015년 23건, 2016년 33건, 2017년 34건 2018년(8월 기준) 3건이 발생했다. 다단계판매는 29건(15년), 11건(16년), 6건(17년), 1건(18년 8월 기준)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계속거래는 135건(15년), 258건(16년), 231건(17년), 164건(18년 8월 기준)으로 특수거래분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임보라 사무국장은 “소비자는 계약체결 시 계약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서를 반드시 교부받아야하며, 정상금액과 다른 가격으로 계약체결 시 계약서에 특약 사항을 반드시 적어 놓아야 한다”며 “장기계약시 업체의 도산 등에 대비해 카드 할부거래를 이용하고, 계약 중도 해지 요청 시 명확하게 의사를 표하고 증거자료를 남기는 등 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로 ‘소비자를 위한 방문판매법 개정방안’에 대해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고형석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그는 ▲특수거래분야의 정의규정 및 다른 법과의 관계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및 후원방문판매의 법률과 관련된 입법상의 오류에 대해 지적했다.

고형석 교수는 “다단계판매는 판매조직이 3단계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2단계의 경우에 사실상 소비자보호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다단계판매의 경우 방문판매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준용은 법 조문을 간소화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법에 대해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 또는 사업자가 그 내용을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후원방문판매의 경우 다단계판매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그 적용을 면제 또는 완화하고 있다”며 “준용한 규정을 다시 준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소비자는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불법 업체 소수이지만 처벌 수위 높다”

본 토론에서는 방문판매법 개정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중 방문판매법의 처벌조항을 간소화하고, 수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병준 교수

이병준 교수는 “특수거래 분야는 전자상거래 분야와 달리 어느 정도 정착된 영역이다. 하지만 불법 영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업체가 소수임에도 현재의 법은 이 소수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만든 규정들이 상당히 많다”며 “불법 업체의 영업형태도 바뀌다보니 이러한 규정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어 법을 간소화하고, 명확한 법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어원경 부회장

어원경 부회장은 “방문판매법상 후원수당의 지급 상한선을 35%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수당이 35.1%가 되면 3년 이하의 징역(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며 “판매원들에게 후원수당을 더 주려는 마음에, 혹은 실수로 과지급 하게 됐을 때의 처벌이 무겁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더했다. 

소비자들이 법률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김경자 교수

김경자 교수는 “사업자와 소비자의 계약서는 법률규정에 있는 표현과 용어를 준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많은 법률 용어는 소비자는 물론 사업자에게 익숙하지 않다”며 “법률 개정이 평균적인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려면 그 적용방식이나 표현이 소비자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준 교수 역시 “우리나라 소비자법 대부분이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으로 규정돼 있고, 이러한 규정내용을 해석이나 예시하기 위한 고시, 지침 등에 제정돼 있다 보니 소비자는 물론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말했다.


◇ 다단계판매에 대한 엇갈린 시각
이번 토론회에서는 다단계판매의 용어 오남용으로 인한 의견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보금 소장이 “다단계판매가 방문판매법이라는 제도권 안에 속한 뒤부터 많은 다단계사기 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기사를 보니 보물선 가상화폐, 중화지역 주택조합 사기분양 피해 등이 알고 보니 모두 다단계사기였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 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김보금 소장

이에 대해 최영홍 교수는 “적법한 다단계판매는 피해사실이 거의 없다. 이 분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면 다단계판매 전체를 사기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바로 잡았다.

어원경 부회장 역시 “다단계판매라는 용어를 쓰는 판매업자들은 공제조합에 가입을 해서 적법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 용어를 오남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업계의 애로사항이자, 잘못된 처사”라고 반박했다.

또 백대용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거액 투자 사기로 밝혀지는 사건들 대부분이 다단계방식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바람에 합법적인 다단계판매까지도 마치 그 자체가 불법이거나 위법의 온상인양 함께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투자사기는 사기나,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된다. 이 같은 불법 피라미드에 대한 처벌 수준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금 소장은 위법을 저지른 다단계판매업자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하고 다단계판매와 관련된 기관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뜻도 전달했다.

김 소장은 “아이에프씨아이(현 봄코리아)는 누구나 월 1,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정보를 홍보했지만 법원이 이들에게 내린 처벌은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2년)에 불과했다”며 “2015년부터 2018년 5월까지 10건의 공정위 다단계 심결례의 지적을 살펴보면 겨우 ‘후원수당이 초과됐다’, ‘다단계수첩이 불완전하게 제공됐다’라는 내용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 이상협 과장

2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의 말미에 이상협 과장은 “법률 개정을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100%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 축소 등의 부정적인 결과도 고려해야한다”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오늘 발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진화된 방문판매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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