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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품 '푹' 꺼지나? (2018-09-21 11:35)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암호화폐 열풍이 급격하게 가라앉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개당 2,800만 원을 호가했으나 9월 10일 오전 11시 현재 업비트 거래소 가격은 730만 원에 불과하다.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한때 비트코인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던 이더리움은 그야말로 참담한 지경에 빠져 있다. 같은 기간 240만 원을 돌파했던 이더리움은 23만 1,300원으로 10분의 1 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ICO 성공률 1% 미만으로 떨어져
이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성공에 고무돼 우후죽순 발행됐던 알트코인들은 아예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0억 원대 코인부자들이 속출할 정도 성공률이 높았던 ICO는 지금은 1%도 낙관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이 동반 급락하면서 한때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던 ICO 성공자들의 자산도 같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CO 직후 발을 뺀 사람들은 그나마 찾아온 행운을 잡았지만 비트코인 1억 원 시대를 바라보며 쥐고 있던 사람들은 오히려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더욱이 프리세일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관련 정보를 전해준 사람을 대상으로 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실리콘벨리에서 발행한다던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약 1억 원을 투자했던 C씨는 해당 정보를 전해준 P씨를 찾고 있으나 수개월 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해왔다. 그는 랜딩코인이라고 알려진 다단계코인에 투자해 번 돈으로 다수의 신규 코인에 투자했으나 지금까지 상장은커녕 발행조차 되지 않은 것이 대다수다.


◇프리세일 후 발행 안 되기도
그는 “발행된 코인도 프리세일 가격 이하로 떨어지는 바람에 손해가 막심하다”면서 “돈을 벌었을 때 이 바닥을 떴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O씨 역시 지난해 초 이더리움에 투자해 수십억 원을 벌었으나 랜딩코인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봤다. O씨는 올해 초에는 비트코인이 5,000만 원까지는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번 돈을 다 걸었다. 그러나 그가 투자 직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투자금의 50% 이상 손해를 본 상황이다.

그는 “투자라는 것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은 영국에서 건너왔다는 또 다른 비트코인 채굴 다단계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또 다른 P씨는 실질적으로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로 알려진 보스코인과 아이콘에 투자해 100억 원 이상을 벌었다. 그는 가상화폐 가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해 연말 대거 처분하고 그 중의 일부를 나름대로 판단한 유망코인에 재투자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 게 연말에 보유하고 있던 코인을 다 정리한 것”이라면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소가 뒷걸음질 하다가 쥐를 잡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주식은 회사라는 실체가 있어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기업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등을 따져 볼 수 있지만, 가상화폐는 백서에 나온 게 전부여서 꼼꼼하게 읽어본다고 해도 이 사람들이 진짜로 실행할지 어떨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개발자 명의만 빌려주는 사례도 부지기수
P씨에 따르면 개발자라고 이름을 올린 저명한 블록체인 권위자들도 실제로는 이름만 빌려주는 사례도 많다. 특별한 기술이나 구현하고자 하는 목적도 없이 그저 그럴듯한 백서를 발행해서 투자자들을 현혹하려는 시도들이 제대로 된 암호화폐를 만들어보려는 노력의 수백 배, 수천 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헤란로와 구로디지털단지 등지에는 저마다 상용화를 내걸고 암호화폐를 개발하겠다는 사무실이 부지기수로 열려 있다. 특히 테헤란로 인근의 각 오피스텔마다 수십 개의 암호화폐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심지어는 한 사무실에서 적게는 두세 개, 많게는 대여섯 개를 함께 취급하기도 한다.

다단계판매와 암호화폐 사업을 병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다단계판매와 암호화폐 판매(?)를 하는 L씨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시대적인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투자시장이 그렇듯이 암호화폐도 부침을 겪게 마련인데 단기적인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투자실패의 원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L씨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다단계판매를 통해 일정한 수익을 얻고 있어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다.

“투자하는 족족 버는 일은 없다”면서 “비트코인 탄생부터 지금까지 큰 그림을 놓고 보면 여전히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으므로 주눅들 필요은 없다”고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1,000배씩 뛰던 시대 끝나”
그러나 L씨의 낙관적인 생각과는 달리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1000배 씩 뛰던 시대는 갔다”고 공언했다. 그는 지난 9월 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이제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므로, 코인을 홍보하기보다는 이미 발행된 코인을 어떤 식으로 실생활에 사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BK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켈리(Brian Kelly)의 최근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브라이언 켈리는 "ICO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몇 백억 원씩 몰리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강조했다.

비탈릭 부테린과 브라이언 켈리의 말을 종합하면 그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IC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거의 꼭지점에 도달했으며, 새로운 ICO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다지 새롭고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 된다.

결국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은 프리세일이나 ICO를 통해 대박을 내기보다는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마음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부자를 양산해내던 시대는 아쉽게도 너무 일찍 끝나버린 것이다.


◇상위권 거래소 통해 우량주 골라야 성공 가능성
그러나 아직까지 암호화폐는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한 걸음마 단계이다. 1%도 안 되는 가능성에 올인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 또 정신 건강에도 지극히 해로울 뿐이다.

이제는 옥석을 가리고 우량주를 찾아내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상장된 암호화폐들 중 기술력이나 마케팅을 예의 주시해야 한 다음 장래가 촉망되는 종목에 베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위 50위 권 내의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이 좀 더 가능성이 높다. 급조된 암호화폐들은 비교적 상장심사가 수월한 하위권 거래소를 택하거나, 금전거래 등을 통해 상장하므로 상장이 됐다고 해도 거래량이 많지 않다.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더라도 개발사와 거래소의 짬짜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언론이나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받은 종목을 우량 거래소를 통해 구매한 후 적당한 시기에 팔고 사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다단계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작위적인 방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코인은 구매하기는 쉬워도 현금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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