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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재발견 (2018-08-10)

20세기가 화학 의약품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자연의학의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의약품의 시대가 인류의 수명 연장과 고통 절감에 기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의약품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맹신이 불러온 각종 부작용은 길어진 수명과는 반비례하여 인류를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은 지경으로 몰아갔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응급의학의 발달은 분명히 인간의 삶을 연장시키고 행복하게 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지만 각종 난치병 앞에서 현대의학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거나 오히려 한 발쯤 뒤로 물러서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술이나 미신으로만 여겼던 각종 약초들이 발군의 실력을 나타내는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면서 21세기에는 자연의학과 서양의학 간의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걸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다. 현대의학을 서양의학으로 명명하고 있지만 자연의학분야 역시 각종 치료와 관련해 폭넓게 문을 열어놓은 서양의학의 일부로 포함될 수도 있다.


그만큼 한국의 의료계는 학문 이기주의에 빠져 화학 약물 이외의 치료 행위에 대해서는 갖가지 구실로 딴죽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핑계가 어찌됐든 간에 의료행위는 실적과 실력으로 평가받게 마련이다. 각종 식이요법과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 각종 암을 이겨내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자연의학과 그 바탕이 되는 약용 식물에 대한 연구와 성과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마테

아사이베리와 마찬가지로 마테 역시 남미의 열대우림에서 자생한다. 마테는 체중을 줄여주는 중요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새로운 다이어트 원료로 각광 받고 있다.


예르바 마테(서양호랑가시나무)는 파라과이, 브라질, 북부 아르헨티나에서 재배되는 나무이다. 마테차는 남미의 녹차라고도 불리며 민간에서는 강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테 잎을 달인 차는 피로 회복과 식욕억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천식을 진정시키는 데에 사용되기도 한다. 마테는 250여 가지가 넘는 천연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그중 알카로이드 카페인, 테오필린, 테오브로민 등은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배뇨 활동을 돕는다. 또 식욕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마테 추출물 속에는, 말린 마테잎에 함유된 카페인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카페인과 함께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테오브로민 또한 다량으로 들어있다. 테오브로민은 심장활동을 강화하고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사이베리

아사이베리는 브라질 북부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에서 자생하는 야자수 열매이다. 이 나무는 전 세계에 분포된 약 2,500종의 엇비슷한 야자수와는 별도로 취급되고 있다.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생명의 열매’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국의 산머루와 같이 둥근 모양인 아사이베리는 과육보다는 씨앗이 더 큰 것이 특징이다. 쓴맛과 신맛이 강해 열매를 직접 섭취하기는 힘들어 주스나 분말 제품으로 가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열대우림의 특성상 1년 내내 열매를 맺고 있지만 남미의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기간인 7월부터 12월 사이에 보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이렇다 할 치료약을 가지지 못한 관계로 대부분의 질병이 발생할 경우 아사이베리를 약처럼 사용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유의 영양 성분과 비교한 연구에서 지질이 3배, 탄수화물이 7배, 철이 118배, 비타민B1이 9배, 비타민C가 8배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파이토스테롤, 알파토코페롤, 미량무기질, 섬유질, 단백질, 글루코사민, 셀라드린, 퀴닌산,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아사이베리 속의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A•C•E•K, 무기질, 아미노산, 필수지방산은 젊고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주고, 피부의 노화를 늦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피부 건강과 단백질 수치를 높여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C•E, 칼슘과 칼륨도 포함되어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며 생리통을 덜어주고 보다 안정적인 갱년기를 보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소염작용을 한다. 심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여주며,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또 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니

예부터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타일랜드, 미얀마, 중국남방 등의 아시아권과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통가, 타히티, 사모아, 버진아일랜드 등의 남태평양 제도 등지의 열대지방에서는 노니를 귀중한 약제로 이용해 온 기록이 남아있다.


그들은 노니 과즙, 꽃, 뿌리, 나무줄기 등을 말라리아, 천식, 해열, 두통, 변비, 구충, 눈병 등뿐 아니라, 지혈제, 외상치료 등에도 사용하여 왔다. 노니가 인체에 유효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과학자들에 의하여 입증된 바 있다.


두리안

때때로 두리안은 지독한 냄새로 인해 최악의 과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두리안은 열대 과일 중에서 가장 인체 친화적인 과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곳은 태국이다.


구충제, 강장제로 쓰이는 이 열매는 마그네슘, 구리, 인 등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빈혈을 예방하고 열을 내리는 기능을 한다. 이 지역의 원주민들은 종기나 각종 피부질환에 두리안 잎과 열매를 달인 즙을 먹고 발라서 치료했다고 한다. 미네랄과 함께 비타민B1과 B2도 함께 포함돼 피로회복과 피부 재생 등에도 이용했다.


두리안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서 열이 많은 사람이 술 안주로 함께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두리안을 흔들었을 때 안의 내용물의 흔들림이 느껴지거나 향이 강하고 가운데 부분에 냄새가 지독하다면 최상의 상태라고.


아로니아베리

1986년 구소련(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 일어나면서 누출된 방사능으로 일대의 거의 모든 동식물들이 초토화 됐다. 그 죽음의 땅에서 가장 먼저 소생한 것이 바로 아로니아베리이다.


블루베리, 크랜베리, 아사이베리, 블랙라즈베리(복분자) 등과 함께 나무 딸기류에 속하는 이 식물은 안토시아닌을 비롯한 강력한 항산화물질을 대량 함유하고 있다. 거의 모든 베리류는 노화를 방지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눈 건강 유지를 위해 뛰어난 보조 역할을 한다. 껍질은 물론이고 씨까지 모두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식이섬유를 별도로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아로니아베리는 숨이 막힐 것 같은 떫은 맛으로 인해 블랙초크베리, 초크베리로도 일컬어지며 베리류의 왕이라는 의미로 킹스베리라고도 불린다. 세계 아로니아베리의 약 80%가량이 폴란드에서 자생하고 있다. 폴란드 지역은 혹독한 겨울 추위와 20시간 가까이 낮이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강력한 자외선이 쏟아진다. 이러한 가혹한 기후조건을 견디고 생장하는 관계로 아로니아베리의 강인한 생명력에 주목하게 됐다.


아로니아베리의 세계적인 전문가 마렉 나루셰비츠 폴란드 바르샤바의대 교수의 베리류 성분 비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아로니아베리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블루베리의 25배, 라즈베리의 20배,포도의 60∼80배에 달하며 아사이베리보다도 5배나 많이 들어있다. 안토시아닌 함유량이 높다는 것은 항산화 효과가 높다는 것을 말한다.


모든 동물의 노화현상은 세포와 DNA가 타격을 받으면서 발생한다. 안토시아닌은 혈관과 DNA를 공격하는 유해활성산소의 발생과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각종 임상 논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혈관에 대한 인체의 방어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혈관의 상처로 인해 발생하는 동맥경화 및 혈전생성 예방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마렉교수는 폴란드인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아로니아베리가 체내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 합성을 도와 말초혈관을 70% 이상 확장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피의 흐름을 방해하는 혈관의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박정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이 혈관 확장, 혈전생성 억제, 혈관염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마카

마카는 페루의 산삼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약리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루에서는 이 식물을 오랜 옛날부터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성에게 섭취하게 했다. 또 결혼을 앞두고 임신과 출산에 대비한 뛰어난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평상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널리 쓰였다.


페루 원주민 여성들의 활기찬 모습은 마카의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교차와 연교차가 함께 큰데다 고도가 높아 기압이 낮은 가운데서도 원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마카의 힘이라고 한다. 강력한 자외선이 쏟아지는 고원지대에 살면서도 탄력 넘치는 갈색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마카는 중년을 지나면서 부족해진 원기를 보충하고 탄력을 잃은 피부, 주름살 등 각종 갱년기 장애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미네랄과 아미노산 등 마카의 유효 성분이 호르몬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면역계와 자율신경계에 이르기까지 안정시킬 수 있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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