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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애증의 공제조합 (2018-07-20)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제조합을 해체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해 설립된 공제조합을 해체해달라니 이게 과연 무슨 말일까요? 청원을 올린 사람은 피해보상을 해주고 싶지 않은 다단계판매업체의 관계자일까요? 자세히 읽어보면 그런 건 아닌 모양입니다. 공제조합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당사자거나 조합의 운영이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목도한 업계의 관계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다단계판매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사안들입니다. 공제조합의 갑질과 후원수당의 제한과 사기업에 대한 지나친 경영간섭 등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째 이러한 문제들이 제기돼 왔지만 변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막 문을 연 기업들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것은 자금경색입니다.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공제조합을 위한 ‘매칭수당’을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이지요. 후원수당을 35%로 묶어놓은 것도 어쩌면 공제조합에서 떼어 가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장사는 되는 데 돈은 마르는 기현상은 공제조합이라는 기이한 단체의 존재로 인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청원의 1차적인 목표가 됐을 터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금은 직접판매공제조합의 이사장 자리를 두고 게나 고동이나 덤벼드는 시절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위직 출신과 업계의 변두리를 오가던 사람들, 노느니 장독이라도 깨자는 심정으로 달려드는 사람까지 있는 걸 보면 과연 이사장 자리가 물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그동안 공제조합을 거쳐 간 사람들을 보면 이렇다 할 업적은 고사하고 과연 일을 하기는 한 것인지조차 의심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업계를 좀 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었습니다. 시기적으로 사회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모든 전직 이사장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퇴임을 앞둔 직접판매공제조합 어청수 이사장의 행적을 따라가면 차라리 다단계판매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선무당보다는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업계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어청수 이사장과의 첫 만남 당시 받았던 신선함과 공정함이 겸비된 인상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에게서 받은 첫인상은 업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생각이 밖으로 표출됐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그는 성격대로 생김새대로 선이 굵고 시원시원한 업무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조합사 모두가 놀라워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노는 물이 달랐기 때문일 겁니다. 직급과 계급으로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고위직으로 갈수록 ‘한 끗 차이’가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놀다 가든 일하다 가든 어차피 누군가는 이사장으로 오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차마 공개할 수도 없을 정도의 연봉을 받아가게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사장에 버금가는 중량급 인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단계판매는 직급이 생명입니다. 아무리 더블이니 트리플이니 주워섬겨도 크라운이 가진 경지와 위엄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죠.

가능하다면 어청수 이사장의 임기를 한 번 연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공제조합에는 정관이라는 것이 있고 신선한 물도 고여 있다 보면 썩게 되는 것이 이치입니다. 안타깝지만 스스로 다단계판매업계의 일원을 자처했던 어청수 이사장은 떠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제 그의 퇴임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아난다고 하지요. 딱 떨어지는 비유는 아닙니다만 이제 우리 다단계판매업계도 고위직 좋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겪지 않은 사람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버렸습니다. 눈이 높아진 것이지요.

새로 올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은 우리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선임을 해서는 부글부글 화를 삭여가며 2년을 기다려야 하고, 더 재수가 없다면 거기에 1년을 더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전에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유재운 이사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행 이사장의 임기를 2+1이 아니라 1+2로 바꿔야 한다고 말입니다. 2년을 시켜보고 1년을 더 주는 것보다는 1년만 시켜보고 안 될 것 같으면 갈아야 한다는 취지였지요. 거의 모든 이사장들이 임기에 연연해온 걸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자신감 넘치고 통 큰 발언이었지요. 그 자리에 있던 누군가는 그 말을 받아 1+2가 아니라 아예 1+α로 하자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성한 말잔치로도 가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어찌됐든 어청수 이사장이 다져놓은 터전에서 공 들여 탑을 세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이사장으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그저 웃음거리로 지내면서 임기를 꽉 채우고 지갑도 꽉 채웠던 이사장이 너무 많습니다. 차라리 청와대에서 내려오라고 국민청원을 올려 볼까요?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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