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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파동’에 의사•약사 밥그릇 싸움 (2018-07-13)

“환자들 위한 대책 마련이 먼저”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발표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와 약사 간 ‘성분명 처방’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7월 7일 중국 제약사가 만든 ‘발사르탄’ 성분이 들어간 일부 고혈압약에 발암 의심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약을 복용한 환자는 17만 8,000여 명에 달한다.

고혈압약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의료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놓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가 날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9일 대한의사협회가 이번 일에 대해 “성분명 처방이 안 된다는 반증”이라고 성명을 내자, 대한약사회가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한 약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성분명 처방을 통해 복제약들을 약국에서 임의로 골라서 조제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리베이트에 만취된 의사들의 싸구려 약 처방행태로 인해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약사 직능 매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서고 있다.

성분명 처방이란 특정 의약품의 상품명이 아니라 약물의 성분으로 처방하는 것으로, 의약이 분업된 이후 의사와 약사들은 상반된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약사들은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면 약가가 저렴한 복제약 시장이 활성화되고 국민이 원하는 약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들은 처방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성분명 처방이 성분은 같더라도 약효가 다른 재고약 처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의사와 약사 간의 갈등이 비화하자 국민들의 건강은 뒷전인 체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사와 약사들이 성분명 처방을 놓고 싸운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이번 일과 성분명 처방은 동떨어진 사안이고, 혈압약은 매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환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보건당국 역시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발암물질이 들었다는 고혈압약 회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국민들의 게시글이 빗발치고 상황. 한 청원자는 “고혈압약을 드시는 분들 다수가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인데, 어르신들이 직접 해당 품목을 확인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재처방을 받기 위해 담당의사와 진료 예약을 할 경우 진료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이 기간 동안 환자들은 불안에 떨며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해당 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다른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고 1회에 한해 다른 치료제를 무료로 재처방 받을 수 있다”며 “신청은 환자 본인이 해야 하지만 미성년자나 고령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보호자가 대신 교환을 신청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에 복용환자 명단을 제공하고 새로 약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별 연락을 취하게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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