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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의 고백 “남는 게 없어요”

센터 운영·판매원 영입 자체 프로모션 등 줄줄 새는 지갑

고급 자동차·시계 명품 핸드백… ‘허세작렬 졸부놀이’도 문제

  • (2018-06-22 10:37)

업계의 리더들에 따르면 소득보다 지출이 커 고소득을 올리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 0.1%라고 해도 좋을 연 10억 원 이상의 수입에도 불구하고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들은 지갑이 새는 원인에 대해 공통적으로 세금과 인재영입, 자체 프로모션을 들었다. 특히 경비로 처리되는 항목이 거의 없어 일반 자영업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율의 세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세금문제의 경우 판매원의 힘만으로는 개선할 여지가 거의 없어 공제조합이나 큰 기업들이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젊은 리더들은 사업소득으로는 유지하기 벅찬 럭셔리 카를 소유하거나 초고가의 시계, 명품 핸드백 등을 구매하면서 도를 넘는 허영과 사치로 인해 다단계판매업계 전체 이미지를 흐릴 뿐만 아니라, 직급유지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에서 시니어 리더들의 우려를 샀다.

호랑이 담배 먹던 옛날. 다이아몬드만 되면 인생 끝난다던 시절이 있었다. 멋진 전원주택에 럭셔리 스포츠카, 팔뚝에는 고가의 시계가 번쩍거리고, 기분 내키면 요트를 사겠다고 기염을 토하던 판매원도 수두룩했다.

이 찬란한 꿈들은 한 명 한 명 다이아몬드가 탄생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고, 더 많은 다이아몬드가 탄생하면서 얼토당토않은 꿈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연봉1억 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아봤자 10억 원에 불과하고, 10억 원은 강남에서 소형 아파트나 한 채 겨우 살 수 있을 뿐이다.


세금공제 확대해 소득세 현실화… 업계가 함께 해결해야

A씨는 그가 일하는 회사의 최상위 사업자다. 한창 성장하던 시절에는 없던 직급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엄청난 실적을 자랑했다. 그 시절 그는 월 2억 원 가량 벌었다. 그와 같은 월급을 수령하거나, 그에 미치지는 않지만 1억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사람이 10여 명을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 중의 반 이상이 사업을 그만두거나 다른 회사로 옮겨 갔다.

A씨는 1억 원 정도는 재투자된다고 말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회사의 프로모션과는 별도로 그룹 차원에서 내거는 시상이다. 판매원 개인 사이에도 경쟁이 있지만 그룹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그는 “어떤 그룹에서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소득을 올리기까지의 시간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강조한다. 성장기에 접어드는 중간 직급자들은 회사에서 지급되는 수당만으로는 현상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업자들의 활동범위가 엄청나요. 밤낮으로 다니니까 자동차 유지비, 커핏값, 식대 등등. 그 사람들의 활동으로 내가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각종 명목으로 현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프로모션을 달성하기 위해 당장 급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한 파트너들도 있을 수 있으므로 되사주는 데도 꽤 큰 금액이 소모된다. 그리고 가장 황당무계한 지출로 꼽히는 세금이 기다린다.

“소득이 있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죠. 그렇지만 다단계판매원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납세자의 입장에서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38%를 세금으로 냈는데 이제 48%까지 높아져요. 그리고 현금 시상이나 여행 프로모션 등 분명히 경비로 처리해줘야 하는 부분까지도 반영이 안 돼요. 연소득이 10억 원이라고 친다면 절반 가까이를 내야 하는 거죠”

그가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하위 판매원들의 반품으로 인해 회사 측에 반환해야 하는 금액도 적지 않다.



“반드시 무너지는 시기 온다 
검소하게 살아야”

B씨 역시 최고 직급자다. 매달 약 1억 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3대의 외제차를 갖고 있고 하부의 지역 센터 지원비로 월 500만 원, 품위유지를 포함해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정도 쓴다. 최고 직급에 오르면서 무리해서 장만한 집 대출금이 400만 원, A씨와 마찬가지로 직급들 달성하기 위해 파트너들이 사재기한 제품값으로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 나가면 적자다. 그럼에도 이들이 직급을 유지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직급수당 덕이다. 후원수당은 사재기해서 직급 가는 데 쓰고, 직급수당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직급은 무한대로 있는 게 아니므로 최고 직급에 도달하는 순간 이 방식은 어그러진다.

B씨는 “다단계는 조직이 무너졌다 생겼다 반복하기 마련이다. 반드시 무너지는 시기가 오므로 검소하게 살지 않으면 성공을 목전에 두고도 돈이 말라 실패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사업을 한다.

C씨 또한 최고 직급자다. 매달 5,000만 원 가량을 수당으로 받아 절반 이상을 사업에 재투자한다. 자사의 제품을  시연할 수 있도록 꾸민 매장 유지와 그룹 세미나 그리고 파트너들의 격려 차원에서 나가는 돈을 더하면 약 2,000만 원정도 손에 쥘 수 있다. A씨나 B씨와는 달리 다단계판매사업을 하기 전부터 부유했으므로 2,000만 원은 완전 순수익이다. 몇 천만 원 더 번다고 생활이 달라지지 않는다.

대신 다른 회사의 리더를 영입할 때는 꽤 크게 베팅한다. “잘 하고 있는 사람을 새 회사로 당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뭔가를 제공해야 한다. 뭘 제공하겠나? 어차피 그 리더도 또 다른 리더를 영입해야 하니까 돈이 필요할 테고. 그래서 사람을 구하는 일에는 좀 쓰는 편”이라고 말한다.

D씨는 최고 직급은 아니지만 월 2억 원 정도 번다. 웬만한 행사는 회사에서 다 주관하므로 세미나나 행사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 그는 주로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데에 화력을 집중한다. 새로운 리더를 유인할 때도 돈을 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사람은 사업과 상관없이 지원하기도 한다. 자동차나 사치품은 거의 구입하지 않는다.

한 리더 판매원은 “그래도 나이를 좀 먹고, 이 바닥에서 실패도 좀 해보고 고생했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지출을 빼고는 저축을 해요. 그렇지만 아직 젊은 친구들은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좀 무리해가면서 스포츠카도 사고, 꼭 저래야 하나 싶은 여러 가지 사치품을 구입하기도 하지요. 좀 안타깝기는 해도 쓰는 맛도 있어 벌어야겠다는 의지도 생기니까”

또 다른 리더는 “가장 시급한 것은 세금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똑같은 자영업자인데 종합소득세 38% 또는 48%는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사업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지출되는 돈이 엄청난데 공제받을 수 있는 부분은 너무 적어요. 이런 것은 판매원들이 해결하기는 정말 힘듭니다. 사업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대형업체들이 뜻을 모아서 해결하거나, 공제조합이 함께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E씨는 중간 직급으로 월 1,000만 원 안팎의 소득을 올린다. 여느 그룹처럼 주 1회 정규 미팅을 하고 부정기 미팅 또한 주 1회 갖는다. 그러나 그의 미팅에 참가하는 인원은 10명 정도다. 수익의 대부분은 오토십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발생한다. 앞서 예로 든 리더들보다 적게 벌지만 지출이 거의 없다. 미팅 후 식사나 차를 마실 때도 더치페이를 하거나 파트너들이 스폰서에게 한 잔씩 대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정도만 만들어 놓으면 대기업 직원 정도의 삶은 살 수 있죠. 정년도 없고 명예퇴직도 없다는 점에서는 대기업 다니는 것보다 나아요. 건강도 챙기고”

F씨는 중하위 직급자다. 소득이라야 월 200만 원. 많을 때도 3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평범한 주부가 벌 수 있는 최대치라고 믿는다. 그 돈으로 기타도 배우고 드럼도 배우고 시집간 딸과 아직 미혼인 아들의 용돈을 주기도 한다.

중하위 직급인지라 특별히 미팅을 주관하거나 파트너 영입을 위해 돈이 들지도 않는다. F씨는 “큰 꿈은 없어요. 그냥 지금 나오는 만큼만 죽을 때까지 나와도 나는 성공한 거지요”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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