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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2018-06-22)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이 관장하는 분야는 물론이고 성격부터 생김새 모두가 다양하고 특이하다. 그래서일까 신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크게 부각되다보니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을 빚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신인만큼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주신인 제우스만 하더라도 허리 잘못 놀려서 문제였고, 당장 제우스의 가장 유명한 아들인 헤라클레스도 광증으로 처자식을 죽인 적도 있고 12개의 시련을 견뎌야만 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그는 승천하기 전까지 히드라의 독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어야만 했다.

이렇게 인간적인 신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저 신처럼 되고 싶다’보다는 ‘저 신처럼 되진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며 교훈을 얻게 된다. 제우스의 위엄이나 헤라클레스의 힘을 가지고 싶지 제우스처럼 절조 없이 살거나 헤라클레스처럼 고통을 받고 싶지는 않다. 당장에 내가 저런 힘이나 위치에 있다면 저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만드는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 신화 중에는 일화들로 인해 유명하고 반면교사 격인 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중 하나가 기회의 신 카이로스다. 카이로스는 어떠한 인격이 있다기보다는 순간 혹은 기회 그 자체를 신으로 형상화한 것만 같다.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카이로스와 관한 ‘막장 드라마’는 없다고 안다.

카이로스의 특징은 잘생겼음에도 풍성해서 얼굴을 가리는 앞머리, 반대로 머리칼 한 올조차 없는 뒷머리가 있다. 그는 칼과 저울을 들고 다니며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다닌다고 한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채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이 다가오는 것을 깨달았다면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 뒷머리가 말끔한 이유는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고 날개 달린 신발을 신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저울은 사리분별을 정확히 하라는 뜻에서 들고 다니고 칼과 같은 결단을 내리라고 칼을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신의 머리채를 잡는 것은 불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절박하고 간절한 사연이 있는 사람만이 그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자기 머리채를 앞에서부터 붙잡는다면 기분이 더러워서라도 멈춰 서지 않겠는가. 또 한 번 놓친 찬스와 적절한 타이밍은 비슷한 경우가 생길 수는 있을지언정 그 때로 다시 돌아가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없는 사람의 삶도 카이로스의 행색이 왜 그런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카이로스가 순간을 형상화한 만큼 그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온 위인들이 많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파이로스(순간)에 대해 설득력을 줄 수 있는 기술들인 로고스(이성을 이용한 논증 통한 동의), 에토스(화자의 인격과 화자에 대한 신뢰), 파토스(정서적인 호소) 이 셋을 모두 아우른다고 했다. 적절한 상황에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시대의 웅변가였던 키케로 역시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자신감 넘치게, 때로는 겸손하게”라며 환경의 중요성을 말했다.

카이로스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사업에서 이 신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기회를 잡을 준비와 절실함이 없는 사람이라면 놓치기 마련이고, 적절한 순간과 때를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말이나 행동이더라도 의미가 없어진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당신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뮤지컬 배우 홍광호, 많이 쓰이는 결혼식 축가하면 떠오르는 ‘지금 이 순간’은 기회가 왔다 믿고 거기에 온몸을 내던지는 지킬 박사의 모습을 아주 웅장한 멜로디와 힘찬 마무리로 그려낸다. 그 결과가 좋진 못했다만 인생의 전장에 부딪히며 앞으로 전진하고 기회와 운명을 붙잡으려는 그 모습은 성공을 원하는 모든 이들의 귀감이다. 철저하게 준비했다면 카이로스는 같은 골목에서 두 번 다시 마주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과감하게 운명에 자신을 던져보자.


 
신준호 기자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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