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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5> (2018-06-22 10:13)

시장 침체기 벗어나 기지개 활짝

다사다난했으나 부지런하게 뛰었던 1999년이었다. IMF체제 극복을 고비로, 경기회복의 징후가 나타나면서 희망과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해이기도 하다. 특히 다단계판매업계도 그 흐름에 맞춰 매출이 상승하고, 신규업체가 늘어나는 호기를 맞았으며, 대외활동으로 이미지 제고에도 힘썼다.


다단계, 방문판매 규제 대폭 완화
1999년 2월 5일 다단계판매와 방문판매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 법률 개정이 이루어졌다. 당시 개정된 내용은 계약서 작성•교부 및 보관의무의 폐지, 다단계판매상품에 대한 권장소비자가격 표시 폐지, 다단계판매에 관한 광고규제 폐지, 업자의 자료제출 규정 폐지, 방문판매업협회•통신판매업협회 설립인가 폐지 등이다.

법률 개정의 배경에는 ‘국민의 정부 50% 규제감축 목표’에 따라 소비자 보호와 관련 없이 사업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규제를 폐지함으로써 방문판매업자와 다단계판매업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의지가 담겼다. 업계에서도 ‘규제를 위한 규제’로 일관됐던 법률이 일부 폐지되거나 개정됨으로써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보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사업에 임할 수 있게 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 소비자토론회에서는 일부 소비자단체에서 방문판매법 개정에 대한 논란을 제기했다

한편, 1999년 9월 30일 개최됐던 소비자토론회에서는 일부 소비자단체가 법률개정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케팅•법률 전문가들이나 업계에서는 아직도 불필요한 법률이 많으며, 오히려 꼭 필요한 조항은 등한시하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의 법률이 너무 규제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공정위로 다단계 관련 업무 이관
1999년 5월 24일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다단계•방문•통신판매 관련 업무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 이관됐다.

공정위는 국무총리 소속하의 정부조직법상 장관급의 중앙행정기관으로 경쟁정책을 수립하고 공정거래제도를 운용하는 합의제 형태의 준사법적 기관이다. 다단계판매 관련 업무가 이관된 곳은 공정위 내에서도 경쟁국 경쟁촉진과(2005년 폐지)였다.

당시 담당 사무관은 <다이렉트셀링>과의 인터뷰에서 “방판법을 검토한 바로는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많은 것 같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경쟁적인 시각으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단계판매가 영원히 피라미드로 남느냐, 떠오르고 있는 전자상거래로 대체되느냐, 그렇지 않으면 전자상거래와 병행하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느냐는 바로 업계가 하기 나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정위 방판법 담당자가 몇 개월 사이에 바뀌자 “다른 기관에서처럼 공정위도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방판법을 전문적이고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도록 공정위 담당자가 최소한 몇 년간 지속적으로 관할하기를 기대했다.   


이미지 제고 위한 대외활동 활발
경기회복으로 업계가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자 이미지 제고에 힘쓰는 노력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한국암웨이는 전국 환경 캠페인, 김병지 선수 이미지 모델 기용, 렌보그 센터와 연세대 의대 공동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활동을 실행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한국암웨이의 인지도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미지를 정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
▷ 뉴스킨코리아는 KBS <건강365일> 프로그램에 제품을 협찬하는 등 대외적인 후원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뉴스킨코리아는 방송인 김연주 씨를 전속모델로 기용하고, KBS <건강365일> 프로그램에 제품을 협찬하는 등 대외적인 후원활동과 이미지 제고 노력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네이쳐스선샤인코리아(현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도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인 딜로리스 조던을 홍보대사로 임명, 홍보 전략에 톡톡한 효과를 보았고, 특정 라디오 프로그램 협찬을 맡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시행했다.


1차는 직접, 재구매는 전자상거래로
1999년 당시 전 세계적으로 25만 개 이상의 사이버몰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 1999년 당시 전자상거래의 도입 및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회사들이 늘어났다

국내에는 약 800여 개의 사이버몰이 있었고, 이 중에서 400개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이 숫자도 인터넷의 폭발적인 이용증가에 따라서 시시각각으로 급증했다. 이와 같은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증가추세에 발맞춰 다단계판매업계에서도 전자상거래의 도입 및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회사들이 늘어났다.

물론 직접판매라는 점에서 전자상거래는 다단계판매와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다단계판매와 전자상거래를 접목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감성이 필요한 서비스나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하기를 원하는 제품들은 다단계판매를 통해 1차 구매를 유도하고, 재구매는 전자상거래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됐다.
▷ 네트워크마케팅 이론이 건국대학교 대학원 전공과목으로 개설됐다

한편, 네트워크마케팅 이론이 건국대학교 대학원 전공과목으로 개설된 일도 있었다. 당시 업계의 전문가들은 다단계판매에 대한 존립조차 부정하는 상황에서 대학원 정규과목으로 네트워크마케팅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통한 경쟁력 배양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매출 수직 상승… 1조 원 시장 코앞
IMF, 1998년의 힘든 시기를 거쳐 1999년 국내 경제 회복과 구조조정 시행, 정치권 안정이 이뤄지면서 업계는 1997년 매출액 수준으로 회복했다.

1999년 총매출액은 9,146억 원으로 전년대비 117% 수직상승했다. 한국암웨이는 2,400억 원이라는 매출고를 올리며 부동의 1위를 지켰고, 극단적인 이견이 팽배했던 SMK는 권투 프로모션, 여자축구단 발족, 대대적인 광고전략 등으로 1월부터 꾸준히 매출이 상승, 1,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여 전체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앨트웰과 한국허벌라이프, 썬라이더코리아, 에스티씨인터내셔널, 하이리빙코리아, 한국롱제비티, 엔에스이코리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999년에는 유난히 다크호스가 많았다. 한국롱제비티와 다이너스티인터내셔날, 네이쳐스선샤인코리아, 제이드월드, 렉솔코리아 등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상반기 총매출은 3,352억, 월평균 약 559억 원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성장폭이 점차 증가했다. 이런 매출 신장세는 국내의 전체적인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방판법 규제완화와 이미지 제고 노력, 규정감독관 제도 시행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현실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인수•합병으로 시장개척 급물살
다단계판매업계의 매출 성장 요인에는 몇몇 회사들의 눈에 띄는 사업 활기가 한몫했다. 우선 한국허벌라이프와 앨트웰은 중상위권을 유지하던 1998년과는 달리 1999년 들어 매출이 급상승, 업계 2•3위를 엎치락뒤치락 하며 월 100억 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렸다. 각각 체중조절 관련 제품과 기능성 속옷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시행해온 두 회사의 상승은 업계의 활성화에 큰 원동력이 됐다.

연말에 들어서는 뉴스킨과 파마넥스의 합병을 시작으로, 세계 다단계판매업계에 인수합병 움직임이 두각을 나타냈다. 네이쳐스선샤인프로덕츠(NSP)는 월드와이드 파이낸셜 홀딩과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를 인수했고, 미용•건강 식품 직접판매회사 타파웨어는 비유티콘트롤을 인수해 전략적인 시장개척에 급물살을 탔다.

한국에서는 우리텔과 신우네트웍이 합병식을 가져 신우리넷으로 새 출발을 기약했다. 암웨이재팬은 암웨이재팬 주주들이 경영하고 있던 NJA와 합병했으며, 누미코는 렉솔썬다운과 엔리치를 인수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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