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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봄날’ 갔다 (2018-06-15 09:34)

ICO 성공률 ‘뚝’, 상장 후 폭락 공식화

코인 다단계 줄줄이 구속… 해외 업체도 수익 ‘미미’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거침없이 상승하던 비트코인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더리움을 포함한 모든 알트코인도 맥을 못추고 있다. 상장하면 대박이라던 ICO도 상장 후 폭락이 공식으로 굳어졌고, 돈만 챙기고 사라지는 코인 개발자들도 부지기수로 느는 추세다.


◇상장 못하는 ICO 부지기수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이 모 씨(29세)는 지난해 10월 경 일본에 사는 지인을 통해 홍콩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업체의 프리세일에 참여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ICO조차 열지 않았다.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유통업을 하는 황 모 씨(58세)는 구로디지털 단지에 사무실을 둔 코인업체에서 지인들과 함께 약 10억 원어치의 코인을 구매하고 상장하기를 기다렸으나 회사의 운영진 대부분은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계속되는 황 씨 등의 재촉에 필리핀 현지의 거래소에 상장했으나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도 주문을 내도 매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황 씨는 지난해까지 A사에서 다단계를 했는데 집도 팔고 땅도 파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A사를 그만두고 가상화폐로 방향을 바꿔 다단계에서 잃었던 돈을 벌충하고도 꽤 큰돈을 벌었다. 그는 “요즘은 프리세일이나 ICO 가격보다 상장 직후 가격이 더 낮아서 상장 후 바닥을 칠 때 P2P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ICO ‘돈맛’ 보고 재투자했다 ‘쓴맛’
ICO 성공률이 전성기의 10% 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과거 프리세일 등으로 ‘돈맛’을 봤던 사람들도 재투자했던 돈이 묶이면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모 다단계판매업체에서 판매원으로 활동하는 김 모 씨(55세)는 리플코인에 투자해 1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그는 수익금을 쪼개 20여 개 신규 코인 프리세일 및 ICO에 분산해 투자했으나 단 한 건도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다단계 업체들의 사주와 상위 판매원에 대한 사법처리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부산에서 설립된 모 업체는 개업식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초대하는 등 야심차게 영업을 시작했으나 영업 5개월 여 만에 대표이사와 상위 사업자가 구속됐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사법당국도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추정 범죄금액이 적어도 1,000억 원은 돼야 수사에 나선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지난 5월 29일 대전지방검찰청은 수신 금액 30억 원에 불과한 사건의 용의자들을 기소했다.

해외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관련 업체의 수익률도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비트클럽네트워크에 투자한 김 모 씨(58세)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채굴량이 많을 때는 한 달에 10개 이상 채굴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금액으로 따져 한 계정에 하루 500원도 나오지 않는다. 회사 측에서는 자체 결제 시스템인 코인페이와의 합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채굴량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김 씨는 “나는 돈을 좀 벌기는 했지만 나를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아직까지 큰 이익을 못 봤다”면서 “해외에 본사를 두면 한국 사법기관의 수사는 피할 수 있지만 회사 측에서 임의대로 문을 닫더라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것은 불안한 점”이라고 말했다. 


◇다단계 코인은 ‘피맛’
에어비트클럽 역시 최근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지난 6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에어비트클럽 대표 장모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업체의 이사 임 모 씨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과 경상남도, 광주와 전라남도에서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장 모 대표가 구속된 이후에 이 사업에 발을 들인 부산의 김 모 씨(58세)는 “구속된 사람은 잘못했으니까 구속됐지만 우리는 잘못은 안 했으니까 구속 안 된 것”이라면서 “제대로만 영업을 하면 구속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 씨 역시 수익률에 대해서는 마음에 차지 않는 눈치다. 김 씨는 “처음에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많이 난다. 채굴량이야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당이 일정하지 않은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가상화폐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다단계판매업계로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다단계판매를 부업으로 해야 하는 것처럼 가상화폐 투자도 그냥 재테크 수준에 머물러야지 전 재산을 다 걸거나, 전적으로 가상화폐에만 매달려서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0월에 문을 열 예정인 I사 사업을 준비하는 김 모 씨(47세)는 “몇 달 간 부자로 살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비트코인이 2,000만 원을 넘어서던 시기에는 이제는 고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는데 그 이후로 내리막을 타면서 오히려 더 가난해지고 말았다”고 했다.

김 씨는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인 것처럼 노동수입이든 금융소득이든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 있어야 투자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판매원이 돌아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우후죽순 격으로 다단계판매업체가 설립되는 바람에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을 분류하기도 힘들어졌다”면서 “폐업 사례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서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다단계판매에서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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