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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만연한 유사 과학 바로보기

  • (2018-05-11 10:23)


‘혈액형이 어떻게 되시나요?’라는 질문을 살면서 한 번쯤은 받아보았을 것이다. 저 질문에 답했을 때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데 하나는 ‘완전 딱 들어 맞네’고 다른 하나는 ‘의외네? 그래도 누구누구는 딱 맞는데...’다. 유사 과학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사실이 맞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과학을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여념이 없다. 유사 과학을 내세우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을 무찌르기 위해 업계에 만연한 유사 과학을 알아보자.

비타민은 천연이 좋다?

천연비타민이 흡수율도 높고 단백질, 당류, 바이오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천연 부산물이 함유돼 있어 합성비타민보다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왕왕 있다. 심지어 몇몇은 더 나아가 합성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면 일찍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로 천연비타민을 사도록 종용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인공향,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가 들어있지 않고 화학적 공정을 거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만 ‘천연’ 표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맞춘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어떠한 비타민도 천연비타민으로 판매될 수 없다.


예를 들어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유자는 100g당 비타민C 150mg을 함유하고 있는데, 천연비타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의 99.8%~99.9%를 버리고 비타민만 추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 추출은 단순히 절구에 빻거나 믹서기에 넣고 돌리는 것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화학적 공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천연원료에서 비타민을 추출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알약이나 캡슐로 만들기 위해 응고제 같은 첨가제도 사용하게 되면 천연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천연비타민이라고 광고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자. 분명 천연비타민이 아닌 ‘천연원료’비타민 내지 ‘천연유래’비타민이라고 표기되어 있을 것이다. 천연원료가 1%만 함유돼 있어도 천연원료비타민이나 천연유래비타민으로 표시할 수 있어 합성비타민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심지어 합성비타민과 천연비타민에는 큰 차이가 없다. 비타민C의 경우만 보더라도 합성비타민과 천연비타민의 화학구조는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몸에 흡수될 때 다른 반응이 일어날리 만무하다. 몇몇 합성비타민은 천연비타민보다 흡수율이 좋은 경우가 있다. 천연 비타민B12의 경우 노인의 흡수율을 떨어지는 반면 합성비타민의 경우 흡수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임산부들에게 좋은 엽산 역시 합성엽산의 흡수율이 천연엽산보다 그 흡수율이 두 배 가량 높다.


생식은 건강에 이롭다?

생식이란 동물성 음식을 배제하고 식물성 식품에 열처리 없이 그대로 먹는 방법으로 한 때 건강을 위해 끼니 대신 생식을 먹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가공과정이나 첨가물이 없어 원래 식품자체가 지니고 있는 각종 비타민이나 미네랄 효소, 엽록소 등 영양소와 생명 물질을 고스란히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을 이용한 조리는 소화되는 시간을 줄여주고 흡수되는 에너지의 양을 늘려주는데, 곡물 역시 마찬가지다. 불을 이용해 녹말을 가공하면 더욱 많은 탄수화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생식을 통해 비타민 섭취가 증가할 수도 있으나 열을 가하는 것이 오히려 비타민이나 미네랄 섭취에 좋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도 알 필요가 있다. 야채를 열을 가할 경우 흡수될 수 있는 철의 양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양배추를 열을 가해 조리했을 경우 흡수 철의 양은 6.7%에서 27%로 증가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토마토도 열을 가해 조리하면 조리 과정에서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이 분해되면서 체내 흡수력이 약 30% 증가하게 된다.


물론 불을 써서 조리하는 것은 영양분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조리가 되지 않은 생식을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누릴 수는 있다 그러나 흡수율을 낮추면서 영양가가 더 높다는 것은 모순이다. 생식을 통해 섬유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 역시 사실로, 포만감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변비 예방에 좋다.


이에 더해 도정을 덜한 현미나 각종 잡곡이 비타민이나 미량 원소가 도정한 흰쌀보다는 조금 더 들어 있을 수는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일일권장량을 채우기는 힘들다. 오히려 생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수소수로 항산화 효과를 낼 수 있다?

수소를 강화했다고 주장하는 물로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위험한 활성산소를 수소와 결합시켜 인체에 무해한 물로 변환한다는 것이 주요한 논리로 물에 수소를 추가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수에 함유된 수소의 양은 극미해 대기압에서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소 양은 아무리 많아도 1.6mg에 불과하다. 몇몇 수소수 업체들은 수소수 한 병에 1,000ppb에 해당하는 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해 숫자를 키워 착각하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물 1L에 1mg 즉 0.001g의 수소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의료기기 거짓•과대광고 행위를 단속하며 수소수를 언급하고, 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아토피 치료 및 소화 촉진 효과’나 ‘활성산소 제거’ 등 수소수 업체가 표기한 수소수 효능을 두고 ‘위반’이라고 적시했다.


또한 수소이온이 몸에 좋다하더라도 굳이 수소수를 찾아 마실 이유는 되지 않는데 이는 위에서도 수소이온이 풍부한 위액을 생산하지만 바로 담낭에 의해 중화되기 때문이다.


콜라겐, 피부에 양보해야 할까?

동물의 뼈와 피부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보충하면 피부탄력을 좋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탄력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워 콜라겐을 이용한 화장품과 식품이 시중에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


콜라겐은 그 크기가 커서 피부세포막을 통해 흡수되지 않는 물질이다.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크기가 되려면 콜라겐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야만 가능하므로 콜라겐 자체를 피부에 바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더구나 콜라겐이 필요한 곳은 진피층인데, 진피층 위에는 표피층이 4겹 정도로 두껍게 자리 잡고 있어 피부에 발라 콜라겐이 진피층까지 도달하게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상처가 난 부위에 콜라겐을 바르거나 피하주사로 콜라겐을 주입할 수는 있으나 일반적인 화장품으로만 바른다면 별다른 의미가 없다.


최근 대세인 먹는 콜라겐 역시 피부에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콜라겐은 인체에 흡수될 때 모두 분해가 되 아미노산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흡수된 아미노산은 필요한 신체기관으로 이동하고 이 중 일부가 인체 내에서 다시 콜라겐으로 합성되기는 하지만 다른 단백질 역시 아미노산으로 분해됐다가 콜라겐으로 합성될 수 있기 때문에 콜라겐 섭취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콜라겐을 구성하는 주요 아미노산은 모두 비필수 아미노산이므로 섭취 여부에 상관없이 부족하게 되면 체내에서 알아서 합성한다. 사람이 섭취하는 콜라겐의 90%는 배출되며 인체 내에서 콜라겐 합성이 가능하고 체내 가장 많은 단백질이 콜라겐인 만큼 굳이 피부 탄력을 위해 콜라겐을 바르거나 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미노산을 제대로 보충해 콜라겐으로 합성되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우유나 생선, 계란 두부 등의 단백질 식품을 먹는 것이 낫다.


자료 출처: 박재용, <과학이라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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