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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화장품 어디 없나? (2018-03-23)

아모레•CJ ‘중금속 화장품’ 오명

유해물질이 첨가된 치약을 판매하다 홍역을 치렀던 (주)아모레퍼시픽 화장품에서 이번에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치약 회수 조치 이후 불과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이번 사태를 두고 일부 소비자단체는 기업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는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된 아모레퍼시픽 등 8개 업체 13개 품목을 판매중단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3월 19일 밝혔다. 회수 조치된 13개 품목 중 6개 품목은 아모레퍼시픽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다. 회수 대상은 해당품목을 위탁하여 생산한 화성코스메틱(주)(경기도 김포 소재)이 자가품질검사 과정에서 안티몬 허용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한 품목이다. 


◇“안티몬, 자연 발생 가능하지만 맹독성” 
식약처에 따르면 문제가 된 중금속 ‘안티몬’은 공기, 토양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로, 광물성 원료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였을 때 비의도적으로 유리(遊離)할 수 있다. 특히 피부에 닿았을 때 가려움증•수포•홍반 등을 동반한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고, 흡입 또는 섭취하게 되면 두통•구토•호흡기계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의 안티몬 완제품 허용기준은 10㎍/g(ppm)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도덕성 결여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제품에 유해물질이 발견된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 2016년 9월 26일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11종을 회수 조치한 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함유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사과문을 올리고, 환불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생활용품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이후 18개월 만에 또다시 화장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돼, 자체 전수조사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대단히 송구”
아모레퍼시픽은 3월 19일 아리따움과 에뛰드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하루 뒤인 20일 교환/환불 조치에 나서면서, 치약 회수 당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조판매업체로서 모든 판매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안티몬이 자연적, 비의도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원인들로 화장품에 잔류돼 검출된 것 같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화성코스메틱이 제조한 모든 제품에 대하여 자가품질검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부적합 원인 등을 파악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회수 대상 화장품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1호 라이트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2호 내추럴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 1호,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 2호, 에뛰드하우스 AC 클린업 마일드 컨실러, 에뛰드하우스 드로잉 아이브라우 듀오 3호 그레이브라운 등이다. 


친환경•무독성•천연화장품에 대한 관심 급증
아모레퍼시픽과 CJ 등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에 중금속이 함유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피부를 통해 몸 안으로 유입되는 경피독(經皮毒)에 대한 경각심도 커져 여성들 사이에서는 SNS 등을 활용해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근래에 들어 파라벤을 비롯한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중금속 화장품’으로 인해 파라벤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화장품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이번에 검출된 ‘안티몬’ 성분은 중금속이면서 발암성 물질로 합금과 페인트, 거담제, 반도체 등의 재료로도 사용되는 강력한 독성 물질이다. 안티몬에 중독되면 주로 피부염과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또한 목통증, 두통, 가슴통증, 호흡곤란, 구토, 설사, 체중감소, 후각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과거 안티몬 제련 공장 인근 마을에 중금속 폐기물이 방류되는 바람에 공장 인근 마을주민 60명 중 12명이 암에 걸렸고 그중 8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동물실험 않는 제품이 비교적 안전

안전한 화장품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동물실험을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동물실험은 해당 제품 원료의 독성이 동물의 몸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전성이 입증된 원료를 사용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 세계 직접판매기업 중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는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한 모데어를 비롯 멜라루카, 시즐, 오리플레임, 아르본 등이다. 이들 회사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각종 세제류를 포함한 위생용품에도 코셔인증 할랄인증을 얻어 공신력을 높였다.

특히 한국에 정식 판매채널을 갖지 않고도 무독성 제품으로 유명한 시즐과 오리플레임은 유전자 변형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북유럽 천연화장품으로 알려진 오리플레임은 환경단체 그린피스로부터 마이크로비즈(플라스틱 알갱이)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FSC(국제삼림관리협회)의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포장지와 리플렛을 제작한다. 

업계의 화장품 전문가는 “천연 제품이 좋기는 하지만 비화학적인 방부제일수록 알러지 유발 가능성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화학원료라고 하더라도 허용 기준만 준수한다면 위험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화해’ 등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어플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비싼 화장품이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이 좋은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재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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