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규제로 인해 가상화폐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다수의 다단계판매업체들이 잇따라 출격준비에 나서면서 시장 탈환의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선두 주자는 지난 2016년 세계직접판매 33위에 오른 잇웍스다. 잇웍스는 ‘IW코리아’라는 상호로 등록을 마치고 3월 13일 서울시 서초동 본사에서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가졌다. 등록 직후부터 회원들이 몰리면서 과거 타히티안노니와 네리움에 필적하는 오픈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트리플다이아몬드 직급 2조와 다수의 더블다이아몬드를 배출하면서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는 중이다. 암웨이 허벌라이프 에이본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거친 이용학 지사장이 키를 잡았다.

방문판매로 전환했다 다단계판매로 다시 돌아온 썬라이더도 관심 대상이다. 썬라이더는 유니시티코리아와 도테라코리아의 지사장을 역임한 김세헌 씨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다단계판매로의 전환을 검토한 끝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단계판매업계를 떠날 당시 매출 급락이 우려됐으나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소비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선방할 수 있었다.  다단계판매로 재진입을 선뜻 결정한 것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 중에는 방문판매로 전환할 때 이미 손실을 입은 데 이어 다단계판매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 의견조율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포데이즈는 일본 직접판매업계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이다.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주로 취급하며 지사장으로는 일본 본사에서 근무하던 김효주 씨를 선임해 영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사업방식이나 판매원 성향은 판이하게 달라 빠른 시일 내에 실적을 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아이사제닉스는 지난해 김현수 지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에서 김 지사장과 호흡을 맞췄던 임원을 영입해 빠르게 조직을 갖춰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판매원 그룹은 한국시장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조직 꾸리기에 나서 영업개시에 대비하는 중이다.

한 판매원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세계적인 기업을 다시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영업을 개시하는 즉시 최고 직급에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로는 ‘황성주 생식’으로 잘 알려진 ‘이롬’이 방문판매업에서 다단계판매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3월 중으로 보상플랜을 완성해 공제조합에 가입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롬의 경우에는 생식과 건강식품 등을 통해 충성고객 층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고객층이 탄탄하고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므로 단숨에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A사는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업계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과거 모 국내기업에서 일할 당시 유명세를 떨쳤던 판매원 출신의 김 모 씨가 준비 중이며, 생체인식시스템을 활용한 휴대전화단말기를 비롯해 기존 업체들과 겹치지 않는 상품군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수의 유력 기업이 한꺼번에 몰리자 중소업체들은 판매원 단속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 IW코리아와 아이사제닉스 같은 대형 업체가 들어오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모 국내업체의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중에도 한국진출이 확정된 업체의 사업을 준비하는 판매원이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그것은 판매원의 권리니까 우리는 우리대로 제품과 보상플랜 등을 정비하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더 판매원들 역시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들어올 회사가 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덩치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보다 나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상황을 받아들이고 공정하게 경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