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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세상이야기 (2018-03-16 09:49)

고객이 우선이다, ‘고객 중심적 사고’


마케터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싶은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고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발맞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도 스스로의 마음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2호의 한 기사에 따르면 시장 조사를 했을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조용한 청소기인 것으로 드러난 반면 실제로 조용한 청소기는 팔리지 않았다. 이는 청소기 소리가 그저 시끄러운 소음으로만 여겨지지 않고 그 청소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줘 소리가 안 나는 제품을 쓸 때 청소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알다가도 모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어떻게 고객 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고객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고 일컬어지는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고객 중심적 가치를 누누이 강조해 왔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회사가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고객의 눈을 통해 바깥에서 안을 봐야지만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여겼다.


▷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소비자는 관련된 내용과 장점을 잘 모르면 제품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일례로 1990년대 말 당시 최고의 엔지니어를 보유했던 실리콘 그래픽스(Silicon Graphics)는 쌍방향 텔레비전을 개발했다. 개발자들은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자화자찬 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고 판매실적은 참담했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려면 우선 고객이 경험한 것을 최대한 느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 싱킹 회사 IDEO는 한 병원의 작업 흐름 개선을 위해 환자의 시점으로 응급실부터 진찰을 받고 병원 서비스를 받고 퇴원 할 때까지의 동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에 찍힌 것은 간호사가 환자는 전혀 짐작조차 못하는 의학 용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고 환자 스스로는 하릴 없이 천장만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병원 측은 환자가 어떠한 시각으로 병원을 봤는지 알게 됐다. 실제로 고객이 되어 보고 경험 하는 것은 고객 중심 사고로 한 발짝 더 이끌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돼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잘못 예측하게 되는 ‘지식의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학교 내에서 몇몇 교수들이 고학년보다 신입생들을 가르치는 데 애를 먹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정도는 당연히 알겠지’라는 전제 하에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식의 저주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일어나기 십상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마케터는 ‘내가 좋고 괜찮은 제품이라고 아니까 고객들도 그렇게 여길 것이다’라는 생산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숨겨왔던 나의~

사람의 기능적 필요나 심리적 욕구•욕망을 ‘니즈’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니즈는 목적과 레벨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 명백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표면니즈(explicit needs)와 스스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내면니즈(implicit needs)로 구분할 수 있다. 내면니즈는 보통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미충족 잠재니즈를 언메트니즈(unmet needs)라고 부른다. 사람들의 니즈는 빙산과도 같아 표면니즈만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아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종합유통기업인 타깃(Target)의 이노베이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타깃은 미국의 혁신컨설팅 기업 점프(Jump Associate)와의 협업을 통해 대학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를 대상으로 매출을 늘릴 방안을 찾고자 했다. 한 유통매장에서 점프의 컨설턴트들은 전기주전자를 살지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관찰했다. 학부모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데 다른 학생 중 하나쯤은 있으니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학생은 반대로 공부하다보면 쓸 일이 생겨 누구나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테니 사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실랑이가 한참 이어지다가 그 가족은 결국 전기주전자를 진열대에 다시 내려놓고 떠났다. 비슷한 상황이 여러 곳에서 관찰됐는데, 점프 연구팀은 ‘경험하지 못한 낯선 환경에 대해 신입생들이 가지는 두려움’을 포착하고 기존과 차별점을 둔 판매 전략을 수립해 “이것만 사면 다 준비된 거예요”라는 확신을 주는 ‘kitchen in a box’ 세트상품을 출시했다. 신입생의 언메트니즈인 ‘새롭고 낯선 학교생활에 제대로 준비를 마쳤다는 안심과 자신감’을 충족시킨 것이다. 그 결과 2002년 3분기 타깃은 다른 전년대비 12%나 성장한 8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어느 사업이던 간에 사람을 중심에 두지 않는다면 성공과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고객 스스로도 모르는 진정으로 원하는 욕구를 발굴해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선사하는 것이 곧 혁신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인간 탐구로 여는 기회

고객 중심적 사고를 위해서 고객에 대해서 다양한 공부가 필요하다. 경영서적뿐만 아니라 심리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등을 공부하면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 지에 대한 경향성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관련 최신 이론과 데이터를 섭렵하다보면 고객을 이해하고 유치하는 데 한결 수월해진다.

예를 들어 2017년 발행된 <맥킨지 쿼털리>에서 350여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쇼핑하는 약 12만 5,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개의 상품군 중 오로지 3개의 상품군에서만 충성도 중심 구매 패턴이 나타났다. 충성도 중심 구매란 소비자들이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기보다 한 번 구입한 브랜드를 다음에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나머지 27개 상품군에서는 소비자들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여러 제품을 비교하는 구매 형태가 나났다고 한다. 이를 좀 더 세분화하면 이동통신사, 자동차보험, 투자 상품 분야만이 50%가 넘는 충성도 중심 구매 패턴이 나타났고 나머지는 30%아래였으며 특히 화장품과 신발은 충성형 고객의 비중이 각각 4%와 3%에 불과했다.

위와 같은 데이터 분석은 고객들이 구매 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준다. 끊임없이 고객에 대한 정보, 이론 데이터를 업데이트 할수록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닷컴 CEO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는 초기에 회의실에 빈 의자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 빈 의자는 바로 고객의 자리이고 임원들은 회의실에는 오지 않았지만 중요한 참석자인 고객을 생각해야만 했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 중심적 사고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 아마존닷컴 CEO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5년 후나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지는 묻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외면하지 않는다.”


참고자료: <경영학 두뇌> 김병도 저, <조용한 청소기? 아무도 안 사더라 고객도 모르는 Unmet Needs를 통찰하라> 동아비즈니스 리뷰 202호. 김철수, <요즘 고객,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제품 비교. 타깃 아니었던 소비자를 다시 세분화하라> 동아비즈니스리뷰 2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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