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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마케팅의 역습- 플랫폼 사업으로 새 영역 개척 (2018-02-09)

"환경 가혹할수록 진화 빨라지는 원리"

다단계판매업계에 터무니없는 규제가 만연하면서 방문판매법에 저촉되지 않고 소비자와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사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충성 고객에 대해 마진의 대부분을 캐시백 해줘 다단계판매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가상화폐를 비롯한 유사수신사업이 번창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다단계판매업계의 수당지급률에 실망한 판매원들 사이에서 플랫폼 사업은 화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제조업체 홈페이지에서 직접 제품 구매

플랫폼 기업들의 특징은 제조기업과 소비자들을 직접 연결해 비제조 다단계판매업체의 단점이기도 했던 ‘직거래 유통’을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직거래유통을 표방하기는 했지만 벤더사나 브로커가 끼어들면서 소비자에게 ‘다단계는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는 제조업체조차 다단계판매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자체거래를 통해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D사는 소비자를 모집해 제조업체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제품을 소개받은 소비자가 제조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면 제조업체는 약정한 마진을 D사에 돌려준다. D사는 다시 이 돈을 충성도와 기여도에 따라 차별적으로 소비자에게 캐시백하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통해 이러한 사업방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는 물론 제조업체도 환영하고 나섰다. 모 다단계판매 업체에 납품했던 한 제조기업의 대표는 “납품 후 3개월 만에 결제를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뤄질 때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D사는 소비자가 직접 제조기업을 통해 주문을 하고 즉석에서 결제를 하기 때문에 납품대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자금 회전도 빨라져서 경영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tps138’ 모델로 한 인터넷쇼핑몰도 등장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S사의 대표는 “이제는 다단계판매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알리바바와 같은 사업모델을 만들어 볼 작정이지만 한국의 방문판매법은 그때그때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사와 서버는 일본이나 홍콩 등 한국과 가까운 해외에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중견기업의 오너가 참여를 확정하는 등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는 중이다.

S사가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중국의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tps138’이다. tps138의 다단계식 사업방식은 등록되지 않은 다단계판매로 불법이지만 수년 째 한국정부는 이렇다 할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S사의 대표는 “제재를 하지 않는 이유가 해외에 본사가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중국정부와의 마찰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 일단 본사를 해외에 두면 한국정부가 딴죽을 걸고 싶어도 걸 수 없으니까 방판법이 개선되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는 (본사와 서버를)해외에다 두고 한국을 대상으로 영업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사에 투자와 납품을 하기로 결정한 제조기업의 대표는 “우리 같은 생필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은 자력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S사가 인터넷쇼핑몰을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로 사세를 확장하게 되면 입점업체들은 자연스럽게 글로벌시장에 제품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S사의 대표는 “좀 황당무계한 이야기지만 알리바바가 우리의 잠재적인 경쟁상대”라며 “대기업은 물론이고 일부 중견기업들도 동참을 약속하고 있어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공동구매 위한 소비자 연합”

한편 D사나 S사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화제가 되자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관과 단체에는 이들과 관련한 신고와 민원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사는 이미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의 방문을 받고 적법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D사의 관계자는 “일부 업체에서 악의적으로 우리를 불법다단계라고 매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 공정위 관계자가 방문했을 때 충분히 설명을 했고 조언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공동구매를 위한 소비자연합으로 다단계판매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S사의 대표 역시 “불법적인 일을 누가 하고 싶어 하겠느냐”면서 “다만 한국의 경우 사안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달라지는 사례가 있고, 기관에서 임의대로 법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해외에 본사와 서버를 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통생태계의 변화조짐과 관련해 업계의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 관계자는 “환경이 가혹하면 진화는 빨라지게 마련이어서 방문판매법과 각종 규정들이 남발되면서 한국 다단계판매 생태계 교란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신종 또는 변종의 발생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구 환경이 파괴됨에 따라 육지와 바다에서 여러 기형생물이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D사를 비롯한 각종 플랫폼 사업이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생물종이 탄생했을 때 그들을 박멸하지 않는 것처럼 유통시장에서도 새로운 모델이 탄생했다면 지켜보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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