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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세상이야기 (2018-02-09 09:33)

설 세시풍속 돌아보기


설날은 추석과 더불어 한국의 최대 명절 중 하나지만 막상 설 풍속은 해돋이 보며 소원을 비는 것과 떡국, 설빔, 세뱃돈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통 양력 1월 1일을 신정으로, 음력은 구정으로 부르는 것이 일제의 잔재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고 한다. 매년 있지만 잘 모르는 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정월 초하루, 설날의 시작은 전날인 섣달 그믐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섣달 그믐이 끝나고 조금 간격을 두고 정월 초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끝나면서 동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설 하루 전을 까치설이라고 부르는데, 노래에 나오는 까치와는 별 관계가 없으며 작다는 뜻의 옛말인 ‘아치’에 ‘설’을 더해 작은 설을 뜻하는 ‘아치설’ 혹은 ‘아찬설’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 무렵부터 연날리기 놀이를 시작해 보름까지 즐겼는데 보름에 날리는 연은 액연(厄鳶)이라고 하여 멀리 날려보내고 이후로는 연을 날리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에는 연을 보름 이후에도 날리는 사람은 고려백정이라고 부르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선조들은 섣달 그믐에는 잠을 자지 않았는데 이는 아침에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가 아닌 수세(守歲)라는 풍습 때문이다. 수세는 섣달 그믐 날 밤에 집안 구석구석을 밝히고 가족이 둘러 앉아 밤을 새는 것으로 집에 빛을 밝혀 잡귀를 쫓고 복은 들여보내기 위해서 이 같이 지냈다고 한다. 수세를 하지 않고 잠이 들게 되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거나 굼벵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불을 식구마다 하나씩 밝혀 새해 점을 치는데 고생할 사람의 불은 가물거리고 운이 좋을 사람의 불은 빛이 좋다고 한다.


복조리를 그믐 한밤중부터 정월 초하룻날 아침까지 걸어두고 복을 기원하기도 하는데 밤새 조리장수가 각 집마다 복조리를 사라고 외치며 돌아다닌다. 이때 1년 동안 쓸 조리를 사는데 일찍 살수록 좋다고 믿었고 밤에 사지 못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에도 조리를 샀다.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두고 조리 속에 돈과 엿을 넣어두면 더욱 좋다고 한다.



정월이 되면 하는 것들

설날에는 세찬의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은 순수와 장수를 뜻하는 새해 첫 음식으로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속설도 있다. 시루에 찌는 떡을 길게 늘여 가래로 뽑는 떡국 떡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 역시 둥근 모양이 엽전 모양과 같기 때문이다.


 

설날 꼭두새벽에 거리에 나가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방향에 관계없이 소리를 들을 때 까치소리를 들으면 길조이고 까마귀소리를 들으면 불길하다고 한다. 또 정초에 널을 뛰면 그해에 발에 무좀이 슬지 않는다고 한다.

설날 밤에는 야광귀라는 귀신이 하늘에서 내려 와서 신발을 신어보고 맞으면 신고 가는데 신발을 잃은 사람은 그해에 재수가 없다고 한다. 이때 대문 위에다 체를 걸어두거나, 마당에 장대를 세우고 체를 달아 매어두면 야광이가 와서 체의 구멍을 세어보다가 잘못 세어 또다시 세고, 또 세고 하다가 신을 신어보는 것도 잊어버리고 새벽닭이 울게 되어 물러간다고 한다. 또한 지방에 따라서는 오후 5시부터 귀신을 쫓는다 하여 먼저 딱총을 놓고 대문 위에 체를 걸어놓는 집도 있었다.
 

설날에는 특별히 설빔을 맞춰 입는데 보통 물색이나 색이 있는 옷을 입었고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버선이라도 새로 마련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돌 때 입는 ‘돌치레’와 같은 색동저고리를 입는다.

금기사항들
설날에 나타나는 금기는 전국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이들 행위를 금하는 세부적인 이유가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한 해의 농사와 개인의 운수와 관련되어 있다. 금기의 내용을 분류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설날에 전해지는 금기의 대표적인 것은 여자들의 출입에 대한 금기이다. 여자들의 출입에 대한 금기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통하던 것이었다. 대체로 여자들이 설날 혹은 정초에 바깥출입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집 주인이 싫어하기 때문’, ‘단순히 부정타기 때문’, ‘한 해 동안 재수가 없기 때문’, ‘재수가 없다고 여겨서 세배를 하지 못하기 때문’, ‘그 집 닭(병아리)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 ‘농사가 잘 안되기 때문’ 등 지역별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여자들이 남자들과 섞여 들어가거나 남자 뒤에 들어가는 것은 좋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할 사람이 남의 집에 왕래하면 남녀 어느 한쪽의 운이 나빠진다고 여긴다(충북 괴산).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금기이다. 한편 남자들에 대한 금기도 있는데 설날에 ‘상가(喪家)에 다녀온 남자’, ‘개고기를 먹은 남자’는 부정이 들기 때문에 남의 집에 출입하지 못하게 했다. 이 같은 여성에 대한 출입 제한 때문에 양반가의 여인네들은 설날 남의 집에 인사를 갈 수 없어서 몸종을 대신 보내기도 했다.

둘째, 설날에 바느질을 하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이날 바느질을 하면 안 되는 이유로 ‘생인손을 앓기 때문’, ‘손에 가시가 들기 때문(손독으로 덧남)’, ‘곡식 뿌리가 삭기 때문’, ‘손가락을 다치기 때문’, ‘손가락이 아리기 때문’, ‘저승에 가서 홀어머니가 되기 때문’ 등이 있다. 그래서 이날은 옷이 헤어져도 바느질을 하지 않았다(경기 남양주, 경북 구미•칠곡)고 한다.
 

셋째, 설날에 문을 바르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설날에 문종이를 바르면 안되는 이유로 ‘단순히 재수가 없기 때문’, ‘재수 구멍•여수 구멍(돈 구멍)을 막기 때문’, ‘복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 등의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설날이나 정초에 문을 바르는 것을 피하고 8월 전에 문을 발라야 한다고 믿는다. 만약 이것을 어기고 섣달그믐 전까지도 문을 바르지 못하면 정월 한 달 동안이 몹시 춥다고 한다(전북, 충남 예산•홍성).

넷째, 설날에 재를 치우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대체로 재를 재물(財物)로 여기는 관념의 표현이다. 이날 만약 재를 치우면 ‘집안의 복(재물복)이 나간다’, ‘곳간에 있는 곡식이 줄어든다’, ‘곡식이 모이지 않고 집안의 복이 빠져 나간다’,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를 집 밖으로 절대 가져가지 않으며 설날이 되기 전날인 섣달 그믐날 미리 치우기도 한다(경남).

다섯째, 설날에 곡식을 밖으로 내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이날 만약 곡식을 팔거나 남에게 주면, ‘집안의 복이 나가서 재산이 줄어든다’, ‘그해 수확량이 줄어든다’, ‘돈을 빌려주면 복이 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곡식이나 돈을 빌려주려면 섣달 스무날 전에 미리 빌려주기도 한다(부산 기장•경남 밀양).

그 외 설날의 금기 사항으로는 ‘개고기 먹지 않기(경기 이천, 충남 천안)’, ‘늦잠 자지 않기(제주도)’, ‘머리 감지 않기(경기 김포, 의왕)’, ‘물동이 지지 않기(제주도)’, ‘물이나 쓰레기 버리지 않기(경기 이천, 전북 익산)’, ‘물질하지 않기(충남 아산)’, ‘방망이 소리 내지 않기(제주도)’, ‘배에 여자 태우지 않기(경북 울진)’, ‘봉사한테 점치지 않기(제주도)’, ‘비질하지 않기(제주도)’, ‘빨래하지 않기(전남 목포)’, ‘새벽에 물 길어오지 않기(전북 진안)’, ‘성냥 사지 않기(경기 이천)’, ‘손톱 깎지 않기(제주도)’, ‘족제비 보지 않기(제주도)’, ‘풀 쑤지 않기(제주도)’ 등이 있다.

참고자료: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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