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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세상이야기 (2018-02-02 09:57)

운運도 실력이다


1913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룰렛 게임에서 구슬이 20번 연속 검은색으로 떨어진 일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20번이나 검정색에 구슬이 떨어졌으니 다음번에야 말로 붉은색에 떨어지리라 확신하며 붉은색에 돈을 걸었다. 그러나 구슬은 26번째까지 검정색에 떨어져 수많은 도박사들이 돈을 무더기로 잃는 일이 있었다. 도박사들은 확률이라는 운과 관련된 영역을 상관관계로 풀려하는 잘못된 계산을 한 것이다. 이러한 것을 ‘몬테카를로의 오류’ 혹은 ‘도박사의 오류’라고 일컫는다. 이와 비슷한 오류들은 피하면서 예측 불허한 운을 자신의 편으로 삼기 위한 조건을 알아보자.

운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

노력을 다한 후에 천명을 기다림 이라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고사가 있다. 이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운은 모든 일에 개입을 해 일의 성패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중요하고 굵직한 발명들은 대부분 운으로 인해 완성된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이 메모를 붙였다 뗄 수 있도록 만든 포스트잇의 접착제는 연구의 실패에서 만들어진 산물이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로니텐은 미녹시딜 성분이 털을 새로 자라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로게인이라는 탈모치료제로 탈바꿈되기도 했다. 또 프라이팬, 방수복, 고어텍스, 랩, 포장지에 들어가는 폴리에틸렌 모두 우연히 발견된 우연의 산물이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마이클 레이너(Michael E. Raynor)와 뭄타즈 아흐메드(Mumtaz Ahmed), 텍사스 대학의 앤드류 헨더슨(Andrew D. Henderson)과 공동으로 1965년부터 2005년까지 있었던 2만 여 개 회사를 통해 운이 성과에 미치는 결과를 연구했다. 세 명은 연구를 통해 실력이 있는 기업보다 운으로 우수한 성과를 유지한 기업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그들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경영서에서 고성과 기업으로 소개된 287기업을 철저하게 조사했는데, 그 결과 이들 중 운보다 실력을 갈고 닦아 성공을 거둔 기업은 1/4도 되지 않았다. 그들의 연구는 성공 여부에는 운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보여준다.


예측은 모두 헛수고인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구글Google의 힘을 한 번 쯤은 빌려봤을 것이다. 구글이 그 규모를 키우고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리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잘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다. 구글은 스탠포드대학교의 박사과정을 밥고 있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개발한 ‘페이지랭크’라는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인터넷 서비스 회사다. 하지만 이 두 젊은 창업가는 학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 알타비스타에 100만 달러로 매각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알타비스타는 이 제안을 거부했고 그 다음으로는 익사이트에 75만 달러에 회사를 팔려고 했으나 역시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은 스스로 회사를 꾸려가기로 마음먹게 돼 현재의 구글에 이르게 된다.


그 당시 알타비스타와 익사이트만 예측을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 <파이낸셜 타임즈>, <디 자이트> 등은 구글에 대한 평가가 박했고 주식 공개 이후에도 <월스트리트 저널>은 구글이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했을 경우의 기업 가치를 2,500억~2,700억 달러로 예상했으나 2018년 1월 기준으로 구글의 시가총액은 약 7,400억 달러에 달한다.


▷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좌)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우)


운의 영향력을 받는 다는 것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예측이 허사가 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예측의 양을 더 늘리고 또 최선을 상정하지 않고 최악의 사태를 상정해야 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심리학과 및 정치학과, 와튼 스쿨 교수인 필립 테틀록(Philip E. Tetlock)은 <전문가의 정치적 판단(Expert Political Judgment)>이라는 사회과학 분야 논문으로 예측에 대한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대학교수, 싱크탱크 연구원, 미정부 소속 자문부터 세계은행(World Bank)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기관이나 언론계에 소속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거의 모두 석사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경력자들이었다.


테틀록은 이들을 대상으로 예측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2만 8,000개의 항목의 주제를 예측하도록 했고 15년에 가까운 연구를 종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예측한 것보다 못한 성적을 냈고 소수의 전문가만이 원숭이보다 아주 약간 더 낫게 예측성과를 올렸다. 연구 참여자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주장한 사건 중 약 15%는 실제로 일어났으며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 예측한 것들 중 25% 정도가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명성이 높은 전문가일수록 오히려 예측능력은 떨어졌으며, 적잖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낮은 예측 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 변명을 늘여 놓았다.


반면 이들 중에서도 예측에 탁월한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예측한 것들은 4년 간 일반적인 예측가들보다 3배가 높은 적중률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라는 사실이다. 이들과 같은 ‘슈퍼예측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광이 되어야한다. 예측할 주제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꼼꼼이 확인하고 추적하고 자신의 예측도 그에 맞춰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한다. 고정 관념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 예측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야한다. 그리고 자신이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고 맞추었더라도 상당히 운이 있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 필립 테틀록(Philip E. Tetlock)교수


운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면

우선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네덜란드 심리학자인 트래비스 프루(Travis Proulx)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을 대처하는지 연구했다. 연구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노출되면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질서나 일정한 패턴을 찾으려는 ‘종결 욕구’가 강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종결 욕구가 강해질수록 사람은 고정관념으로 회귀하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쉬워지며 모순되는 상황을 부인하기까지에 이른다. 그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불쾌하더라도 받아들여야지만 정확한 분석과 나은 해결책,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 진다.


또한 운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복권에 당첨되는 데 실력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데 비해 공부나 직장 내에서의 반복적인 업무 같은 경우에는 운보다는 실력이 더 크게 발휘된다. 운의 영향력을 재려면 전문성과 결과를 봐야한다. 전문성에 합당한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운보다 실력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함을 뜻한다. 운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해서 실력이 없으면 행운 역시 놓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이다. 최고의 기회는 놓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 놓이면 다음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Deloitte Insights , Harvard Business Review , 고영성/신영준 <일취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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