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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탐방❸

중국이 살아 숨쉬는 대림동

  • (2018-01-26 11:06)


대림역 1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형형색색의 간판과 중국어로 도배된 거리, 길 건너부터 골목 더 깊숙한 안쪽까지 한국어를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미용실부터 노래방, PC방, 휴대폰 대리점 간판이 중국어라 일대 전체가 차이나타운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조선족이나 중국인에 관련된 괴담이 많아 꽤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기엔 으스스할 것이라고 으레 짐작하고 갔지만 화려한 불빛과 밝은 거리는 그런 걱정이 허사라고 말하고 있었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강렬하고 알싸한 향신료의 냄새와 튀기고 굽는 소리로 마치 중국 한 도시에 갑자기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다.

▷ 식료품점


특이하게 생긴 음식들이 줄을 지어 있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됐다. 일단 조금 큰 가게에 앉아 음식을 시키려는데 한국어가 통하지 않아 주문부터 고생이었다. 한국어가 잘 통하지 않자 안에 들어가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불러오는 것을 보고는 이곳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일단 쉽게 먹을 수 있고 그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우육면을 먼저 시켰는데 장조림과 같은 간장맛과 단맛의 조화가 두꺼운 면과 두툼하고 큼지막한 고기에 스며들어 혀에 착 감기면서도 고수와 향신료가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있어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먹고 나니 혀가 알싸한 것을 보아 고수나 중국식 향신료가 혀에 맞지 않는 사람에겐 맞지 않을 것 같다.


▷ 우육면
▷ 훠궈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두꺼운 메뉴판과 길가에 널린 중국 음식이 여태 중국 음식이라고 하면 중화요리집에서 파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던 편견을 박살냈다. 길가에 메뉴들도 중국어로 적혀있어 먹기 위해 메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며 주문하는 것이 서울에서 관광객이 된 모양이라 신선한 느낌이었다.




길에는 한국에서 떡볶이나 어묵, 순대를 팔 듯 소힘줄무침, 딤섬, 냉면구이 등이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소힘줄무침 팔던 아저씨가 어눌한 한국어로 연변에서 인기 많고 맥주나 소주 같이 먹으면 좋다는 설명을 하며 맛보라고 하나 집어주셨다. 소힘줄무침은 매콤하고 간이 돼있는 것이 입이 심심할 때 음료랑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면구이는 특이하게도 냉면을 철판에 계란과 구워서 만든 음식으로 질긴 냉면을 익혔으니 딱딱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쫄깃하고 부드러워 중국판 떡볶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이 매운 것이 음료수가 없다면 먹기 꽤 불편할 것 같아 편의점에서 산 소다 한 캔과 앉아서 그 맛을 즐겼다. 그렇게 앉아 있자니 가게 안에서 한 중국 아주머니가 기분이 좋은 듯 춤을 추는 것이 창 너머로 보여 웃음을 참을 수 없던 참 유쾌한 동네였다.


▷ 냉면구이


중국 음식들이 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빼곡히 차있어 선택하는 것이 힘들거나 귀찮은 ‘선택장애’라면 바로 눈에 띄는 가게에 들어가서 가장 잘 팔리거나 맛있는 음식을 묻고 주문해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난이도가 높은 취두부 튀김부터 무난한 닭꼬치, 군고구마, 만두 등 다양한 음식이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 취향에 따라 먹는 것도 무난하다. 음식에 고수같이 생소한 향신료들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강한 향신료를 선호하지 않는 입맛이라면 이곳에서 시키는 음식을 먹기 전 각오를 먼저 해두어야 할 것이다. 정 어렵다면 만두나 딤섬 같은 난이도가 낮은 음식들 먼저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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