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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2018-01-19 11:33)

일본은 로또 당첨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서민들의 꿈과 행복에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투자냐 투기냐를 두고 설왕설래 하는가 하면, 거래소 폐쇄를 두고 정부 부처 간 엇박자를 내면서 청와대에 국민청원이 빗발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혼선으로 정부의 정책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도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예비부부가 결혼하기 위해 수년 간 모아뒀던 1억 여 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원금이 반 토막 나는 바람에 파혼 위기에 놓인 일도 있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거래소 생활을 전전하다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이 유별납니다. 심지어 ‘김프’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는데, 한국 거래소의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일정비율 비싸다는 뜻의 ‘한국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해외거래소에 있는 사람들보다 우리나라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요, 아니면 일확천금을 소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까요? 혹자들의 말대로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투기에 불과한 것일까요?

어떤 이유가 됐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로지 돈을 쫓는다는 의미의 측은지심은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그 행복의 기준이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돈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점이 지금의 가상화폐 열풍을 몰고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푸념에 항상 등장하는 ‘돈이 없다고 불행한 건 아니지’만, 부족한 생활에서도 행복한 삶을 사는 자들이 타인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질 만큼 흔한 일 또한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적게 벌더라도 윤택한 삶을 살기란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집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 결혼 평균연령은 높아지고, 돌연 독신주의를 선언하는 사람은 늘고 있습니다. 20대에 학자금대출로 허덕인 사람들이 30대에는 집을 구하기 위해서, 40대에는 자녀 교육비 때문에 대출의 덫에 걸리고 맙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 “돈 없고 빽 없으면 살기 힘든 나라”라는 말이 못 박히듯 가슴에 사무치는 것 같습니다.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그 외의 생활을 위해 쓸 수 있는 자금이 마땅하지 않다는 겁니다. 심지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인 의식주조차 해결하기가 버거운 현실을 직시하면 왜 그렇게 사람들이 일시에 큰돈을 얻고자 하는지 금세 수긍하게 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지강헌의 외침이 지금까지도 입방아에 오르는 것을 보면 돈 없이는 살기 벅찬 세상이 아닌가하는 넋두리를 자연스럽게 늘어놓게 됩니다. 건물 외벽을 청소하던 중년 가장의 추락사,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 아이에게 먹일 체리를 훔쳤다가 체포된 가난한 엄마, 임금을 체불당한 일용직 노동자의 무력한 고공시위, 이 모든 이야기들이 불과 수년도 안돼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좀 더 비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고되게 보내는 사람들은 어쩌면 미래의 단 하루가 될지도 모르는 찰나의 순간을 위해 수십 여 년의 세월동안 참고, 아끼면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가진 자들은 더 가지려고 하고, 가지지 못한 자는 늘 빼앗기기만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매일매일 수많은 근심으로 새벽을 밀어냈을 사람들. 그들은 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할 뿐입니다. 지금의 삶에서 적당하지 않으면 먹고, 자는 삶 외에는 웃을 만한 일이 많지가 않기 때문에.

문득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는 그들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가진 자의 욕심과 야망으로 가득 찬 지금의 세상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변화의 시작은 멀리에 있는 행복을 바라보는 그들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자들의 발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인간에게 있어 행복은 특권이 아니라 기본권입니다. 행복한 꿈을 꾸는 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행위는 미욱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합니다. 일상의 권태와 삶의 무게로 행복을 잊고 사는 그들을 위해.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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