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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규제 수년째 요지부동 (2017-12-29)

공정위, ‘20년째 신중히 검토’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 전면개정 이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법이 업체나 판매원들에게 자유시장에서의 족쇄로 작용하는 불합리한 규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수년째 같은 사안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면서도 “업계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법률 개정 시)부정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서 접근해 나갈 필요가 있는 문제”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업계는 ▲보상플랜 변경 3개월 이전고지 ▲후원수당 35% ▲가격 160만 원 상한선 ▲무등록 다단계판매원 처벌 ▲용어변경 등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 방문판매법과 같이 다단계판매에 대해서만 과잉규제를 할 게 아니라 완화를 통해 산업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992년 방문판매법이 제정되고, 1995년 방문판매법 전면개정을 통해 국내에서 다단계판매 영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또한 후원수당 35%, 제품가격 100만 원 등 당시 다단계판매에서의 사행성을 우려한 법적 상한선이 마련됐다.

현행 방문판매법에서는 후원수당의 산정 및 지급 기준을 변경하려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3개월 이전에 통지해야 한다는 점이 정산하는 기간에 비췄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모두에게 이익’이 되거나, ‘판매원 전원의 동의’를 받는 경우 즉시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 업체 관계자는 “매달 후원수당을 정산하는데 3개월 이전에 사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백화점 세일행사도 3개월 전 정부에 고지하고 있는 게 아닌데, 업체 프로모션까지 3개월 전에 고지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판매원이 830만 명인데, 실질적으로 후원수당을 가져가는 판매원은 160만 명에 불과하다”면서 “동의를 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명시돼 있지 않고, 후원수당을 받지 않는 소비자 모두에게까지 동의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후원수당 35% 기준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행사 기간 발생하는 식대, 교통비와 교육비, 컨벤션 장소 대여료 등 모든 비용은 후원수당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수시로 이뤄지는 판매원 교육, 행사에 대한 경비가 후원수당에 포함되기 때문에 35%에 맞추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판매원 역시 마찬가지다. 모 업체의 판매원은 “수당을 더 준 회사를 처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35% 미만의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공정위나 조합이 실사를 벌이며 불법업체를 걸러내는 판국에 후원수당은 회사 자율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다단계판매업계 매출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신규업체를 제외하고, 후원수당 지급률이 가장 낮은 업체는 에나직크로 12.08%에 불과했다. 30% 미만인 업체는 신규업체를 제외한 103개 중 22개 업체였다.

가격상한선에 대한 폐지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95년 방문판매법 전면개정 당시 가격상한선은 100만 원. 이후 2002년 개정된 방문판매법에서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130만 원으로, 2012년에는 160만 원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매번 물가상승률에 따라 법을 개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모 업체 임원은 “판매가격제한은 시장 경제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해할 수 없는 규제”라며 “개별 상품의 가격에 제한을 두더라도 세트상품으로 판매하는 경우 이 규정은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용어변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용어변경은 2000년대 초 ‘직접판매’라는 용어 사용 확대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직접판매공제조합이 공모전, 포럼 등을 열면서 다단계 명칭 변경을 위한 바람몰이에 나섰다. 그러다 2015년 협회와 양 조합이 다단계 용어 오남용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업계의 전반적인 현안으로 떠올랐다.

다단계판매업체 모 임원은 “5조 원 규모로 성장한 다단계판매의 시장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제반 여건 등이 많이 달라졌다”면서도 “다단계를 해 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의 인식 차이는 확연히 다른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업체의 한 직원은 “1년 넘게 다단계업체에 근무하면서 가족들에게 다단계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냥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는 줄 안다”고 토로했다.

모 업체 판매원은 “리크루팅할 때에도 굳이 다단계라는 용어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네트워크마케팅이라고 한다”면서 “A사와 H사 등 큰 회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업체가 다단계라고 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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