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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피라미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2017-11-24)

가상화폐를 보는 시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단기간에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보거나, 또 하나는 단순히 투기로 보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의 최고가 갱신이 이어지면서 가상화폐는 전 세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가상화폐의 시세 등락이 커 일확천금을 노리는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활용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면서 이를 악용한 각종 범죄행위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상화폐를 판매한다거나, 유사수신, 무등록 다단계 방식으로 불법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등 그 수법 또한 다양하다. 당연하게도 이 과정에서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다단계업계에도 가상화폐의 마수가 뻗쳤다. 가상화폐 열풍으로 판매원이 대거 빠져나가는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전반적인 업계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가상화폐의 인기가 유난했던 지난해 다단계업계의 매출은 9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5년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온 사실을 들여다보면 갑작스러운 매출하락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것은 업계의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행위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업계 매출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판매원들이 가상화폐를 악용한 유사수신, 무등록 다단계 방식의 피라미드에 발을 들이면서 그들이 몸담았던 업체의 매출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가상화폐 피라미드가 허물어지는 모양새다. 업체의 대표가 잠적하거나 채굴이 중단되는 등 종말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더트레이드, 마이닝맥스, 트레이드코인클럽 등이 있다. 이들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으로 피해자를 양산했다. 피해자들의 하소연 속에는 다단계판매원으로 종사했던 사람들의 탄식도 섞여있었다.

가상화폐 피라미드의 최후가 선명해지자 여기에 뛰어들었던 판매원들이 업계로 되돌아오려는 시도도 포착된다. 모 업체의 판매원에 의하면 같은 회사의 판매원으로부터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권유받은 적이 있지만 사업목적이 오로지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했다. 그런데 가상화폐 사업을 권유했던 판매원이 최근 회사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귀를 시도한 해당 판매원은 사업설명회조차 나설 수 없는 등 사업을 제대로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소식을 전해준 판매원은 다단계사업은 자기 자신을 파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가상화폐 피라미드는 일시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단계가 지향하는 소비자 마케팅과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메시지와 가상화폐 피라미드의 결말을 보면, 가상화폐로 인해 업계의 매출은 하락했지만 오히려 업계의 자정작용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계자들의 의견에 힘이 실린다.

왜냐하면 가상화폐 광풍으로 매출이 하락한 것은 지금까지 다단계판매 시장에는 소비를 위한 매출이 아니라 투기성 매출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사업을 진행한 판매원과 그의 꾐에 넘어가지 않은 판매원의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이 시장이 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린다.

과거에도 그랬듯 불법 업체에 연루된 판매원의 말로는 좋지 못했다. 가상화폐는 피라미드가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되는가에 대한 또 한 번의 교훈을 남겼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업계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당장에 벌어진 매출하락은 불가피 한 것이므로 여기에 얽매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마케팅에 좀 더 부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현재는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정부의 급선무이기도 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이 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가상화폐를 악용한 불법 피라미드 조직을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조금 더 서둘러야 한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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