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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2017-11-17)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부 다단계판매 업체에 대해 직권 조사를 하고 있다. 우리 업계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주무부서의 직권 조사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사를 받는 업체들의 입장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조사에 응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조사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불편한 내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 행해졌던 직권 조사와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 대상 업체를 방문하기 하루 전에 조사 목적, 방법, 조사 항목 등에 대해 사전 고지를 했었다. 또, 약 10개 업체를 2주일에 걸쳐 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달부터 사전 고지도 없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방문 조사의 사전 고지가 의무사항이 아닌 것은 알고 있으나 문제가 있는 회사라면 하루 전 고지를 해도 자신들의 문제점을 하루 만에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굳이 고지 없이 방문해 업체를 놀라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다단계판매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유는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해 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하고 수시로 판매원을 대상으로 허위•과대광고 방지 및 불법적인 사업행태 근절에 대해 교육하는 등 스스로 자정 노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공제조합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시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다단계판매 업계가 직면한 문제는 각종 코인을 이용한 불법 업체들이다. 취재를 위해 업체를 방문하면 대다수의 업체에서 같은 얘기를 한다. 가상화폐 코인을 이용한 각종 피라미드, 유사수신 업체에 다수의 회원을 빼앗기고 있다고 말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들 불법 업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이들을 척결할 저마다의 방안을 두고 의견을 나누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괜히 나섰다 오히려 공제조합이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미운 털이 박힐까봐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소비자피해 예방 및 보상을 최우선으로 다루는 사안이라면 되물어 보고 싶다. 제도권 안에서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에서의 소비자피해가 많은지 불법 업체로 인해 피해본 사람들이 많은지 말이다. 다단계판매 업계에 대해 감시•감독해야 하는 책임으로 매년 일부 업체를 선정해 직권 조사하는 것이 그들의 당연한 업무라면 업계를 보호하고 장려할 책임은 없는 것인지,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불법 업체들에 대한 조사는 얼마나 했는지 궁금하다.

다단계판매 업체와 함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방문판매 업체와 후원방문판매 업체도 매년 직권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현재 다단계판매 업계와 같이 2개의 공제조합이 있는 상조업계에서도 직권조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방문판매 업체와 후원방문판매 업체에 대한 정기적인 직권조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 업체나 상조업체에 대한 직권조사가 끝난 후에 조사 결과에 대한 발표는 왜 없는지도 궁금하다. 이따금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 업체에 대한 시정명령 또는 과태료 부과 등에 대한 소식은 접하지만 이는 직권조사의 결과로 보기에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보도자료가 대부분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가 잘못됐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안이해질 수 있는 업체들을 위해 그리고 합법을 가장해 불법을 일삼는 업체의 퇴출을 위해서 직권조사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좀더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한다.

공제조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조합에서 확인하고, 업체에 가서는 최소한의 항목만 조사해 조사기간이 업체당 2∼3일씩 소요되지 않게 한다든가, 형평성을 고려해 방문판매 업체, 후원방문판매 업체 등도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모든 직권조사 후에는 조사 결과발표를 하는 것이다.

잘못이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벌칙 및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상이 없는 업체에 대해서는 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건전한 영업을 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주권 확립을 위해 소비자피해 방지의 역할도 있지만, 중소기업 경쟁기반 확보를 위한 역할도 있다. 아직 다단계판매 업계에는 대기업이 없다. 즉, 모든 업체가 중소기업인 만큼 이들을 위한 경쟁기반 확보를 위해 업계가 직면한 현안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의지를 먼저 보여주었으면 한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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