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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 정체 돌파 위한 특단의 조치 검토해야 (2023-01-12 16:17)

지금까지 유인행위라고 하면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사업자를 다른 회사로 빼돌리는 행위를 가리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같은 회사에서 다른 그룹으로, 같은 그룹에서 다른 라인으로 유인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현장을 뛰는 사업자들의 이야기다. 이와 같은 사내 유인행위가 발생하는 요인은 스폰서와 파트너 사이에 궁합이 맞지 않아서라는 주장도 있지만, 시장이 정체되고 판매원이 줄어들면서 외부에서 새로운 사업자를 발굴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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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명이 활동했던 지난 2018년 이후 다단계판매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1년에는 730만에 그쳤다. 이 수치는 불과 3년 만에 200만 명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대한민국 다단계판매 역사를 통틀어서도 이례적인 사건이다. 전체 매출 또한 10년 가까이 5조 원대에 묶여 있고, 업체 수도 판매원이 가장 많았던 2018130개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 또한 급감하는 추세다
. 단순 인구감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노동 가능 인구, 즉 젊은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줄어든다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판매원 감소와 동반된 부진한 성장에 대해 많은 판매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판매원의 중복 가입이 해소된 것을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 일리가 없는 주장은 아니지만 정확한 분석이라고 믿어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중복 가입을 했다는 자체가 이미 다단계판매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며,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갔다는 말은 다단계판매의 매력이 가상화폐만 못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업은 유통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이것은 정확한 분류라고 할 수가 없다. 다단계판매란 방식의 문제이지 산업이나 업종의 문제가 아니다. 소위 물류라고 지칭되는 전통적인 다단계판매가 유통산업이라면, 가상화폐를 포함한 각종 금전거래형 다단계판매는 금융산업에 더 가깝다.

이것은 곧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에 대해 다단계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실제로 정부 조직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회구조는 피라미드 방식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제조, 총판, 도매, 소매 등 과거의 유통구조 또한 다단계적 요소를 띠고 있으며, 지금 우리가 말하는 다단계판매란 기업이나 사업자가 아닌 개인에게까지 사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다단계판매의 지평을 넓히고 모든 사람에게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취급할 수 있는 품목과 해당 품목의 가격 제한을 없애고
, 각각의 기업이 스스로 적정한 수준의 판매원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나치게 경직돼 있는 공제조합의 공제규정도 시대를 반영해 지금보다 유연하게 손 봐야 한다.

어쩌면 지금의
5조 원대 매출은 교육을 빙자한 세뇌 작업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가 다른 곳으로 몰리고 있다면 당장 그물을 거두어 사람과 돈이 흐르는 길목에다 재설치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법률적 여건이나 업계의 합의가 우선돼야 하는 일이지만 사회와 문화와 경제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30년 전의 의식으로 업계를 제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30년 후의 미래를 명확히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다단계판매가 도입됐던 30년 전 2023년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였다. 앞서가지는 못하더라도 시대에 발을 맞출 줄 알아야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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