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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보다 강한 펜

  • (2017-11-03 10:42)

인간이 기록을 시작하면서 축적할 수 있는 지식의 양이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구전으로 지식을 전하는 데는 그 양의 한계가 있었지만 기록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면서 인류의 발전을 한 층 더 가속할 수 있었다. 필기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된 것으로 약 5,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쐐기문자)와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대표적인 예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필기구는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필기구의 원조, 스타일러스와 갈대펜

브리태니커 사전에 따르면 최초의 쓰기도구는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메르 인들은 점토판 위에 스타일러스(stylus, 첨필 혹은 점필)로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기록하는 쪽은 뾰족하게 해 새길 수 있도록 했으며, 반대쪽 끝은 넙죽하게 만들어 새긴 것을 지울 수 있도록 했다. 종이가 매우 귀하던 시절에 썼다 지우기를 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였다. 현대에도 스타일러스를 다른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직접 필기를 하기 위해 두꺼운 종이 위에 점자판을 대고 쓰기도 한다. 스타일러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혹은 전문 디자인용 도구에 쓰이는 터치펜을 일컫기도 한다.
 

갈대펜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파피루스 위에 잉크로 기록하기 위해 갈대를 잘라 만든 필기구다. 이집트에서 쓰이던 갈대펜은 끝을 뾰족하게 만든 작고 얇은 갈대이지만 아리비아 지역에서는 마디 하나를 다듬어서 만들기도 했다. 갈대펜은 잉크를 찍어서 쓴다는 점에서 깃펜과 비슷하다. 깃펜보다는 딱딱해 두꺼운 글씨가 잘 써지는 갈대 특유의 성질로 인해 캘리그래피 등 예술 분야에 가끔 등장하기도 한다.


▷ 스타일러스
▷ 갈대펜


 

먹을 머금은 붓

붓이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붓의 유래에 대한 설로는 ▲중국 상(商)나라(기원전 1,600~기원전 1,046) 때 은허(殷墟)에서 출토된 ‘묵서도편(墨書陶片)’을 근거로 상나라 때 이미 붓을 사용했다는 설 ▲진(秦)나라 사람 몽염(蒙恬)이 붓을 발명했다는 설 ▲기존에 쓰던 붓을 몽염이 기능적으로 개량한 것이라는 설 등이 있다. 붓 끝의 재료는 매우 다양한데, 각종 동물의 털로 만든 것 외에도 대나무를 얇게 저며 만든 죽필(竹筆),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드는 인모붓 등 특이한 붓들도 있다. 붓은 용도별로 그 종류가 다시 나뉘는데 일반 서예용 붓과 채색용인 채색필, 서화용 붓, 세밀한 그림이나 작은 글씨를 쓸 때 쓰이는 세필 등 다양한 종류의 붓이 있다.
 

서양화에 쓰이는 붓은 관리가 용이하지만 그 외의 붓 관리는 힘든 편이다. 먹을 머금은 붓을 행구는 데 많은 수고가 든다. 붓을 잘 빨았더라도 잘 말리거나 관리하지 못하면 습기로 붓이 망가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한다.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연필은 자주 깎아야하고 깎을 때 생기는 흑연 가루 등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애용되는 필기구다. 연필의 기원은 약 2,000년 전 그리스•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둥근 납덩이로 노루가죽에 기호를 표시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1564년 영국에서 광대한 양의 순수 흑연이 발굴되고 2년 뒤인 1566년 흑연을 나무 사이에 끼워 만든 연필이 쓰이기 시작했다.

1795년에 프랑스의 콩테(Conte, N. J.)가 흑연과 진흙으로 만든 심을 고온에서 굽는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실용화하기에 이르렀다. 현대의 연필은 콩테의 제법을 개량한 것이다. 연필은 그 무르기와 농도에 따라 9H, 8H, 7H, 6H, 5H, 4H, 3H, 2H, H, F, HB, B, 2B, 3B, 4B, 5B, 6B 등으로 나눌 수 있다. HB를 기준으로 H로 갈수록 색이 옅고 단단하며 B로 갈수록 선이 진하고 부드럽다. 농도별로 9H∼7H는 금속면•석재면 등에 사용되고 6H∼3H는 정밀제도나 설계용으로, 2H∼B는 학습•사무필기용•설계제도용, 2B∼3B는 속기용, 4B∼6B는 미술용 등으로 쓰인다.

▷ 현대의 연필심을 고안한 콩테

 

한국에 연필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세기 후반으로, 1946년 대전에서 국산 연필이 처음으로 생산됐다. 당시 연필 제조기술은 많이 뒤떨어졌지만 연필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1988년에는 연간 생산량 약 1억 7,000만 자루, 수출액은 약 100만 달러까지 이르렀다.
 

흑연이 닳으면 깎아야한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샤프가 만들어졌다. 현대 샤프 형태는 1915년 일본의 샤프가 만든 것이다. 샤프펜슬 혹은 샤프는 미국식 영어로 메카니컬 펜슬(mechanical pencil), 영국식 영어로는 프로펠링 펜슬(propelling pencil)이라고 한다.


잉크를 토해내는 펜들

잉크를 이용한 필기구는 고대 이집트의 갈대펜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발달해왔다. 갈대펜은 갈대를 구하기 힘든 몇몇 지방에서는 만들기 힘들었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필기구로 깃펜이 등장했다. 깃펜은 이름처럼 새의 깃털로 만든 펜으로, 갈대펜에 비해 얇아 정교하게 쓸 수 있었다. 580년경 세빌의 성 이시도르가 쓴 글에 최초로 구체적인 언급이 남아 있다. 다양한 종류의 깃털이 사용됐지만 그중에서도 거위와 까마귀의 깃털이 주류를 차지했다. 깃털은 살아 있는 새의 것만 사용했는데 왼쪽 날개에서 뽑은 것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곡선형태라 오른손잡이가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했다. 깃펜은 뭉뚝해지기 쉬워 날카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끝을 다시 깎아야 했다. 수시로 깎고 교체해야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금속으로 된 펜촉이 만들어지면서 딥펜(철필)이 개발됐다. 1850년 딥펜 금속펜촉의 품질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깃펜을 주로 사용했다.
 

만년필은 딥펜이나 깃펜처럼 잉크를 계속 찍어 쓸 필요가 없다. 만년필 속에는 잉크를 저장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최초의 만년필은 1809년 영국의 프레더릭 B. 폴슈(Fredrick B. Folsch)가 개발했다. 프레더릭이 발명한 만년필은 잉크를 찍어 쓰는 불편함을 없앴지만 흐르는 잉크 양을 조절할 수 없었다. 잉크를 조절하기 위해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만년필은 1884년 루이스 에디슨 워터맨(Lewis Edson Waterman)이 개량하면서 탄생했다. 그는 워터맨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만년필 판매를 시작했으며 아직까지 워터맨은 만년필 제조 회사로 살아남아 계속해서 만년필을 제작해 오고 있다.

▷ 워터맨 만년필
 
 

볼펜은 1888년 존 로우드(John Loud)가 만들었다. 최초의 볼펜은 잉크가 묽으면 새고 진하면 잘 나오지 않는 등의 개선점이 있었다. 이는 1938년 헝가리 신문 편집자인 라슬로 비로(Laszlo Biro)가 잉크통을 고압 상태로 유지하는 펜을 만들면서 해결됐다.


마치 마술과도 같은 매직

매직, 마커 등으로도 불리는 펠트펜은 어느 표면에나 쉽게 글자를 적을 수 있다. 유성 잉크를 쓰는 매직 외에도 형광펜, 싸인펜, 네임펜, 화이트보드펜, 붓펜 등도 펠트펜의 한 종류이다. 1940년대에 등장한 펠트펜은 펜촉이나 심 대신 잉크가 천천히 흐를 수 있도록 펠트나 작은 구멍이 많은 다른 물질을 써서 만들어졌다. 1953년 시드니 로젠탈(Sidney Rosenthal)은 모직 펠트 심지와 촉이 있는 두터운 잉크 유리병을 사용하여 펠트펜 디자인을 개선했다. 로젠탈의 펠트펜은 어떠한 표면에도 필기가 가능했기 때문에 ‘매직 마커’라고도 불렸다. 그리고 1962년 도쿄 스테이셔너리사(社)의 직원인 호리에 유키오는 현대식 펠트펜을 발명했다. 이전 제품들보다 작은 심을 만들어 종이에 더 쉽게 필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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