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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절감 교육 절실하다 (2017-10-27 10:12)

현대그룹의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은 그의 자서전 격인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아껴 쓰고 저축하면 큰 부자는 못 되도 작은 부자는 될 수 있다고 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모으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한국의 다단계판매 역사가 30년을 넘어가면서 그들이 줄기차게 부르짖어 온 시간적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30년 전부터 꿈의 숫자였던 ‘연봉 1억 원’을 달성한 사람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 그것을 이뤄내고 그들이 ‘시각화’했던 전원주택, 스포츠카, 자선사업 등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다단계판매는 좀 과장된 감이 있다. 이 일을 시작하기만 하면 누구라도 큰 부자가 되고, 인생이 역전되고, 상전벽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광고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버린다. 그러나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다단계판매는 그들이 과장하는 만큼 아름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부자가 된 사람도 없지는 않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지는 않고, 불행하게도 치명적인 손실을 입고 이 업계를 떠난 사람도 없지 않다. 이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된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부자가 됐다고 이해하더라도, 손실을 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업을 했길래 손실을 본 것일까? 다단계판매는 무자본 사업이므로 딱히 손실이 발생할 일은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것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데서 기인한 불행일 것이다. 이 일을 하다보면 수입과 지출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쉽다. 수당을 더 받기 위해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을 구매한다든지, 후원이라는 명목으로 수시로 장거리 운행을 반복하고도 그 노력이 수당으로 실현되지 않을 때 손실은 불가피하다. 실적을 계산하기보다는 자신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놓치게 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그동안 우리 업계는 판매원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각종 프로모션을 내걸고 고무하고 유혹하고 심지어는 현혹까지도 불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베팅’을 해서라도 직급 달성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보잘 것 없는 단체 여행을 위해 여행 경비의 수십 배를 투자하도록 유인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기업은 비대해졌고 판매원은 피폐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업체에서 실시한 판매원 대상의 경비절감 세미나는 업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판매원들이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위에서 예로 든  것 같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사업 관행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세미나였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방이 내려지고, 참석한 판매원들이 얼마나 공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세미나는 회사 측이 판매원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 사업은 정말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해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야 하는 일이다. 우사인 볼트의 스피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황영조와 이봉주의 지구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 길고 지난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서 완주 여부가 결정 나는 일이기도 하다. 많은 판매원들은 경비 절감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체면 때문에 공론화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번 경비절감 세미나는 판매원들이 가장 가려워하는 부분을 긁어 줬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사정이 허락하는 한 업계의 모든 업체가 이와 유사한 기획으로 판매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세미나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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