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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생 (2017-10-27 10:10)

어릴 때는 ‘어른만 되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에는 ‘대학만 들어가면 좋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취업만 하면’ ‘결혼만 하면’ ‘애만 낳으면’ 하면서 내일을 기대한다. 늘 다음을 기약하면서 오늘을 힘들게 견뎌가고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다 나이 들고 보니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진다. 아마 이런 생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갖고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 생이 성공적이고 좋은 인생일까? 자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도 사회적 평가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이 성공적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면, 또는 지위, 권력, 인기를 얻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과 달리 법륜 스님은 성공을 ‘상대적 가치’라 평했다. 법륜 스님은 부자도 상대적이어서 재산이 1,000만 원밖에 없는 사람들 속에 재산이 1억 원인 사람은 부자 소리를 듣지만, 재산이 10억 원 있는 사람들 속에서 1억 원이 있는 사람은 가난뱅이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어떤 사람과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자다, 가난하다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지위도 마찬가지이다. 군대에서 소대장이 병사들과 있으면 지위가 높지만, 중령과 있으면 지위가 낮은 축에 들어간다. 어떤 지위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이런 성공은 영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시소게임에 빗대어 내가 올라갈 때는 성공이라 하지만, 다음에 내려가면서는 실패하는 형국이 된다며 지속되지 못하는 일시적인 성공을 신정한 성공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은 남의 평가와 내가 느끼는 것이 다를 때가 있다. 남으로부터는 성공했다고 평가받을지 몰라도 자신의 삶은 피폐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 진정으로 성공적인 인생, 좋은 인생이란 어떤 걸까? 법륜 스님은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과 상관없이 자기가 만족하면 좋은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인생에 대한 정의를 “흔히 도시에서 돈을 많이 벌어 큰 아파트에서 살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시골에서 농사짓고 살면서도 만족한다면 성공한 인생입니다. ‘나는 참 행복하다. 좋은 공기 마시고, 깨끗한 물마시고, 오염되지 않은 농산물 먹고, 자유롭게 일하니.’ 그러니까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자기 삶에 만족하면 잘 사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업의 종류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즐겁게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학에서 리포트 과제가 주어지면 지긋지긋해 했다. 대학만 졸업하면 다시는 글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내 직업은 거의 매일 글을 쓰는 기자이다. 처음 기자로서 글을 쓸 때가 생각난다. ‘기사를 잘 작성할 수 있을까? 이 기사가 독자가 읽었을 때 제대로 의미전달이 되고 있나?’ 등 수많은 근심과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비록 짤막한 단신 기사였지만 막상 인쇄가 되어 지면에 게재된 후에는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다. 나름 고민하고 작성한 내 기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에 기쁨이 생겼다.

다음 기사는 좀 더 잘 표현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매 호 조금씩 용기와 함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그렇다보니 단순 보도자료 정리부터 취재, 인터뷰, 특집기사 기획 등 기사가 완성되기까지 거치는 다양한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 아니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만족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처음 기사를 작성했을 때보다 점점 만족감은 떨어지는 것 같다.

이는 분명 완성된 기사를 보고 부족함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또, 최초 생각하고 기획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생각지 못한 변수에 의해 기획 자체가 무산될 경우에는 실망으로 인해 다음 기사 준비가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법륜 스님은 세상의 성공 기준에 나를 맞추고 나의 욕구가 충족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우리의 욕구를 버리거나 기대를 낮추는 만큼 기쁨이 일어나고 만족이 일어난다고 했다.


법륜 스님의 말씀에 내 인생을 갖다대보면 여전히 세상의 성공 기준에 나를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늘 주변 상황과 조건이 변화에 따라 웃고 울면서 흔들리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100%는 아니어도 만족을 느끼는 일이니 스스로 50% 좋은 인생이라 평할 수 있겠다. 이제 남은 50%를 위해 점점 잊고 있던 첫 기사에 대한 느낌을 되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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