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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욕은 반드시 화(禍) 부른다 (2017-10-20 10:04)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브리드, 자율주행자동차 등등 몇 해 전만 해도 ‘미래’라는 말로나 설명되던 일들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생소한 각각의 ‘미래’를 연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화폐 또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미래세계가 부쩍 가까이 다가온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발생은 미래화폐로서의 역할보다는 미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달러에 대항하기 위해 태어난 측면이 있다. 일단의 전문가 집단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발생 원인은 이라크전쟁이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명분으로 내걸었던 대량살상무기는 후세인 대통령이 사망하고 나서도 발견되지 않은 일종의 사기극이었다.

부시가 이토록 가당찮은 사기극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달러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이라크와 베네수엘라에서 달러가 아닌 유로로 원유 대금을 받겠다고 결정한 것이 이라크 전쟁의 발단이었고 결국 후세인 대통령은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원유 대금으로 유로가 쓰인다는 것은 달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어쩌면 부시는 후세인의 이러한 결정을 대량살상무기에 버금가는 위협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으로 ‘저항하라’는 구호 아래 월가 포위에 나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이다. 세계 금융위기로까지 번졌던 이 위기는 한국의 IMF시대를 방불케하는 것이었지만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것으로 간단하게 제압했다. 수많은 실직자가 양산되고 수많은 가정이 파탄에 이르기도 했던 대한민국의 IMF시대를 생각한다면 너무나 간단하게 위기가 해소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달러 패권세계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의 등장을 촉발했다. 이제 비트코인은 나날이 그 가치를 높여가면서 미래에는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달러 세상이 아니라 국적에 상관없이 각각의 개인이 주도하는 화폐시장을 열고 있다. 이제는 원유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더라도 폭격할 대상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비트코인을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컴퓨터를 파괴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새로운 현상은 부작용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화폐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 하나의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을 통해 뭔가를 구매하고 결제하기보다는 비트코인을 사고팔면서 현실화폐를 축적하는 아이러니가 나타난 것이다.

오래전부터 외화를 사고파는 외환딜러라는 직업이 있었으므로 돈을 사고판다는 것이 완전히 생소한 일은 아니다. 딜러에게만 가능했던 외환거래가 개인의 손으로 넘어온 사건은 엘빈토플러가 예언했던 ‘권력이동’이 비트코인이라는 가장 극적인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권력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특히 채굴 또는 투자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는 가상화폐 거래의 대부분이 ‘사기’라는 말로도 설명이 가능할 만큼 강력한 사행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피라미드 판매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는 미래화폐가 아니라 그저 범죄의 한 수단일 뿐이다. 이더트레이드라든가 마이닝맥스 등의 피라미드 업체의 도산과 채굴중단을 보면서 골드러시에 휩쓸렸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던 미국 서부개척시대가 떠오른다.

모든 투자가 베팅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더트레이드는 이미 5,000억 원이라는 피해가 발생했고, 마이닝맥스 역시 그에 버금가는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름도 없고 환전조차 되지 않는 수많은 코인에 매달린 사람들이 끝내 감수해야 할 피해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투자는 양날의 검이다.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어도 다칠 수 있는 게 검이듯 투자 또한 아무리 조심스레 접근해도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하물며 빚을 얻어 실체도 없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은 검을 거꾸로 쥐고 엎어지는 일이다. 과욕은 반드시 화를 부르게 돼 있다. 미래가 검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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