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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독서 (2017-09-22 13:00)

어느덧 더위가 물러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왔다. 가을은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 계절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남자의 계절’, ‘독서의 계절’ 등등. 그런데 왜 오래전부터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사실 책은 사계절 내내 읽을 수 있는데 왜 유독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규정짓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인터넷 서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그 유래를 정리한 한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가을에 독서하기 좋다’는 말은 고사성어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시작됐다. 중국 당나라의 문학자이자 사상가인 한유가 그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어 보낸 시에서 등장한 말이다. 가을을 독서와 연관시키는 문장이 본격적으로 이용된 것은 문자를 해독하는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근대시대 때부터 사용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22년 9월 발행된 잡지 <개벽>에서 이돈화의 ‘진리의 체험’이라는 논설 내용 중 “초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마을의 들과 언덕에 들어왔으니 힘써 등불을 가까이할 만한 시대가 왔다. 학교는 개학을 시작하고 공부하는 이는 책을 펴야 할 시간이 왔다”며 독서를 권하는 문구가 있다. 또, 1924년 9월 18일자 <동아일보>에서는 ‘신량(新凉)은 독서계로’라는 제목의 기사로, 1925년 10월 30일자 <조선일보> ‘경성도서관에서 본 최근의 독서방향’이라는 기사로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정의했다. 이는 조선총독부가 문을 열면서 총독부 도선관은 이 해 가을에 서울에 있던 공공도서관들을 중심으로 도서관협회를 조직했고, 매년 가을에 도서관 무료공개와 같은 독서캠페인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가을독서주간으로 이어지면서 ‘가을=독서’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이러한 공식에 한 몫 더한 것이 바로 출판사들이다. 실제로 1년 중 가장 책이 안 팔리는 계절이 가을이다. 때문에 출판사들 사이에서는 가을 책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더욱 많은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반대로 여름은 1년 중 가장 책이 많이 판매되는 계절이고 다른 계절보다 15%가량 판매량이 높다고 한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이유를 과학적으로 접근한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의 블로그에 따르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크다. 오늘날 다양한 기기들의 보급으로 실내가 따뜻하고 시원하지만 과거에는 가을이 되면 바람이 선선하게 불기 때문에 책을 읽기 가장 좋은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또, 가을은 통상 기온이 18∼20도 사이고 습도는 40∼60%로 독서에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가을이 되면 그동안 열심히 키웠던 곡식들을 차곡차곡 창고에 쌓아둔다. 이렇게 창고에 곡식을 쌓아놓듯 책을 통해 지식들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두라는 의미로 가을이 독서의 계절로 불린다는 설도 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와 가설에 의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을에는 왠지 꼭 책 한 권은 읽어야만 하는 계절이 돼버렸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새 책을 읽거나 그동안 다 못 읽었던 책을 다시 처음부터 정독하곤 한다. 꼭 가을이어서가 아니라 언제든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학습력이 개인적으로는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때문에 가급적 많은 책을 읽고 싶으나 현실은 예전 학창시절 때보다 못한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도서관을 자주 방문해 백과사전을 탐독하며 방대한 양의 지식을 습득했고, 중학교 때에는 아가사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 도일 작가 등이 쓴 추리소설에 빠져 추리력을 키워나갔다. 고등학교 때에는 입시를 코앞에 두고도 삼국지, 수호지, 영웅문 등과 같은 무협소설에 빠져 난세를 평정하는 영웅 또는 무림의 고수가 되어보는 상상을 하곤 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은 때는 군에 있을 때였다. 전방 GOP근무를 하는 1년 동안 200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군에서 어떻게 책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겠지만 당시 소초 상황병 보직을 맡아 오전과 야간 다른 소대원들의 취침시간을 이용해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역사, 문화, 판타지소설, 에세이, 대하소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읽었다. 소대 내에 비치된 책을 다 읽으면 다른 책을 중대에 요청하거나 휴가자를 통해 신간을 구입해 읽기도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제대 후에는 책과 점점 멀어진 생활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책보다는 다른 곳에 심취(?)해서 인 것 같다.

이제 곧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긴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그간 등한시 했던 책을 2권 정도 읽어볼까 한다. 무언가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 정체된 뇌에 신선함을 전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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