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창업 좋지만 신중해야 (2017-09-15 10:25)

최근 5년간 비약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다단계판매 업체가 늘어났다. 다단계판매 업계는 실물 경기에 역행하는 산업이므로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실업자가 늘어나는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다단계판매 업계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라고 할 만한 인공지능이 인력을 대체하게 됨으로써 실업은 돌발적인 사태가 아니라 상시적인 현상이며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 역시 장기화된 불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하다 보니 그나마 호황을 누리는 다단계판매 업계로 눈을 돌리는 사례 또한 늘어나는 형편이다.

그러나 업계의 사정에 문외한 그들이 성공한다는 것은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탁월하게 좋은 운을 타고 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로 비치기도 한다. 30년 전부터 꾸준하게 도전해왔지만 지금까지 중견기업의 성공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대기업 군으로 분류되는 기업마저도 잇따라 고배를 들면서 다단계판매란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업종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는 식지 않아서 일부 판매원까지 창업 의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판매원이 창업에 나선 것은  중견기업이 다단계판매 업계에 도전했던 사례보다 훨씬 더 많다. 아무래도 현장의 사정을 잘 알다 보니 성공률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두 업체를 제외하고는 탁월하게 성장하지는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들이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소규모 기업으로 주저앉아야 했던 원인을 찾자면 현장감각과는 또 다른 경영능력의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다단계판매는 일반적인 기업과는 생태환경이 완전히 다른 분야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자유경쟁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완벽하게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방문판매 기업이었던 웅진과 프랜차이즈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BBQ마저도 속수무책인 곳이 바로 다단계판매 업계이다.

다단계판매에서의 실패는 창업자나 임직원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판매원 역시 금전적인 손실을 입는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인맥의 소진이라는 보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경영자의 실패는 판매원의 사생활마저 황폐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창업이라는 것은 분명히 권장할 만한 일이고 창업이 활발해져야 임직원과 판매원들 또한 활발하게 교류하게 되면서 업계 구성원의 역량도 향상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돈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감행하는 창업은 때로는 많은 사람을 불행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제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 업계는 서서히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다. 근래에 창업한 기업들이 고전하는 것도 더 이상 외연을 확대할 수 없는 근원적인 인구문제와도 결부된다. 아무리 다단계판매가 좋다고 한들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이 한 통속으로 움직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고육지책으로 해외진출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조차 성공하지 못한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낮은 법이다.


다단계판매 업계에서의 창업은 치킨 집을 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치킨 집이 망한다고 소비자들이 연쇄적으로 망하지는 않지만 다단계판매 업체의 실패는 소비자이며 판매원인 회원들이 함께 불행해질 수 있는 일이다. 보다 치밀한 시장조사와 임직원 및 판매원에 대한 보호의지가 희박하다면 창업은 화약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