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빙글빙글 세상이야기

알아도 쓸모없는 아이스크림 이야기

  • (2017-08-11 00:00)


입추가 지나갔는데도 선선한 가을 대신 불볕더위만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날씨가 더워질수록 아이스크림만큼 잘 팔리는 간식은 없는 것 같다. 어떨 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아이스크림에 대해 여러 재미있는 사실들을 정리해봤다.


아이스크림의 역사
아이스크림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만들어졌다고 한다.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고대 중동지역에서 눈에 과즙이나 감미료를 섞어 만들어 먹은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셔벗과도 비슷한 형태로, 냉장고나 기타 냉장수단이 없던 고대에는 최고급 간식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시장에서 눈에 꿀을 섞은 아이스크림을 판매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생명수’라고 부르며 극찬했다고 한다. 그러다 16세기 초에 초석과 얼음을 섞어 어는점 이하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한 제빙기술이 발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아이스크림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초콜릿 아이스크림 레시피는 1692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더 모던 스튜어드>에 등장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먼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크림에 가까운 아이스크림의 제법이 소개된 것은 1718년 영국에서 출판된 <메리 에일스 아주머니의 요리책> 이후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아이스크림’이란 단어가 사용됐다. 26년이 지난 1744년, 권위를 인정받는 사전인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어가 등재된 사실로 미루어 보아, 18세기에는 아이스크림이 대중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최초의 와플 콘 아이스크림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 박람회에서 발명됐다. 아이스크림을 담는 종이접시가 바닥이 나자 지나가던 세일즈맨이 콘 형태의 와플을 추천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아이스크림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20세기로, 냉장고의 개발을 비롯한 냉동기술이 발명되면서 아이스크림을 값싸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1970년 4월 부라보콘이 콘 아이스크림으로는 최초로 출시됐다.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졌으며, 고객 편의를 위해 기존 잘 뜯어지지 않던 콘 아이스크림 포장과 달리 한 번에 뜯을 수 있는 하프커팅(Half-Cutting)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아이스크림 회사의 별난 이야기
배스킨라빈스의 공동창업주인 어브 라빈스의 아들 존 라빈스는 아이스크림을 절대 먹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배스킨라빈스의 다른 공동창업주인 배스킨이 죽은 이유가 아이스크림에 있다고 믿었다. 존 라빈스는 이와 같이 주장하며 베스킨라빈스의 고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편의점 냉장고를 유심히 보면 다른 아이스크림들보다 비싼 가격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찾아볼 수 있다. 덴마크어로 된 상표지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2명의 미국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굳이 덴마크어로 이름을 지은 이유는 세련된 덴마크 아이스크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같은 회사이지만 다른 이름을 쓰는 경우도 있다. 드레이어스(Dreyer’s)와 에디스(Edy’s)는 같은 브랜드지만, 에디스는 미국 동부와 중서부에서 쓰이는 반면, 드레이어스는 서부와 텍사스에서 판매될 때 쓰이는 이름이다.

아이스크림 이름의 특이한 유래
• 붕어싸만코
붕어싸만코는 특이한 광고와 붕어빵을 닮은 형태로 알려진 아이스크림이다. 속을 팥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채운 것이 특징인데, 꽉 채운 속처럼 ‘싸고 많고’를 줄인 것이라고 한다.


• 돼지바
최근 콘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된 돼지바는 겉을 감싼 초코 크런치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속에 든 딸기시럽으로 구성돼 있다. 돼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모양새이지만, 제품이 출시된 1983년이 돼지해였기 때문에 ‘돼지바’라고 이름 붙여졌다. 만약 정유년인 올해에 만들어졌다면 닭바나 치킨바가 됐을지도 모른다.


• 호두마루, 체리마루, 녹차마루, 피스타치오마루
호두마루를 필두로 나온 이들 아이스크림에는 모두 마루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마루란 순우리말로 ‘꼭대기’나 ‘높음’을 의미한다. 같은 재료를 쓴 아이스크림이라면 결코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명을 이름으로 보여준 것.


• 끌레도르
프리미엄을 내세워 차별화된 맛으로 비교적 비싼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진 끌레도르는 프랑스어로 이름을 지었다. 열쇠라는 뜻을 가진 ‘Cle’과 황금을 의미하는 ‘Dores’를 합쳐서 ’황금열쇠‘라는 뜻을 담았다. 마음을 열어주는 황금열쇠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빵또아
빵또아는 빵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끼워 샌드위치처럼 만들었다. 간단한 생김새처럼 그 뜻 역시 간단한데, ‘빵 또 아이스크림’을 줄인 말이다. 맛으로는 쿠키가 사이사이 들어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쓴 오리지널 외에도 블루베리와 레드 벨벳 맛이 있다.


• 누가바
누가바는 부라보콘, 옛날아맛나에 뒤이어 1974년에 출시된 국내 아이스크림의 원조격 중 하나이다. 겉을 얇게 감싸고 있는 초콜릿이 누가(Nougat)초콜릿이라서 누가바라고 한다. 누가초콜릿은 설탕, 꿀, 호두, 아몬드 등을 썩어 만든 초콜릿으로 고소한 맛을 더한 초콜릿의 한 종류이다. ‘누가 볼까 몰래 먹는다’며 광고할 만큼 맛있다고 강조하는 뜻도 있다.


목숨보다 귀했던 전쟁 속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모든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음식 중 하나였다. 전시에는 민간인에게도 우유, 설탕, 얼음 등이 귀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장병들을 독려하기 위해 포상으로 걸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벌어지기도 했다. 미군의 행보가 유독 유별난데, 육해공 별로 일화가 있을 정도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육군 항공부대의 주력 폭격기인 B17은 ‘날아다니는 요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중무장된 비행기였다. 1943년 3월 13일 <뉴욕 타임즈>에서 밝힌 일화에 따르면 미군 비행사 중 하나가 임무 중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국 공군 기지에서 출발하기 전 아이스크림 믹스를 넣은 캔을 폭격기 뒤에 달아놓았다는 것이다. 금속 캔 속 아이스크림 믹스는 엔진 진동으로 알맞게 섞이게 되고 고도가 올라가 기압이 내려가면 온도가 낮아져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코랄해 해전에서는 렉싱턴 전함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렉싱턴은 일본군의 공격으로 옆구리에 어뢰를 두 발 맞았고 대파상태가 됐다. 대부분의 승조원이 퇴함 명령을 기다리던 중 사관 하나가 도끼를 들고 식당 냉동고의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냉동고에 아이스크림이 남았다는 사실을 생각해내고는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을 가지러 온 것이다.

이를 본 다른 승조원들도 같이 아이스크림을 꺼내기 시작하면서 몇몇은 컵에, 심지어 헬멧마저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담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퇴함 명령이 내려지기 바로 직전까지 갑판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텍사스 주 코퍼스크리스티에 있는 렉싱턴 박물관에 전시된 아이스크림 사건을 정리한 기념판에는 “발밑에서 불이 붙고 뜨거운 볕에서 먹던 아이스크림은 꿀맛이었다”고 적혀있다.


배가 격침 돼 퇴함하기 직전까지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일도 있었다
 

신준호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