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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코인 올 데까지 왔나? (2017-07-28 00:00)

영국의 자선위원회는 원코인이라는 다단계업체(한국에서는 무등록)가 자금세탁을 시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원코인이 자사 소속 다이아몬드 직급자를 대표자로 해서 지난 4월 경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홈페이지를 급조해 공개했다는 것이다.

원코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비단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영국뿐만이 아니라 프랑스 등지에서는 ‘폰지 사기’로 규정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수십 명의 판매원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 등 피해발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방’에 눈이 먼 원코인 소속 판매원들은 국제코인시장에 상장될 경우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씩 벌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집을 담보로 수억 원의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람에서부터 심지어는 전세금까지 뺀 투자자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주류 코인 업계에서는 원코인이 상장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코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인이란 암호화된 전자화폐로서 해킹으로부터 안전해야 하고 이중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투자처로서의 가장 큰 기능인 환금성이 보장돼야 한다. 환금을 위해서는 공인된 거래소에 상장을 해야 하지만 위의 사실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원코인의 상장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회사 측에서는 약속된 상장일이 미뤄질 때마다 그럴듯한 이유를 대지만 이미 객관적인 시각을 상실한 판매원들은 약속파기의 뒷면을 확인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나서서 회사 측을 대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코인의 판매원들은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수사상황과 언론의 보도는 자신들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낀 금융권의 음해라고 믿고 있다. 스스로의 뜻으로는 현금으로 바꿀 수도 없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거래할 수 없는 ‘코인’ 때문에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위기감을 느꼈다고 믿는다면 이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그 변화의 증거들이 새로운 언어로 표현될 때마다 그럴싸한 이름을 단 사기 아이템들이 출몰하고는 했다. 전자화폐를 포함하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업계에는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고, 협동조합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기상천외한 협동조합을 꾸려 불법적인 다단계판매가 성행했다.

2017년 7월 현재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말이 ‘가상화폐 광풍’이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가상화폐가 광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화폐로서의 역할, 즉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들의 동아리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원코인은 가상화폐라기보다는 쿠폰이나 식권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지금 독초처럼 번져가는 원코인은 과거에 성행했던 상품권 다단계의 업그레이드 버전일 뿐이다.

업계의 많은 사람들은 원코인의 자금세탁 설을 접하면서 이제 막바지에 온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 드러나는 갖가지 징후들이 그간의 불법업체들의 행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판매원의 말대로 환전이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은 돈을 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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