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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시장 뒤흔든 개성파 모델들 (2017-07-28 00:00)

화장품 회사들이 자사의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로 대개 제품의 특색을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여성모델을 발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남성들이 미용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열면서 화장품 모델로 남성을 내세우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파격적인 시도, 의외의 선전
화장품 모델이라는 금남의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톱스타 남자 배우를 모델로 내세워 여심(女心)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훈훈한 외모의 남성 모델들은 제품의 특징을 잘 살려내는 것은 물론, 톱스타의 출연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까지 이끌어 내는 마케팅 효과를 냈다. 또 남성 배우들의 활약으로 선남선녀(善男善女)를 발탁하는 것이 화장품 모델의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를 거스르고 화장품 회사의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연일 화제가 된 남성 모델들도 있다. 지난해 9월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야성미 넘치는 배역을 도 맡았던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 배우 마동석(광고영상 캡쳐)

마동석은 가수 크리스탈과 함께 에뛰드하우스의 광고영상에 출연해 애니 쿠션 크림 필터 제품을 소개했다. 영상에서 에뛰드하우스 사장으로 변신한 마동석은 핑크색 무늬의 앞치마를 두르고 등장하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또 “나 에뛰드하우스 사장인데”라고 말하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대사를 패러디해 큰 웃음까지 선사했다. 이후 마동석이 크리스탈에게 신제품을 추천하며 얼굴에 직접 쿠션 파운데이션 퍼프를 두드리며 잔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광고 영상이 공개되자 마동석은 ‘상남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마동석과 러블리(Lovely)의 합성어인 ‘마블리’라는 수식어를 얻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마초적인 이미지와 결부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핑크색 배경과 화장품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다는 장점을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익살과 친숙함으로 ‘취향저격’
패션 코스메틱 브랜드 바닐라코는 한 토크쇼에서 언급한 이야기가 유행처럼 퍼져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조세호를 발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크쇼에서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유행어를 남기면서 ‘프로 불참러’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호는 바닐라코의 제품 ‘화이트 웨딩 슬리핑 에센스’ 모델로 활약했다.

▲ ‘프로 불참러’ 개그맨 조세호

바닐라코는 지난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조세호와 전속모델 송지효가 함께 한 ‘화이트 웨딩 슬리핑 에센스’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는 조세호와 송지효가 파자마를 입고 등장하는 ‘잘수록 예뻐지는 비밀 #침대편’과 비행기 내부를 재현한 세트장을 배경으로 촬영된 ‘놓칠 수 없어! 폭풍공감 #비행편’ 두 가지 버전이 공개됐다.

광고 속에서 조세호는 화사한 피부를 자랑하며 “왜 안바르셨어요?”라고 묻는 송지효에게 “모르는데 어떻게 발라요”라며 억울한 표정을 짓는 익살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프로 불참러’라는 타이틀을 얻은 조세호의 재치있는 코믹 연기와 송지효의 피부 자태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 것이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개그맨 조세호 역시 배우 마동석처럼 익숙함과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광고 모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화장품 광고와는 다소 동떨어졌다고 생각될 수 있는 모델일수록 그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이를 두고 뷰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선남선녀 이미지의 화장품 모델을 발탁하는 회사들도 많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모델을 내세워 반전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우스꽝스럽고 재치있는 광고가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을 수 있고, 제품에 대한 구매도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영준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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