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업계를 더럽히는 하이에나 판매원 (2017-07-14 00:00)

국내 다단계 판매원의 수는 약 796만 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물론 이들 중 복수의 업체에 가입되어 있거나 소비자 개념의 판매원 수를 제하고 전업으로 사업하는 판매원 수만 따진다면 그 수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판매원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발표될 2016년 다단계판매 사업자정보공개에서 전체 판매원의 수가 800만 명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판매원의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업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얌체 짓을 일삼으며 선량한 회사와 열심히 사업에 임하는 다른 판매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하이에나 판매원도 증가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하이에나 판매원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또 수단과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기자 생활 초창기에 만났던 한 판매원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국내에 막 진출한 모 글로벌 기업이 그에게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그는 회사에 개인사무실 임대료와 산하 조직 유지를 위해 월 3,000만 원 지원을 보장한다면 옮기겠다는 역제안을 했다고 했다. 당시 그는 유사한 제안이 자기에게 많이 들어온다며 자랑처럼 얘기했었다.

사실 이와 같은 회사와 판매원간의 제안은 지금도 암암리에 오고가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어느 회사가 누구에게 얼마를 제시했다 또는 누가 어느 회사에 가서 대표와 얼마에 거래를 했다라는 식의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판매원이 생각하는 합당한 대우 조건. 또 막 출발하는 기업에게 필요한 판매원 인프라. 상호간에 필요에 의한 거래일 수 있으나 이러한 은밀한 거래가 오히려 업계를 혼탁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업계에서는 N판매원 그룹의 일명 ‘판짜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됐다. N판매원은 사람들을 모아 5개 정도의 회사에 동시에 미리 맞춰놓은 방식으로 조직적 가입을 통해 수익만 쫓는 판매원 그룹이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회사에 가입한 후 3개월 청약철회기간을 악용해 집단 반품을 일으키며 회사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당시 업계는 이들 그룹의 가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당장 실적이 미미했던 소규모 업체는 월 20억 원 이상 매출 달성이라는 그들의 달콤한(?) 제안에 넘어갔고 결국 집단 반품으로 인해 회생불가능한 상태로까지 이어진 회사도 있었다.

집단적 움직임을 보이는 하이에나 판매원이 있다면 개별 또는 2∼3명 정도의 소규모로 회사를 상대로 악의적인 행보를 보였던 판매원도 있다. 모든 회사는 윤리강령을 통해 자사의 판매원으로서 지켜야할 행동 및 준수사항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채 ‘제멋대로’인 판매원들이 일부 있다. 회사는 이런 판매원에게는 윤리강령에 의거해 일정기간 수당지급 정지, 판매원 자격정지, 정도가 심한 경우 판매원 자격 박탈이라는 징계를 내린다.

사실 이런 징계를 받은 판매원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전체 판매원 대비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극소수에 포함된 일부 판매원은 자신의 과오를 수긍하고 개선하려하기 보다는 회사의 탓 또는 파트너 판매원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상대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거나 업계와 관련된 정부기관 및 단체에 각종 민원 제기 및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업무에 지장을 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게 한다.

취재를 위해 업계를 돌아다니다보면 이들 하이에나 판매원에 대해 하소연하는 업체가 꽤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척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 업계에는 일부 악성 판매원들의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다. 문서화 되지 않았을 뿐 ‘누구누구는 조심해야 한다. 전 회사에 어떤 피해를 줬다’는 식의 얘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돌고 있다. 사업을 하겠다고 오는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회사가 막을 방법은 없다. 때문에 이들은 회사에게 마치 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듯한 두려움의 존재이다.

그래서 감히 제안해 본다. 음주운전자에게 내려지는 ‘삼진아웃’ 제도를 업계에서도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차명으로 활동하는 하이에나들이 있지만 다단계판매업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사업인 만큼 충분히 솎아낼 수 있다고 본다. 업계 질서유지 및 정화를 위해서도 악성 판매원에 대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회사에서는 판매원을 대상으로 사업설명과 제품설명 외에 판매원 품위와 자격 유지를 위한 인성교육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규제와 적극적인 자율정화가 실행된다면 업계의 건전한 유통문화 형성은 물론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