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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세상이야기

우화 속 주인공의 진실

  • (2017-06-30 00:00)

동기부여 강연이나 세미나에서 종종 우화를 통해 말하고자하는 교훈을 이끌어낼 때가 있다. 하지만 간혹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강연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물의 생태를 잘 파악하지 못했던 과거의 연구나 와전된 말들을 사용해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사실들을 알아봄으로써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

I Believe I Can Fly!

“호박벌은 짧고 뚱뚱한 몸에 비해 날개가 작아 항공역학적으로 날 수 없다. 그러나 호박벌은 자신이 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원래는 불가능한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호박벌 이야기는 메리케이의 창업자 메리 케이 애쉬(Mary Kay Ash)(1918∼2001)가 자주 인용했다고 전해진다.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을 강조하며 판매원을 자주 독려하는데 쓰였다는 것이다. 믿는 마음의 힘을 강조하는 이 이야기는 2008년 미국 대선후보 경선 중 마이클 데일 허커비(Michael Dale Huckabee)가 인용했을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호박벌이 뭉툭하게 생긴 몸에 작은 날개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호박벌이 날 수 없다는 결론은 항공역학적인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호박벌이 원래 날지 못한다라는 낭설의 시작은 앙투안 마뇽(Antoine Magnan)과 앙드레 생라게(Andre Saint-Lague)의 계산 실수라는 설이 유력하다.

두 학자는 항력을 계산할 때 헬리콥터나 비행기에 적용하는 공식을 써 계산했기 때문에 호박벌이 날 수 없다는 결론을 냈고, 이후 당사자들도 비행 방식을 잘못 판단해 공식을 썼다는 걸 깨닫고 수정했지만 이미 사실로 받아들여져 많이 알려지게 됐다.

호박벌의 비행에 대해 현재 알려진 바로는 날개아래에 소용돌이를 만들어 비행하며, 자세한 원리는 아직도 상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믿는 마음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가능하게 되지 않는다.

온천욕을 즐길 줄 아는 개구리

“개구리를 물을 채운 냄비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물이 뜨거워진 것을 깨닫지 못해 죽지만, 이미 끓고 있는 물이 든 냄비에 넣은 개구리는 곧바로 뛰쳐나간다.”

냄비 속 개구리의 우화는 항상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라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전자의 개구리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위협을 감지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동물마다 생존가능온도(Critical Thermal Maxima/Minima, CTM)가 있고, 개구리도 고유의 생존가능온도에 따라 자신이 견딜 수 없는 온도의 환경은 바로 피한다. 임계점에 달하면 개구리는 탈출한다. 즉, 개구리는 냄비 뚜껑이 닫혀 있지 않는 한, 위험한 수준에 달하면 바로 뛰쳐나간다.

솔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한다?

“새들 중에서도 수명이 긴 솔개는 약 70∼80년을 사는데, 40년을 산 솔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대로 죽든지, 고통스러운 투쟁과 도전을 이기고 새 삶을 살지를 골라야한다. 다시 살기로 선택한 솔개는 바위산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먹지 못할 정도로 구부러진 부리를 바위에 쪼아 부순다. 뿌리까지 없어진 부리의 자리에 새 부리가 자라고, 그 부리로 무뎌진 발톱과 오랫동안 자란 무거운 깃털을 뽑아낸다. 뽑힌 곳에서 발톱과 깃털이 생겨 사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는 솔개의 평균 수명부터 틀렸다. 솔개는 평균적으로 약 20년을 산다. 또한 부리와 깃털, 발톱을 뽑는다 해도 다시 자라지 않는다. 그저 동물학대 일 뿐. 솔개의 부활에 대한 원류는 성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경 시편 103장 5절 말씀에는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 부분이 기원후 200년경 자연백과사전 <피지올로구스(Physiologus)>로 전승돼 이어진다. 이 책의 독수리 항목에 따르면 불사조처럼 독수리는 태양 가까이로 날아올라 몸을 불살라 죽은 뒤 물에 떨어지면 다시 젊은 몸을 얻는다고 한다. 이 우화는 오랜 기간 동안 기독교 문화권에서 발전, 독수리가 솔개로 변형됐고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사자처럼 강하게 키우는 법은 따로 있다

사자는 자기 새끼를 절벽에 떨어뜨리지 않는다(사진출처: 디즈니 <라이온 킹>)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 떨어뜨려 키운다.” 부모나 교육자가 비장한 결단으로 엄격한 교육이나 특훈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잘못된 사실이 받아들여진 계기는 오래전 관찰된 현상을 잘못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자가 실제로 절벽으로 떨어뜨려 죽이는 것은 자신의 새끼가 아니다. 암사자는 새끼를 키우는 동안 임신을 하지 않는다. 싸움으로 우두머리의 자리를 쟁취한 사자는 자신의 자손을 늘리기 위해 다른 새끼사자를 죽인다. 이로 인해 새끼를 살리기 위한 격한 투쟁이 벌어지기도 하며 때로는 새끼를 피신시키도 한다.

사자는 한 번에 두세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장성하는데 2년이 걸리고, 생존율은 약 30%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자는 자신의 새끼를 매우 아낀다. 사자는 그 새끼에게 직접 사냥을 보여주며 가르치기도 하고 여러 면에서 성장할 때까지 도움을 지속적으로 준다고 알려져 있다.

개미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네


개미 모두가 일만하는 것은 아니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부터 개미는 오랫동안 부지런함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개미 중 쉬지 않고 일하는 ‘일벌레’는 소수에 불과하다.

2015년 애리조나 대학교 다니엘 차본노(Daniel Charbonneau)와 안나 돈하스(Anna Dornhaus)의 연구팀은 호리가슴개미 250마리 5군락을 관찰했다. 개미 하나하나에 표시를 하고 24시간을 2주 동안 관찰한 결과, 이솝 우화처럼 일만하는 개미는 3%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5%는 베짱이처럼 항상 놀고 있었고, 나머지 72%는 반 정도는 일하고 반은 쉬었다.

정치선전에서 시작한 ‘메기효과

막강한 경쟁자 혹은 힘든 환경이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것을 ‘메기효과(Catfish effect)’라고 한다. 차가운 해역에서만 자라는 청어를 싱싱하게 운반하기 위해 천적인 메기를 넣던 것이 유명해지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메기효과의 본래 이야기는 냉전시대인 1949년 에서 소개됐다. 러시아의 그림자가 반면교사와 체제경쟁의 파트너가 되어 서구블록이 발전 가능했다는 내용이다.

사실 천적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은 생물은 오래 살 수가 없다. 메기효과가 성공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수송을 하는 동안 살아있는 것이 원인이다. 수송이 성공적으로 되고 난 후에는 얼마 못가 본래 수명에 미치지 못하고 죽기 일쑤이다. 메기효과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역시 아직 실효성이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았으며, ‘강자의 억압을 합리화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준호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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