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업체 추종하다 ‘떴다방’ 된다
- 예보·장고 등 해외 기업도 영업 포기 사례 늘어


최근 10여 년간 다단계판매업체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업 이후 폐업까지 걸린 가장 짧은 시간은 53일로 (주)네이쳐스서플리먼트인터내셔널코리아였다. 2007년 3월 26일부터 5월 18일까지 영업하고 공제거래계약 해지됐다. 해지된 업체 중 가장 오랫동안 생존했던 업체는 통신 관련 제품을 판매했던 (주)위메드로 3,410일 간 영업했다.

(주)네이쳐스서플리먼트인터내셔널은 미국에 본사를 둔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을 남기지 못하고 서둘러 문을 닫았다. 이 회사의 갑작스런 공제거래계약 해지는 ‘글로벌 업체 불패’라는 환상에 젖어 있던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홈페이지에 공시된 조합사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7년 6월 14일 현재까지 양 조합에서 공제계약이 해지된 218개 다단계판매업체의 평균 생존 기간은 782일이다.

공제조합 설립 초기에는 공제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대규모로 퇴출됐다. 이들 업체의 퇴출 원인은 대부분 불•탈법 영업이었다. 이후 2011년에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유인해 합숙•감금•불법대출 등을 일삼던 소위 ‘대학생다단계’ 업체들이 대거 정리됐고, 최근 들어서는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최근에 문을 닫은 장고와 예보 그리고 방문판매로 전환한 썬라이더, 사미트 등 다수의 글로벌 업체들도 판매원의 사정에는 아랑곳없이 업태를 전환하면서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생존율은 454일(‘06), 615일(‘07), 678일(‘08), 1,068일(‘09), 969일(‘10), 1,407일(‘11), 988일(‘12), 719일(‘13), 751일(‘14), 814일(‘15), 866일(‘16), 1,189(‘17.06.14기준)일이었다. 2017년도를 제외하고 평균 생존 기간이 가장 길었던 시기는 2011년도였고 가장 짧았던 시기는 2006년도였다.

비교적 평균 생존 기간이 짧았던 2006∼2007년 당시, 다이너스티, JU, STC, 위베스트 등 다수의 다단계판매 시장의 터줏대감들이 사법당국의 집중포화 속에 사라졌다. 이들 업체가 사라짐으로써 매출액 역시 하락했고 시장의 규모 역시 점차 줄어들었다.

2008년부터는 업계 매출규모가 전년대비 약 20%가량 증가하면서 생존 기간 역시 늘기 시작해 2009년 다단계판매업체의 생존 기간은 1,068일을 기록했다. 

판매원의 수가 600만 명대로 증가한 2014년부터는 생존 기간 또한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증가율은 전년의 4.4%에서 8.3%로 소폭 성장했다. 최근 4년간 다단계판매업체의 생존 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2017년인 현재의 생존 기간 또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우리 업계의 생존 기간이 그다지 길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고작 2년에 불과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 업체의 임원은 “사정이 이런데도 판매원들은 여전히 신규 업체에 목을 메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단계판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줄을 빨리 서는 게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지 오랫동안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신규 업체의 생존 기간이 짧은 것은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1년 이상 영업한 업체의 경우에는 각종 영업지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 규정에 의해 낱낱이 밝혀져 있지만 신규 업체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단계판매 업체 평균 생존 기간은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등록됐던 업체의 공제계약 체결일에서 해지일을 뺀 값으로 계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