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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지자의 ‘이전투구’ (2017-06-02 00:00)

지자인터내셔널코리아(주)(대표이사 조슈아 제임스 플랜트, 이하 지자코리아)는 지난 2014년 11월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문을 열 당시만 해도 다수의 회원들이 몰리면서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네리움의 강력한 마케팅에 밀려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지자코리아의 예상외의 부진은 무엇보다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한 제품군과 한국인의 욕망을 반영하지 못한 보상플랜을 적용했던 것이 패착이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의 판매원들은 더디지만 꾸준하게 마니아층을 형성해 갔고 최근에는 도약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미국으로부터 전해진 장고와의 합병 소식은 지자코리아에는 날개를 달아줄 것처럼 비쳤다. 지자코리아의 기본 매출에 장고코리아의 매출을 합산하면 일약 중위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업계에서는 주네스와 모나비의 합병에 버금가는 이슈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운명은 장고의 인센티브 여행이 지자 본사 방문으로 바뀌면서 달라졌다. 여행에 참가했던 모 씨에 따르면 장고의 판매원들은 지자 본사를 방문하는 동안 엄청난 소동이 있었고 임원들이 사과를 하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후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자코리아의 지사장이 전격 해임되고 여행에 동참했던 장고코리아의 지사장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어떤 자리에 누가 앉든 그것은 기업의 선택이며 때로는 취향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판매원의 성화에 못 이겨 자사의 사람을 내치고 피인수사의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지자가 장고를 인수한 게 아니라 장고가 지자를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더구나 미국 방문단과 함께 거사(?)를 도모했던 지자의 전 리더가 최근 개인적인 사유로 자리를 비우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이천 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그룹의 리더인 그가 구속되자 속속 이탈자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룹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더 이상 그룹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지자 타사로의 이동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굳이 장고 쪽 사람들과 부대껴 가며 사업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제삼자의 눈에는 이러한 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지자 본사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지사장의 해임을 지나치게 서둘렀다.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장고판매원이 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교체했더라면 그 누구도 인사를 탓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몇 안 되는 판매원의 협박에 기업이 굴복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지자라는 작지 않은 기업 이미지에 치명상을 가한 셈이 됐다. 

이제 지자는 장고 출신의 지사장과 장고 출신의 판매원들이 이끌어가는 정체성이 모호한 회사가 돼버렸다. 만에 하나 기존의 지자판매원이 빠져나가고 장고 출신의 지사장과 판매원이 장고 제품을 판매한다면 그것은 지자일까, 장고일까? 장고와 지자를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고 했던 것이, 장고의 회원은 들어오고 원래의 지자 회원이 빠져나간다면 과연 합병의 의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드라마 속의 음모와 야합, 배신과 복수의 진흙탕 싸움이 우리 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심히 부끄럽고 모골이 송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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